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대학]사이버대학에서 찾은 새 인생, 장벽을 넘어 꿈을 이룬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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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6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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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대의 가장 큰 장점은 개인의 어떤 문제도 장벽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생업이나 육아, 신체적 장애 등 각종 어려움 때문에 일반 대학에 다니기 힘든 사람도 사이버대에서라면 마음껏 꿈을 펼칠 수 있다. 한계를 극복하고 학업에 뛰어든 사람들, 사이버대를 통해 새로운 인생을 연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경희사이버대 미디어문예창작학과 윤석언 씨
경희사이버대 미디어문예창작학과 윤석언 씨
○ 한계를 뛰어넘다

윤석언 씨(44)에게 불행이 닥친 것은 21년 전. 한국에서 고교를 졸업한 뒤 미국 메릴랜드로 이민 간 윤 씨가 혈기왕성한 대학 3학년 시절이었다. 불의의 교통사고로 목 척수를 다친 그는 2년 반 만에 식물인간 상태에서 벗어났다.

실의에 빠져 있던 그에게 행운이 찾아온 건 1년 전이었다. 한국에서 활성화된 사이버대를 통해 학업을 이어갈 수 있다는 얘기를 듣고 지난해 3월 경희사이버대 미디어문예창작학과에 지원해 합격한 것.

누운 상태로 오직 머리만 움직일 수 있는 윤 씨는 눈동자의 움직임을 감지하는 센서 안경으로 컴퓨터를 쓴다. 하루에 서너 시간만 자면서 공부에 매진한 윤 씨는 학기마다 4.3 만점에 4점이 넘는 성적으로 우수장학금을 받았다. 경희사이버대 장애학생지원센터의 1대1 도움과, 장애학생을 위한 특별 시험 시스템의 도움도 컸다.

한양사이버대 광고미디어학과 3학년 황현 씨
한양사이버대 광고미디어학과 3학년 황현 씨
바쁜 사회인에게도 사이버대는 해결사다. 한양사이버대 광고미디어학과 3학년인 황현 씨(29)는 고교 졸업 직후 중국 대학에 진학했지만 2학년 때 군복무를 마친 뒤 복학을 포기했다. 제대 직후에 만든 ‘악랄가츠의 리얼로그’(www.realog.net)라는 블로그에 군대 이야기를 연재한 것이 인기를 끌면서 책을 내고, 방송을 타고, 기업 마케팅에 직접 참여하는 등 너무 바빠졌기 때문이다.

황 씨는 블로그의 누적 방문자가 680만 명에 달하는 파워 블로거가 됐다. 황 씨는 일의 규모가 커질수록 미디어와 마케팅을 제대로 알고 싶다는 욕구가 생겼지만 대학에 다닐 여유는 없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일과 공부를 병행할 수 있는 사이버대였다. 그는 “예전에는 마케팅에 대해 잘 모르니까 상대방이 시키는 대로 일을 했지만 이제는 수업에서 배운 것을 실전에 활용하면서 주도적으로 일할 수 있어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사이버한국외대 한국어학부 조광호·황규영 부부
사이버한국외대 한국어학부 조광호·황규영 부부
○ 새로운 미래를 열다

한국외국어대에서 포르투갈어를 전공한 조광호 씨(44)는 외국인에게 한국어를 가르치고 싶다는 꿈이 있었다. 하지만 대학 졸업 후 대기업에 입사해 바쁘게 살다 보니 꿈과 멀어져 갔다. 그러던 중 우연히 인터넷 배너 광고를 클릭했다. 이 우연한 사건은, 그에게는 우연이 아니었다. 사이버한국외국어대 학생 모집 광고를 마감 하루 전에 보고 바로 한국어학과에 입학하게 된 것.

꿈꾸던 일을 실제로 배우는 것은 신났다. 내친 김에 한국외대 대학원까지 진학했다. 지금은 회사 일로 여유가 없지만 언젠가는 제대로 꿈을 펼쳐보리라 생각하면 행복하기만 하다.

서울사이버대 사회복지학과 졸업한 탁미연 씨
서울사이버대 사회복지학과 졸업한 탁미연 씨
사이버대에서 활력소를 찾은 조 씨는 방과후 영어 교사인 아내 황규영 씨(42)에게도 공부를 권했다. 조 씨가 졸업한 2009년에 황 씨는 같은 학과의 신입생이 됐다. 지난해 졸업하며 한국어교원자격증 2급을 딴 황 씨는 결혼이주여성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다.

부부가 같은 길을 개척하고, 같은 꿈을 꾸게 한 열쇠는 사이버대였다. 황 씨는 “일이 너무 많은 남편에 두 아이까지 키우는 내가 대학 과정을 마칠 수 있었던 것은 사이버대였기에 가능한 일이었다”면서 “사이버대를 통해 새로 얻은 한국어 교사라는 직업도 정말 보람 있다”고 전했다.

평범한 전업주부에서 어린이집 원장으로 변신한 탁미연 씨(33). 그의 삶을 바꾼 것도 사이버대였다. 호텔관광학과를 졸업하고 호텔리어로 일하다 결혼과 동시에 그만둔 탁 씨는 다시 일하고 싶다는 열망이 강했다. 남편의 권유로 2005년 서울사이버대 사회복지학과에 진학한 탁 씨는 교육심리학, 보육복지론 등을 수강하면서 아동 교육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다.


그 분야 공부에 몰두한 탁 씨는 졸업 후 보육교사 1급 자격증을 취득해 어린이집 교사로 일할 수 있게 됐다. 4년간 어린이집에서 일하다 서울 구로구에 어린이집을 차린 탁 씨는 “일을 하지 않을 때는 무기력했는데 사이버대를 통해 자기계발을 하면서 활기를 찾았다”며 즐거워했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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