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마이신’ 먹는다고 성병 안 걸릴까요?… 어르신 性교육 18일 첫 실시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9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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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관리본부 11월까지 진행

‘나이가 들면 성욕이 없어질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65세 이상 남성 노인의 90%가, 여성 노인의 30%가 성욕을 느낀다고 합니다. 행복한 성 생활을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질병관리본부는 올 상반기 이렇게 시작하는 교육 자료를 만들었다. 18일부터 전국 12개 시도에서 실시되는 노인 대상 성병 교육과 캠페인에 사용한다. 11월까지 60회에 걸쳐 노인복지관, 노인대학, 시니어클럽에서 교육을 할 때도 쓴다.

보건당국이 노인을 위한 성병 예방 교재를 개발하고 캠페인을 벌이는 이유에 대해 질병관리본부는 “수명이 늘어나고 의학이 발전하면서 성생활을 하는 노인이 늘었지만 정보가 부족하다. 이를 제대로 알려 감염을 막기 위해서다”라고 설명했다. 지금까지는 보건소별로 강사를 불러 강의하는 수준에 그쳤다.

질병관리본부의 연구(노인인구집단의 성병 감염실태 및 인지도 조사·2008년)에 따르면 성병에 걸린 노인 114명 중에서 83%는 배우자가 아닌 사람에게서 감염됐다고 응답했다. 콘돔을 사용한다는 응답은 23%, 성교육을 받은 비율은 32%에 불과했다.

이번 자료는 노인의 성에 대해 알기 쉽도록 OX 퀴즈식으로 만들었다. 예를 들어 마이신(항생제)을 먹고 성관계를 하면 성병에 걸리지 않는다는 질문에 대한 답은 ‘X’라고 설명한다. 성병에 걸리면 여기에 맞는 약을 먹어야 효과가 있지, 미리 먹으면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항생제를 남용하면 약물에 내성을 가진 균이 생길 수 있다.

성관계 후 소변을 보면 성병 예방에 도움이 될까? 이 역시 오해다. 교육 자료에 따르면 소변을 본다고 해서 성병 균이 빠져나가지는 않는다. 다만 여성은 소변을 보면 방광염 예방에 도움이 된다.

소변을 볼 때 따갑거나 가려우면 성병일까, 아닐까? 답은 세모(△)다. 성병에 걸리면 따갑거나 가려울 순 있지만 성병이 아닐 확률도 높다. 이럴 때는 병원에 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건강한 성생활 정보도 자료에 담았다. 콘돔을 사용할 때 윤활제가 필요하면 바셀린이나 베이비오일보다는 수용성 젤리가 안전하다는 식이다.

보건복지부가 지난해 실시한 노인 성생활 실태조사에 따르면 성생활을 하는 노인 331명 중 50.8%가 발기부전 치료제를 구입했다. 이를 감안해 낱알이나 병에 넣은 비아그라는 정품이 아니니 구입하지 말라는 주의사항을 넣었다. 가짜 비아그라를 먹으면 두통, 저혈당 같은 부작용이 생긴다.

자료를 제작한 동신대의 골드-레드리본사업단은 노인 성병 교육을 위해 전문 강사 12명을 양성했다. 앞으로 200명을 추가로 늘리기로 했다.

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노인성병교육#질병관리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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