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우리학교 공부스타]서울 광운중 3학년 박민규 군

  • Array
  • 입력 2012년 5월 15일 03시 00분


코멘트

수학 ‘왜?’ 국어·국사 ‘스토리’… 과목별 매력에 빠졌죠

《서울 노원구 광운중 3학년 박민규 군(15)은 스스로를 “어떤 것에 한번 ‘매력’을 느끼면 푹 빠지는 성격”이라고 설명했다. 초등시절에는 야구에 푹 빠졌다. 초등 6학년 때는 매일같이 친구들과 동네 놀이터에 모여 야구경기를 펼쳤다. 날씨가 제법 추운 12월 초, 야구를 하다가 손이 터 아파와도 ‘어떻게 하면 안타를 쳐서 점수를 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통증도 느껴지지 않았다. 하지만 이처럼 ‘푹 빠지는 성격’은 중학생이 된 박 군의 발목을 붙잡는데…. 중1 1학기 중간고사를 치른 뒤 하필이면 PC게임 ‘스타크래프트’의 ‘매력’에 빠진 것이다.》
서울 노원구 광운중 3학년 박민규 군(15)은 전교학생회 체육부 차장이 된 후, 다른 학생에게 모범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공부에 힘써 전교 70등 이상 성적을 향상시켰다.
서울 노원구 광운중 3학년 박민규 군(15)은 전교학생회 체육부 차장이 된 후, 다른 학생에게 모범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공부에 힘써 전교 70등 이상 성적을 향상시켰다.
[DOWN] 스타크래프트의 매력에 빠지다

“야구만큼 열정적이지는 않았지만 항상 성실하게 공부했어요. 초등학교 때 성적은 반에서 3, 4등을 꾸준히 유지했고 중1 1학기 중간고사에서는 전교 235명 중 18등을 차지했죠. 그런데 PC게임은 야구와는 다르더라고요. 한번 빠지니 걷잡을 수 없이 공부와 멀어졌죠.”(박 군)

박 군은 수업시간 내내 스타크래프트 게임에서 이기기 위한 전략만 연구했다. ‘드라군, 질럿(게임 유닛)으로 빠르게 공격해볼까? 아니야, 리콜(게임에서 마법의 한 종류) 작전을 쓰는 게 좋겠어!’ 학교 수업이 끝나면 친구들과 함께 곧장 PC방으로 향했다. 3∼4시간 스타크래프트에 몰입한 뒤 집에 돌아오면 또다시 게임 전략을 연구하기 바빴다.

성적은 큰 폭으로 떨어졌다. 중1 1학기 기말고사 성적은 전교 62등. 중간고사에 비해 40등 넘게 떨어졌다. 성적표를 받아든 박 군은 ‘게임에 지나치게 빠졌나보다’는 생각에 위기감을 느꼈다.

하지만 후회도 잠시. PC게임은 쉽사리 끊을 수 없었다. 수업에 집중하려고 방과 후 스스로 공부시간을 가지려고 노력했지만 생각대로 되지 않았다. 중1 2학기 중간고사 때는 전교 55등. 기말고사 때는 전교 39등으로 조금 오르는 듯하더니 결국 중2 1학기 중간고사에서 전교 234명 중 95등으로 곤두박질쳤다.

[UP] 공부에 ‘매력’을 느끼다

박 군은 또 한 번 위기감을 느꼈다. 이번에는 책임감이 더해졌다.

“중1 겨울방학을 앞두고 운동신경이 뛰어나고 체육성적이 좋다는 이유로 체육선생님께서 추천해주셔서 전교학생회 체육부 차장에 임명됐어요. 전교 95등이 적힌 성적표를 보고 ‘전교학생회 임원으로서 다른 학생들에게 모범을 보여야 하는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독하게 공부하기로 결심했죠.”(박 군)

성적을 향상시키기 위해 세운 전략은 ‘과목별 매력’을 찾는 것. 과목마다 재미요소를 하나씩 만들어 스타크래프트가 아닌 공부에 푹 빠지기 위해서다.

박 군은 수학의 매력을 ‘왜?’에서 찾았다. 수학문제를 풀면서 ‘이 문제는 왜 이 공식을 활용해 풀어야 할까?’, ‘이 개념은 왜 이렇게 정의될까?’라는 의문을 갖고 노트 한구석에 메모했다. 수업이 끝난 후나 쉬는 시간에는 수학선생님을 자주 찾아가 궁금한 점을 여쭙고 이해가 완벽히 될 때까지 설명을 들었다.

박 군이 생각하는 국어와 국사의 매력은 ‘스토리’. 국어는 교과서를 소설책 읽듯 공부했다. 특히 황순원 작가의 ‘소나기’는 재미있어 몇 번이고 반복해 읽었다. 국사도 마찬가지. 박 군은 마치 ‘삼국지’를 읽는 것처럼 교과서를 정독했다. 특히 고구려가 영토를 확장한 내용을 공부할 때는 흥미진진함을 느꼈다. 박 군은 이 같은 공부법으로 국어 교과서 속 작품들의 핵심 주제를 익히는 한편 국사용어를 암기했다.

공부에 재미를 느끼니 PC게임에선 자연스레 멀어졌다. 성적도 크게 올랐다. 중2 1학기 기말고사에서 전교 19등. 중간고사에 비해 70등 넘게 오른 것이다.

“요즘에는 건국대에 푹 빠져있어요. 중2 여름방학을 앞두고 학교에서 단체로 건국대 서울캠퍼스에 체험학습을 갔는데, 캠퍼스 한가운데 엄청나게 큰 호수가 자리 잡은 모습이 정말 멋져 보였어요. 꼭 이 대학에 합격해 캠퍼스를 거닐겠다고 다짐했죠. 중2 2학기 때 성적이 다소 주춤했지만 지금처럼 재미있게 공부하면 반드시 목표를 이루리라 믿어요.”(박 군)

※‘우리학교 공부스타’의 주인공을 찾습니다. 중하위권에 머물다가 자신만의 학습 노하우를 통해 상위권으로 도약한 학생들을 추천해 주십시오. 연락처 동아일보 교육법인 ㈜동아이지에듀. 02-362-5108

글=이승태 기자 stlee@donga.com  
사진=함승연 인턴기자 arguer@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