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팝, 日노래방서 ‘로열티’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6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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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 문제 해결된 2만5000곡 이달부터 합법 서비스

일본의 한류 팬들도 앞으로 노래방에서 케이팝(K-pop·한국대중가요)을 합법적으로 부를 수 있게 됐다.

한국 영화와 드라마에 이어 케이팝이 일본의 제3차 한류 붐을 주도하고 있지만 일본 노래방에서 케이팝은 대부분 저작권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해적판에 불과했다. 하지만 한국 노래방 반주기 업체인 KY(금영)가 이달부터 한국음악저작권협회(KOMCA)로부터 사용권을 인정받은 2만5000곡을 서비스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케이팝이 불법 콘텐츠라는 딱지를 떼고 ‘지하실’ 밖으로 나온 것.

KY는 저작권 문제를 해결한 노래방반주기를 이달 초부터 일본 노래방체인점인 ‘가라오케 철인’과 ‘고시다카’에 납품하기 시작했다. 두 회사는 일본 전국에 각각 90개와 350개의 체인점을 운영하는 일본 노래방 업계의 큰손들이다.

기존에도 일본 노래방이나 술집에서 한국 가요를 부를 수는 있었다. 그러나 저작권 문제가 해결된 곡은 오래된 가요 3000여 곡에 불과하다. 신곡 업데이트가 안 돼 케이팝 팬들에겐 갈증이 일었다. 신곡 업데이트가 된 노래방 반주기라고 해도 일본음악저작권협회(JASRAC)의 허가를 받지 않은 불법 기계였다.

이번 서비스로 기대되는 경제적 효과도 만만치 않다. 그동안 일본 노래방에서 합법적으로 부를 수 있는 케이팝 3000곡에 대한 사용료가 연간 60억 원에 이르는 점을 감안하면 2만5000곡이 서비스될 경우 한국으로 들어오는 사용료가 2, 3배 늘어나기 때문이다.

일본의 노래방 연간 이용자는 4700만 명에 이르고 반주기메이커와 노래방체인점 매출을 합한 시장규모는 2600억 엔(약 3조6000억 원)에 이를 정도로 큰 시장이다.

최근 상승 분위기를 타고 있는 케이팝의 저변이 확대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도 커진다. 일본 음반시장 조사업체인 오리콘차트에 따르면 일본 음반시장에서 차지하는 케이팝 매출이 2009년 3%, 2010년 6%, 지난해 8%로 해마다 급성장하고 있다. 최근 3년간 일본 음반시장 매출이 10% 이상 줄어들었음을 감안하면 케이팝이 선전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일본사무소 김영덕 소장은 “지금까지는 보고 듣는 케이팝에 안주했다면 앞으로는 노래방에서 직접 노래를 부르는 케이팝으로 성숙해 케이팝이 일본인의 일상공간에 침투할 것”이라고 풀이했다.

도쿄=김창원 특파원 changkim@donga.com
#케이팝#日노래방#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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