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놀자!]“정말 20년 후엔 치과 안가도 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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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6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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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35년 세상을 상상할 수 있는 과학기술예측조사를 살펴봐요

우리 몸속에 아주 조그만 로봇(나노 칩)이 들어가 세포 속을 다니면서 어디가 아픈지 알려주는 세상, 아이언맨처럼 하늘을 나는 세상을 꿈꿔본 적 있나요. 영화나 소설에 나오는 이야기 같지만 곧 실현될 일이랍니다.

동아일보 6월 5일자 A20면은 2∼4년 안에 실제로 사용할 수 있으면서도 인간의 생활과 미래를 바꿔줄 혁신 기술을 소개했어요. 예를 들어 치아 표면에 얇게 붙인 센서를 통해 이가 썩기 전에 치과에 알려주는 기술, 근육이 얼마나 발달했는지 알려주는 바지 등이 있어요. 땅 위에서처럼 온도와 습도를 유지해주는 비행기 소재는 이미 사용 중이랍니다.

시간이 20∼30년 더 지나면 상상 속 이야기가 현실이 될지 몰라요. 동아사이언스의 인터넷 과학뉴스(더사이언스·www.thescience.co.kr) 5월 2일자를 보니 ‘과학기술로 인해 발전된 미래는 어떨까?’라는 기사가 실렸네요. 국가과학기술위원회와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의 ‘제4회 과학기술예측조사’를 소개한 내용입니다.

과학기술예측조사는 현재 연구 중인 과학기술을 토대로 5년마다 시행합니다. 과학기술이 어떻게 발전할지 예측하고, 이를 국가 정책에 반영하기 위한 자료라고 할 수 있죠. 이번 보고서에서는 2035년까지 나타날 652개 미래기술을 선정하고 이에 따른 미래 모습을 전망했습니다. ‘하늘이’와 함께 미래 세상인 2035년을 미리 둘러볼까요.

충치가 생기기 전에 미리 알려주는 센서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하늘이에요. 엄마 아빠 그리고 할머니와 함께 살아요. 동생이 없어서 집에서는 조금 심심하기도 해요. 그럴 때는 TV를 켜고 만화영화를 봐요. 요즘은 옛날 영화에 푹 빠졌답니다. 10년이 지난 영화인데도 영상이 얼마나 실감나는지 몰라요. 2D 영상을 3D 입체 영상으로 만드는 ‘3D 컨버팅 기술’ 덕분이에요. 귀찮은 3D 안경도 필요 없지요. 밋밋한 평면 만화도 눈앞에서 펼쳐지듯이 실감나는 입체 영상으로 변한답니다.

집에서는 ‘가사도우미 로봇’이 간식을 만듭니다. 인간과 거의 똑같은 동작을 할 수 있거든요. 설거지, 청소, 빨래까지 척척 해냅니다. 이 로봇 덕분에 엄마와 아빠는 퇴근 이후에 편안하게 저녁 식사를 하고 쉴 수 있어요. 저랑 이야기할 시간도 많답니다.

요즘 할머니는 “세상 살기 참 좋아졌다∼”라는 말씀을 자주 하세요. 할머니는 무릎이 좋지 않아서 병원에 자주 다니시곤 했는데,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어요. 몸속에 넣은 아주 조그만 ‘나노 칩’ 덕분에 집에서도 건강 상태를 확인할 수 있거든요. 이 나노 칩이 얼마나 신통한지, 할머니가 조금만 아파도 금방 병원에 알려줍니다.

나노 칩만이 가족의 건강을 책임지는 건 아니에요. 여러 종류의 암을 한 번에 진단하는 ‘멀티 암 자가진단키트’가 있어요. 건망증이나 우울증도 ‘정서 및 두뇌능력 개선 약물’을 마시면 걱정이 없어요. 몸의 상태를 확인해서 정확한 시간에 약을 얼마나 먹어야 하는지 알려주는 ‘약 복용 알림 시스템’을 이용하면 더 효과적이랍니다.

아토피 피부염 원인 밝혀 치료 가능


옛날에는 노인성 치매나 알츠하이머로 어른들이 고생을 많이 했다면서요? 이제는 이런 병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알츠하이머는 나쁜 물질이 뇌 속에 생기면 걸리는 병인데, 나쁜 물질이 뇌에 못 들어오도록 막는 기술이 나왔거든요.

