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의 기적’ 기념관 세운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3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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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의 검은 아픔, 짙은 감동 잊지 않게…

충남 태안 기름유출 사고 당시 한 자원봉사자가 해안의 기름을 닦아내고 있다. 동아일보DB
충남 태안 기름유출 사고 당시 한 자원봉사자가 해안의 기름을 닦아내고 있다. 동아일보DB
2007년 발생한 ‘태안 기름유출 사고’의 교훈을 되새기고 자원봉사자들의 헌신적 노력을 기리는 기념관이 태안군 소원면 모항리 만리포해수욕장 일대에 건립된다. 태안 기름유출 사고는 2007년 12월 충남 태안군 만리포 북서쪽 10km 지점에서 유조선 허베이스피릿호와 삼성중공업의 해상크레인이 충돌하며 원유 1만2547kL가 바다에 유출된 사고를 말한다. 사건 유발 당사자들의 이름을 명시하기 위해 ‘삼성-허베이스피릿호 원유유출 사고’로도 불린다.

22일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정부는 그동안 충남도가 요구해 온 ‘유류피해극복 기념관’(가칭)을 건립하기로 하고, 연내에 기본적인 건립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최근 기념관의 기능과 역할, 조직구성, 시설물 및 전시품의 운영관리, 홍보전략 등을 마련하기 위한 연구용역을 발주했다.

용역결과를 토대로 내년에 실시설계비용 10억 원을 예산에 반영할 계획이다. 2014년과 2015년 각각 106억 원, 111억 원을 들여 용지매입 및 건축공사를 마치고 2016년 개관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기념관은 2만 m² 터에 지하 1층, 지상 2층, 건축면적 4588m² 규모로 지을 계획이다. 기념관에는 국립중앙과학관이 2008년 4월부터 12월까지 수집해 보관 중인 사고 관련 자료 1만205점이 전시된다. 사고 당시 전국에서 모여든 자원봉사자 123만 명이 인간 띠를 이뤄 쓰레받기로 원유를 퍼내고 흡착포로 해변의 기름을 닦아낸 ‘태안의 기적’도 생생하게 재현한다. 종합방재체험, 해양환경체험, 견학코스 등도 운영해 해양환경 훼손의 심각성과 해양보전의 중요성을 깨닫고 체험할 수 있는 장으로 구성한다.

기념관 건립사업은 2008년부터 충남도가 추진해 타당성 조사를 마쳤고 서해안권 발전 종합계획에 반영됐다. 하지만 사업 추진과정에서 예산당국의 부정적 의견 등으로 국비 지원을 확보하지 못해 난항을 겪어왔다. 지난해 국회에서도 건립 필요성이 제기됐지만 예산이 반영되지 않았다.

한편 사고가 발생한 지 4년이 지났지만 피해보상은 지지부진한 상태다. 현재 국제유류오염보상기금(IOPC)의 사정작업은 90% 정도 진행됐고 8월 말에야 완료될 예정이다. 하지만 피해주민의 청구금액은 2조6000억 원에 이르는 데 비해 IOPC의 추정액은 2800억 원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여 갈등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국토해양부#자원봉사자#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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