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부산-경남, 일본 車부품 공급기지로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2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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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산 “한일 간 밀크런 구축”… 도요타 등도 적극 검토 나서

동일본 대지진 영향으로 부산·경남이 일본 자동차부품 생산기지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닛산자동차가 부산지역 한 업체에서 윙보디 차량을 이용해 부품을 싣고 있다. 부산경남본부세관제공
동일본 대지진 영향으로 부산·경남이 일본 자동차부품 생산기지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닛산자동차가 부산지역 한 업체에서 윙보디 차량을 이용해 부품을 싣고 있다. 부산경남본부세관제공
동일본 대지진 여파로 부산·경남지역이 일본 자동차부품 생산기지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 자동차회사인 닛산은 한국산 부품 조달 확대를 위해 자체 물류시스템인 밀크런(트럭집하 시스템)을 한일 간에 구축하기로 지난해 결정했다. 따라서 지리적으로 가깝고 물류시스템이 잘 갖춰진 데다 산업인프라가 풍부한 부산지역이 매력적인 조달처로 거론되고 있다.

이를 위해 부산경남본부세관은 “한일 간 ‘자동차부품 전용 운반차량물류(밀크런)지원팀’을 구성하고 닛산자동차 부품 공급사인 협력업체의 한국 전환을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고 13일 밝혔다.

닛산은 부산과 시모노세키(下關)를 운항하는 부관페리를 이용해 자동차부품 전용 운반차량(윙보디 차량)을 먼저 들여온다. 이 차량은 부품 생산업체를 돌면서 수출 물품을 수집한 뒤 분류, 재포장 작업을 거쳐 윙보디 차량에 실어 일본으로 보내는 것. 윙보디 차량은 트레일러와 섀시가 일체형이다. 한일 간에는 국제복합운송협정이 체결되지 않아 엔진이 있는 차량 앞부분(헤드)은 국내 것으로 접속해 운행한다.

이럴 경우 자동차부품 컨테이너 싣기, 장치장 하역·보관, 입·출고 절차 등 물류 중간단계가 대폭 생략돼 물류시간이 단축되고 비용도 절감된다. 부품 생산공장에서 완성차 생산라인까지 걸리는 시간이 기존 30일에서 4일로 줄어든다.

세관은 2010년 닛산자동차 규슈(九州) 공장에서 부품협력업체의 한국 전환을 검토한다는 컨설팅 요청을 받았다. 그 후 차량 통관절차 등 각종 제도 개선을 거쳐 지난해 9월부터 주 1회 시험운송을 하고 4월부터는 본격 운영에 들어간다.

물류주관업체는 일본통운과 ㈜세방, C&S㈜다. 현재 부품 수출업체는 강원·경기지역이 3곳, 대구·경북지역 9곳, 부산·경남지역이 14곳으로 정해졌다.

이 물류방식이 본격 운영되면 연간 자동차부품 수출증대 810억 원과 함께 관련 산업 신규 고용창출이 예상된다.

앞으로 닛산자동차는 밀크런 물류 성과를 봐 가면서 한국산 자동차부품 공급을 연간 2700억 원 수준으로 늘려갈 계획이어서 지역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도요타 등 다른 일본 자동차회사도 이 같은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동훈 부산경남본부세관 통관지원1과장은 “부산항의 이점과 물류인프라를 잘 활용하면 자동차부품산업은 물론이고 반도체, 선박 등 다른 업종에도 동일한 물류방식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밀크런:


우유회사가 목장을 차례로 돌면서 우유를 수집했던 데서 유래한 물류시스템. 윙보디 차량을 카페리에 싣고 국내로 들여와 부품업체를 순회하며 부품을 실은 뒤 윙보디 차량을 그대로 일본으로 운송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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