수술할 때 혈액이 모자라서 애먹는 일도 없어졌어요. 우리의 피와 똑같은 인공 혈액이 있으니까요. 엄마가 어렸을 때는 길거리에 혈액이 부족하다는 광고가 많이 붙었대요. 지금은 혈액 부족으로 죽는 사람이 사라지고 수혈에 의한 감염도 없어졌어요.

몸속에서 녹는 금속도 있어요. 전에는 부러진 뼈를 고정하기 위해 스테인리스 스틸이나 티타늄으로 만든 철심과 나사를 사용했다고 해요. 뼈가 붙을 때까지 몸속에 넣었다가 다 나으면 철심과 나사를 제거하려고 또 수술을 했다고 해요.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어요. 몸속에서 녹는 생분해성 마그네슘 합금이 나와 자연스럽게 분해되거든요.

장기이식은 어떨까요. 역시 쉬워졌어요. 예전에는 기증받은 장기를 최대한 빨리 환자에게 이식해야 했지만 요즘은 냉동해서 보존합니다. 필요하면 다시 녹여서 사용하죠.

무엇보다 제일 좋은 점은요, 아토피 피부염의 치료가 가능하다는 겁니다. 제가 아기 때 아토피 때문에 고생을 많이 했대요. 병원에 가서 치료 받고 약을 먹어도 원인을 알지 못해서 피부염이 다시 생기곤 했죠. 지금은 다 나았어요! 아토피 피부염의 원인을 밝혀내고 치료제를 개발했거든요.

놀라지 마세요. 어린이도 운전을 합니다. 자율주행차 덕분이에요. 자동차가 알아서 자기의 위치와 목적지를 계산해서 자동으로 운전합니다. 앞과 뒤, 옆의 다른 자동차나 장애물을 알아서 피합니다. 어디로 갈지만 자동차에 말하면 데려다 주니까 얼마나 신기한지 몰라요. 운전면허시험요? 없어진 지 오래죠.

車운전석에서 신문 보고 식사하고…


자율주행차는 전기로 움직여요. 매연이 나오지 않죠. 한 번 충전하면 1000km나 달립니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한 번에 왕복합니다. 자동차가 달리는 도로도 효율적으로 사용합니다. 자동차가 지나갈 때 생기는 압력으로 전기를 만들거든요. 이렇게 만든 전기로 또 전기자동차를 충전합니다.

바쁠 때는 하늘로 날아가면 돼요. 작고 가벼운 제트 엔진을 활용한 ‘날개 옷(flying suit)’이 인기입니다. 개인용 비행 보조장비인데, 몸에 달고 하늘을 날 수 있어요. TV에서 광고하는 걸 봤는데, 진짜 멋지더라고요!

요즘 저는 부모님에게 첨단 소재로 만든 ‘투명망토’를 사달라고 조릅니다. 이거 있으면 숨바꼭질할 때 술래 옆에 숨을 수 있어요.

미래사회를 보고 싶으면 과학관 홈피로


미래 모습이 궁금하세요?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홈페이지(www.kistep.re.kr)를 찾으면 과학기술예측조사 결과가 있습니다.

국립과천과학관(www.sciencecenter.go.kr)도 추천할게요. 미래사회를 상상하는 공간을 마련했습니다. 첨단기술관 1층에서는 공상영화 속의 로봇과 대화할 수 있고 내가 하는 동작을 로봇이 따라하는 ‘모션캡처 시스템’도 체험할 수 있어요. 우리 집의 가사도우미 로봇도 예전에는 저런 모습이었겠지요?

첨단기술관 2층의 우주항공전시물 코너에서는 우주비행사 훈련과 우주생활을 보여줍니다. 항공기 시뮬레이터를 타면 이륙 비행 착륙의 순서로 조종 체험이 가능합니다.

여러분이 미래세계인 2035년을 궁금해 하듯 저는 과거인 2012년이 궁금해요. 7월 말까지 주말마다 로봇을 직접 조립하고 작동하는 아이 로봇 프로그램이 있다니 한번 가볼까 해요. 미래에서 어떻게 과거로 가냐고요? 그건 비밀이에요.

오가희 동아사이언스 기자 solea@donga.com
#신문과 놀자!#교육#과학#미래사회#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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