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이 학교, 수업이 예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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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7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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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명대사대부속여고 정규과목에 ‘예술’ 추가

18일 서울 종로구 홍지동 상명대사대부속여고 강당에서 학생들이 예술수업의 일환으로 종이 위에 몸을 활용해 그림을 그리고 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18일 서울 종로구 홍지동 상명대사대부속여고 강당에서 학생들이 예술수업의 일환으로 종이 위에 몸을 활용해 그림을 그리고 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홍지동 상명대사범대부속여고 강당은 1학년 35명이 깔깔거리는 소리가 가득했다. 이날 수업은 1학년 7반의 이번 학기 마지막 예술시간이었다. 극단 북새통은 ‘몸짓으로 타인과 소통하기’를 주제로 1학기 동안 6차례 학생들과 함께 수업했다. 이날 수업은 커다란 종위 위에 올라가 자유롭게 자신과 남들의 몸의 흔적을 색연필로 그린 뒤 이를 다시 몸짓으로 표현해 보는 시간이었다.

이날 4명의 단원과 함께 수업을 진행한 김소리 극단 북새통 대표(33)는 “자신의 몸에 대해 관심을 갖게 하고 정서적 성장을 돕는 게 이 수업의 목표”라며 “지식을 가르치는 게 아니라 체험을 통해 어린 학생들에게 예술의 씨앗을 심어 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처럼 요즘 ‘예술’ 수업이 고교생들에게 활력을 불어넣어 주고 있다. 음악 미술 시간에 배우는 수박 겉핥기 식 예술이 아니라 직접 몸짓으로 의미를 부여하는 행위예술부터 탭댄스, 영화 만들기, 전통극 등을 실제로 체험해 보는 정규 수업 과정이다. 예술이 학교 정규 수업으로 자리 잡은 건 2009년 교육과정 개정이 이뤄지면서부터다. 동아리·봉사·체험활동 등 비교과 영역을 통합해 연간 34∼68시간(총 136시간)을 창의적 체험활동으로 이수하도록 했다. 하지만 학교 측은 전문적으로 체험활동을 가르칠 수 있는 인력이 없다 보니 응급처치 등을 배우는 특별활동이나 현장 체험학습 위주로 시간을 채우거나 자율학습으로 대체하는 곳도 있었다.

그러던 차에 서울문화재단이 지난해부터 서울창의예술 중점운영학교 프로그램을 통해 서울 시내 11개 고교 37개 반 1, 2학년생을 대상으로 예술교육 과정을 이수할 수 있게 했다. 실제로 연극을 하거나 영상 만들기를 비롯해 탭댄스 추기와 국악과 극을 버무린 전통극 체험까지 다양한 장르의 예술 수업을 전문예술단체로부터 배울 수 있다.

학교와 학생들은 만족스럽다는 반응이다. 1학년 7반 담임을 맡고 있는 배은찬 교사(51·여)는 “스스로 즐길 수 있는 수업이라 인성 발달에 도움이 될 것 같다”며 “교과목만 가르치는 선생님들 대신 전문성 있는 단체의 교육을 받을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수업에 참여한 이규영 양(16)은 “일주일 중 유일하게 스트레스 안 받고 맘 편하게 들을 수 있는 수업”이라며 “자연스럽게 서로 몸을 맞대다 보니 친구들과 더 친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상명대사대부속여고#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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