참새 아빠… 엄마 사정관… 씁쓸한 교육 신조어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2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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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선생영어, 20가지 정리

복잡한 교육정책과 치열한 입시경쟁으로 상당수 학부모가 사교육에 시간과 돈을 쏟아 붓는다. 영어전문기업인 윤선생영어교실이 이런 현실을 보여주는 신조어 20가지를 정리해 4일 발표했다.

가장 눈에 띄는 내용은 ‘아빠 시리즈’의 ‘참새 아빠’. 자녀를 외국으로 보낼 형편이 안 돼 서울 강남지역에 소형 오피스텔을 얻어 아내와 자식만 보낸 아빠를 일컫는다. 교육특구로 꼽히는 강남구 대치동의 학교나 학원에 자녀를 보내려고 대치동에 전세를 얻어 산다는 ‘대전(대치동 전세)동 아빠’는 오래전에 나왔다. 경기침체로 참새 아빠가 대전동 아빠를 밀어내는 셈이다.

아빠 시리즈에는 △기러기 아빠(아내와 자녀를 외국으로 유학 보내고 홀로 남은 아버지)와 △펭귄 아빠(항공료를 아끼느라 가족을 만나러 가지 못하는 아버지) △독수리 아빠(가족이 보고 싶을 때 언제든지 갈 수 있는 재력을 지닌 아버지)도 있다.

또 입학사정관제로 바빠진 엄마들의 스트레스를 반영해서인지 ‘엄마사정관제’라는 말이 퍼지고 있다. 입학사정관 전형으로 대학에 들어가려면 다양한 스펙이 필요한데, 여기에는 어머니의 정보력과 노력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최근에는 부모의 등골을 빼서 세웠다는 뜻의 ‘등골탑’이란 말이 유행한다. 소를 팔아 자식을 대학에 보낸다는 ‘우골탑’에서 비롯됐다. 중고교생이 수십만 원대의 방한용 재킷을 부모에게 사달라고 조르는 통에 부모의 등골을 휘게 한다며 ‘등골 브레이커’라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카페맘’과 ‘아카데미맘’이라는 용어는 나온 지 오래됐지만 현실은 변하지 않았다. 강남구 대치동이나 양천구 목동 학원가의 커피전문점에 모여 사교육 정보를 교환하는 어머니를 일컫는다.

학생과 관련해서는 대입을 위해 대학수학능력시험, 학교생활기록부, 논술, 비교과 활동을 모두 준비해야 한다는 뜻의 ‘고3 죽음의 사각형’이라는 말이 있다. ‘인강(인터넷강의)’을 2배 이상의 속도로 보면서 공부하다 보니, 학교 교사의 수업속도에 답답해하는 ‘인강증후군’도 눈에 띈다.

이경자 공교육살리기 학부모연합 대표는 “왜곡된 교육현실이 학부모와 학생에게 주는 부담감을 잘 보여주는 씁쓸한 단어들”이라고 지적했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윤선생영어#참새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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