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구·곡·담 주민들 장수에는 3가지 이유 있었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5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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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공기의 비타민’ 음이온 대도시보다 8.5~10배
2. 미세먼지는 대기환경 기준의 5~11분의 1 수준
3. 먹는 물에 함유된 게르마늄 시판 생수의 2배

지리산 자락에 자리한 전남 구례군은 지난해 말 현재 100세 이상 노인이 13명이나 된다. 전남 22개 시군 가운데 전체 인구(2만7422명) 대비 100세 이상 노인 비율이 가장 높다. 인근 곡성군은 전체 인구 3만1332명 가운데 65세 이상 노인이 9371명(29.9%)으로, 고흥 보성 함평에 이어 4번째로 많다. 담양군은 인구 10만 명당 100세 이상 노인 인구와 65세 이상 인구 중 85세 이상 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이 전국 최고 수준이다. 이 3개 군은 지리산과 섬진강 주변 온화한 기후 지대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지형적으로 산으로 둘러싸여 상대적으로 고립된 중산간 지대다. 국내 대표적 장수마을인 구례 곡성 담양지역의 대기, 물, 토양, 식품에서 장수 관련 성분이 많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9일 전남도보건환경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구례군 산동 계천과 곡성군 목사동 용봉, 담양군 용면 월계 등 전남 장수마을 32곳을 대상으로 환경 특성을 연구 분석한 결과 대기와 물, 토양 등에 장수에 영향을 미치는 성분이 많이 함유된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 결과 대기질은 ‘공기의 비타민’으로 불리는 음이온이 구례의 경우 cm³(1cm³는 0.001L)당 2039개, 곡성 1843개, 담양 1700개로, 대도시(200개)보다 월등히 많았다. 호흡기 질환에 악영향을 끼치는 미세먼지는 m³당 13.2∼27.8μg(1μg은 100만분의 1g)으로, 대기환경 기준(m³당 150μg)에 비해 훨씬 낮아 대기질이 보건위생적으로 매우 안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먹는 물의 경우 면역력 강화나 제독 작용에 효능이 있는 게르마늄이 L당 평균 1.068μg 함유돼 있어 시중에 유통 중인 먹는 샘물(L당 0.544μg)보다 2배 정도 높았다. 몸에 필수원소 역할을 하는 칼륨 마그네슘 등 미네랄 성분도 풍부하고 노화 방지에 관여하는 리튬(L당 8.627μg), 당뇨병 환자의 혈당 개선에 효능이 있는 바나듐(1.063μg)과 몰리브덴(1.734μg) 등 다수의 미량원소도 함유돼 있었다. 토양의 중금속(카드뮴 외 7개) 분석 결과 인체에 유해한 물질(시안, 유기인, 페놀 등)은 전혀 검출되지 않았다.

주민 식생활 습관 조사에서는 채소류와 두류(콩, 된장, 두부 등) 선호도가 91.8∼94.5%로 가장 높았고, 주요 단백질 공급원은 전통 된장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 밖에도 흡연과 음주에 대한 절제된 생활습관과 활발한 육체적 활동(1시간 이상 89%), 충분한 수면(평균 7.5시간), 정온한 상태의 숙면(93%), 규칙적인 생활습관(횟수, 시간, 식사량)이 장수 요인으로 조사됐다. 양수인 전남도보건환경연구원 폐기물분석과장은 “청정한 대기질 상태에서 자연 친화적 채소류와 두류, 미네랄이 풍부한 물을 꾸준히 섭취하면서 절제된 생활과 활발한 육체활동을 하는 것이 장수 비결이었다”고 밝혔다.

이 3개 군과 전북 순창군은 ‘구곡순담 장수벨트행정협의회’를 만들어 조선시대 궁중과 관아에서 장수 어르신들한테 베풀었던 건강과 평안을 기원하는 ‘양로연의(養老宴儀)’를 재현하는 등 각종 장수사업을 공동으로 펼치고 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전남#구례#곡성#담양#장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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