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놀자!/나의 NIE]박재화 통계청 통계사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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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3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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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화 통계청 통계사무관
박재화 통계청 통계사무관
‘보도자료는 내일 오전 9시에 배포됩니다. 시간을 꼭 지켜주세요. 자료에서 보신 바와 같이 올해 ○○ 농산물의 재배 면적은 많이 감소했는데요, 감소 사유는 이러이러합니다. 이 수치는 10년 만에 가장 낮은 것이어서 시장에서 수급 부족이 우려됩니다’ ‘○○신문이죠, 기사의 수치가 일부 오류가 있는데요, 정정을 부탁드리겠습니다’….

농업 관련 통계업무를 담당하는 내가 국민에게 좋은 통계를 전달하기 위해 언론에 자주 요청하는 내용이다.

사회가 복잡해질수록 더욱 가치를 발휘하는 것이 통계다. 검증되지 않은 정보의 홍수 속에서 공들여 만든 통계는 국가 기업 개인의 의사결정에 확실한 방향을 제공한다. 나침반의 역할을 하는 셈이다.

이렇듯 유용한 통계를 일반 국민이 직접 찾아서 활용하기는 쉽지 않다. 통계의 ‘통’ 자만 들어도 머리가 아프다는 얘기도 많이 들린다. 실생활 혹은 학교교육에서 통계를 더욱 쉽게 활용하도록 도우려고 통계캠프 행사를 마련했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이 어려워한다. 통계 하면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1.8%’라는 여론조사를 먼저 떠올리기도 한다.

통계청을 비롯해 여러 기관이 만드는 통계는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삶 곳곳에서 도움을 준다. 신문이라는 제2의 나침반이 있어서 가능한 일이다. 신문은 직관적인 제목, 현장감 넘치는 사진, 다양한 도표 및 삽화를 활용해 어려운 통계를 쉽게 전달한다.

몇 년 전이다. 과거 20년간의 변화를 분석해 ‘지구온난화에 따른 농어업 생산 변화’라는 보도자료를 발표했다. 나름대로 딱딱함을 완화하고자 노력했지만 국민이 얼마나 쉽게 이해할지 걱정했다.

이런 우려는 다음 날 신문의 기사를 보면서 즐거움으로 바뀌었다. ‘지구온난화로 재배지가 육지로 북상함에 따라 한라봉이라는 이름이 무색해졌다’ ‘지구온난화가 농산물 생산지도를 바꾸고 있다’…. 쉽고 재미있는 기사가 인상 깊었다.

때로는 신문이 통계를 잘못 전달해 올바른 판단을 흐리기도 한다. 하지만 통계라는 훌륭한 재료로 누구나 식욕을 당기게 하는 진수성찬을 차려 국민이 쉽고 빠르게 이해하게 도와준다는 점에서 신문의 역할은 무척 고맙다.

정규교육 과정뿐만 아니라 방과후 프로그램이나 평생교육기관에서 신문활용교육(NIE)을 하는 곳이 많다. 신문은 통계의 개념과 활용 방법을 가르치는 점에서 가장 좋은 교재다. 앞으로도 통계와 신문이 과거를 되돌아보고 현재를 조망하며 미래를 예측하게 하는 나침반으로 남으면 좋겠다.

박재화 통계청 통계사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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