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신고 답답해”… 위치정보 전송 앱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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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4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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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에서 만든 앱 ‘112 긴급신고’(왼쪽), 고교 교사가 만든 앱 ‘긴급 요청’(오른쪽).
경찰청에서 만든 앱 ‘112 긴급신고’(왼쪽), 고교 교사가 만든 앱 ‘긴급 요청’(오른쪽).
수원 20대 여성 피살사건 이후 스마트폰용 긴급 신고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을 내려받는 건수가 급속히 늘고 있다. 긴급 신고 앱들은 사용자가 간단한 조작을 통해 자신의 위치 정보를 112나 지인에게 보내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

아이폰용 ‘긴급 요청’ 앱은 지난해 12월 선보인 뒤 아이튠스 앱스토어에서 다운로드 건수가 하루 평균 63건에 불과하다 수원 사건이 알려진 6일 이후 3만 건까지 치솟으며 11일 현재 무료앱 인기순위 11위에 올랐다. 스마트폰을 흔들면 112에 전화를 걸거나 현재 위치를 문자로 전송할 수 있다. 간단한 조작 방식 덕분에 평균 평점은 별 4개 반으로 매겨져 있다. 사용자 리뷰에는 “수원 사건 이후 밤길이 무서워 내려받았다”는 내용의 글이 80여 건 올라와 있었다. 이 앱은 ‘갤럭시S’ 등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폰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

긴급 요청 앱은 모바일 특성화 고등학교인 경기 수원시 매향여고 교사 정인원 씨와 학생들이 직접 만들었다. 정 씨는 “모바일앱 개발 동아리에서 활동 중인 제자들이 ‘경찰청 긴급 신고 앱이 부실하니 차라리 우리가 앱을 만들자’고 먼저 제안했다”고 개발 계기를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5월 경찰청에서 만든 ‘112긴급신고’ 앱은 11개월째 서울 및 경기, 강원 지역에 사는 미성년자만을 대상으로 한정적으로 시범 운영되고 있어 사용자의 불만이 폭주하고 있다. 사용 전 휴대전화 번호를 인증하고 주민등록번호와 거주지역을 입력해야 해 절차도 복잡하다. 경찰청 앱을 내려받은 사용자 ‘alsw****’는 “서울시민만 대한민국 국민이냐”며 “시민을 배려하지 않는 태도 탓에 수원 사건이 일어난 것”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 앱에는 최하 평점인 별 1개가 매겨져 있었다.

정 교사는 전화 문자 동시 전송 기능을 갖춘 업데이트 버전을 만들어뒀지만 애플사가 등록을 거절하고 있다. 앱 개발 가이드라인 4조 3항에 있는 ‘응급 서비스를 위해 위치 정보를 국가기관에 보내는 앱을 불허한다’는 내용 때문이다. 긴급요청 앱 외에 안드로이드 기반 위치 전송 앱으로는 ‘도와줘 깜토!’ ‘흔들면 범죄예방’ 등이 누적 다운로드 수 5000회를 기록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위치정보앱#긴급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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