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송도 자사고 설립부터 ‘보릿고개’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5월 8일 03시 00분


코멘트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들어서는 자율형사립고(가칭 송도 자사고) 설립이 순조롭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건설경기 침체 등으로 대외 여건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자율형 사립고 건립에 선뜻 돈을 내놓는 기업이 얼마나 있겠느냐는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7일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따르면 17일 인천경제청 회의실에서는 ‘송도지구 내 자율형 사립고 건립 관련 설명회’가 열린다. 인천경제청이 주관하는 이 자리에는 송도국제도시 진출 기업 상당수가 초청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시와 인천경제청은 지난해 12월 송도국제도시 내 교육환경 향상을 통한 기업 유치 촉진을 위해 자율형사립고 설립이 필요하다는 데 인식을 함께하고 인천시교육청, 포스코교육재단과 송도국제도시개발유한회사(NSIC)와 함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송도 자사고 건립은 그리 녹록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기업마다 경기 침체로 허리띠를 졸라매는 상황에서 학교 건립비용을 내놓기가 여간 부담스럽지 않은 것. 지금까지 확정된 것이라고는 송도 자사고가 들어설 터가 전부다.

인천경제청은 송도국제도시 1·3공구 내 채드윅송도국제학교와 명선초교 인근 학교 설립 예정지(송도국제업무단지 D6-5·6블록)에 2만5000m² 규모로 송도 자사고를 설립하기로 결정했다.

가장 큰 걸림돌은 학교 건립비용이다. 학교 용지(2만5000m²)를 인천경제청이 조성원가(3.3m²당 193만 원)에 제공하더라도 300여억 원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인천경제청은 송도 자사고 설립에 참여할 기업들을 유치하기 위해 송도국제업무단지 입주 기업들과 접촉을 하고 있지만 지금까지는 어려움이 많다.

송도 자사고 운영을 담당할 포스코교육재단은 인천시교육청이 50억 원, 인천시가 40억 원을 지원해 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시의 재정상황을 고려해볼 때 송도 자사고 건립비용을 부담하기는 쉽지 않다. 시에서 법정전출금을 제때 받지 못해 교육재정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교육청도 사정은 마찬가지.

2015년 우여곡절 끝에 개교를 하더라도 개교 초기 학교 운영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송도자사고는 포항제철고를 비롯해 전국에서 12개 유치원과 초중고교를 운영하고 있는 포스코교육재단이 연간 운영비를 부담한다.

그러나 학교 건립비용에 기숙사 건립비용 170억 원이 아예 빠져 있어 전국의 인재 모집이 쉽지 않다. 기숙사 건립은 개교 이후 상황에 따라서 결정된다. 따라서 2015년 3월 개교 때에는 인천지역에 한해 신입생을 모집할 수밖에 없다.

인천경제청에 따르면 일반고에 비해 최고 3배까지 수업료(입학금, 수업료)를 받을 수 있지만 법인전입금을 20%까지 출연해야 전국 단위의 신입생 모집이 가능하다. 따라서 운영 주체인 포스코교육재단이 연간 20억∼30억 원에 이르는 운영비를 부담하기 쉽지 않아 전국단위 모집도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송도국제도시에 진출한 A기업 관계자는 “건설경기가 최악인 데다 부도 업체도 늘고 있는 상황에서 학교 건립비용을 선뜻 내놓을 기업이 있을까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송도 자사고는 2015년 3월 개교를 목표로 송도국제업무단지 내 D6-5·6 블록(더샵 그린애비뉴 옆)에 들어선다. 교과관리동(지하 1층∼지상 5층), 체육관 및 식당시설(지상 3층) 등이 들어선다. 총 입학 정원은 720명(24학급, 학급당 30명)이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인천#송도국제도시#자율형사립고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