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적조경보 남해안 확대 ‘빨간 불’

수온 상승에 통영 사량도∼추봉도 ‘주의보’ 격상
경남 황토 140t 살포… 양식장 피해차단 초비상

남해안 해역에 적조경보가 내려지면서 어장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전남 해역에서는 이미 피해가 현실화되고 있고, 경남 해역에서도 양식장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국립수산과학원은 19일 경남 통영시 사량도∼한산면 추봉도 연안에 내려졌던 적조주의보를 적조경보로 격상해 발령했다. 해상가두리 양식장과 육상 양식장이 밀집해 있는 이 해역에 적조생물인 코클로디니움 밀도가 mL당 최고 960개체에 이르렀다. 통상 코클로디니움 밀도가 1000개체를 넘어서야 적조경보를 발령하는 것을 감안하면 발 빠른 조치다.

고수온(26∼29도)에다 일사량이 많고 물때도 대조(大潮·한사리)여서 물 흐름이 커져 먼 바다에 분포하던 적조 띠가 연안으로 이동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보인다.

수산과학원은 “통영시 산양읍의 경우 양식장이 많은 데 비해 해류 유통이 안 좋아 유기물 증식이 쉽고 수온도 27∼28도에 이르러 질병 발생에 취약해 양식장 피해가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수산과학원은 이날 전남 남서부 해역인 완도군 군외면 서측∼고금면 상정리에 대해 적조주의보를 추가로 발령했다.

이에 따라 경남도와 통영시, 양식어민들은 휴일에도 어선 수십 척을 동원해 황토살포작업을 벌이는 등 바짝 긴장하고 있다. 경남도는 이날 적조경보 발령 해역인 통영 앞바다에 어선 13척을 투입해 황토 140t을 집중 살포했다. 남해 앞바다에도 어선 10척이 양식장을 중심으로 50t의 황토를 뿌렸다.

아직까지 경남 해역에서는 적조로 인한 어류 집단폐사 등의 피해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경남도는 파악하고 있다. 경남도 관계자는 “지난주 잦은 비로 소강상태를 보이던 적조가 17일경부터 다시 수온이 올라가면서 확산돼 황토 살포 및 예찰활동을 강화하고 있다”며 “어민들도 피해 예방과 예찰 활동에 주의를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다.

수산과학원은 적조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양식 어류에 대한 먹이 공급을 중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고수온으로 인해 바닷속 산소요구량이 많은 상황에서 어류에게 먹이를 주면 어류가 먹이를 소화시키기 위해 더 많은 산소를 사용하게 돼 산소부족 상황이 심각해진다는 것. 또 적조생물이 위로 올라오는 낮에 수심이 깊은 해역의 바닷물을 어장 관리에 활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물고기가 폐사하면 신속히 제거하는 등 어장 관리를 깨끗하게 해 적조생물에 이로운 유기물이 바다로 흘러드는 것을 최소화하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조치다. 수산과학원 임월애 박사는 “지금 고수온인 바닷물은 적조생물이 살기에 적합하기 때문에 적조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철저한 양식장 관리로 수온이 내려갈 때까지 적조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