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놀자!]신문 속 사진, 글보다 강한 임팩트… 찰나의 순간 상상력 키워보세요

  • Array
  • 입력 2012년 2월 9일 03시 00분


코멘트

■ 신문사진 보며 글쓰기 훈련

사진이 없다면 신문이 얼마나 답답할까요. 사진은 지면에 시원한 바람을 불어넣어주는 창문 역할을 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뉴스를 생생하게 전달하는 현장언어로서 기사 이상의 비중을 가집니다.

신문은 문자 중심의 정보매체라는 고정관념 때문에 사진의 중요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할 때가 있었습니다. 옛날 신문을 보면 대부분 글자만 나옵니다. 활자문화에 젖은 독자들의 보수성도 이런 요인으로 작용했지요.

지금은 다릅니다. 큰불이 났다고 생각해 보세요. 피해의 심각성이 기사만으로는 제대로 와 닿지 않습니다. 불이 활활 타오르는 사진 한 장이면 화재의 위험성을 독자가 바로 느낍니다. 이런 면에서 사진은 기사의 보조 역할만 하는 게 아니라 그 자체로 하나의 기사가 되는 셈이죠.

신문의 사진 중에서 어떤 게 여러분의 눈길을 끄나요. 사건 사고 현장을 단순히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감정과 느낌을 담은 사진이겠죠. 보도사진은 인간적 체취가 느껴지고 생동감이 있을 때, 더 큰 감동을 줍니다.

정치인 사진으로 알아볼까요. 정치인의 일상이라도 나름의 흥미와 변화를 담아내면 눈길을 끕니다. 근엄한 국회의사당에서 졸거나 하품하는 의원의 모습, 경쟁관계에 있는 정치인끼리 어색한 표정으로 맞부딪치는 장면을 순간적으로 포착한 사진. 흥미를 느끼게 한다는 점에서 이런 사진이 오히려 더 눈길을 끕니다. 오늘은 신문의 사진을 보면서 다양한 글쓰기 활동을 하기로 해요.

1. 캡션 달며 글쓰기

신문 잡지 책 속의 사진이나 삽화의 설명문을 캡션(Caption)이라고 합니다. 뚜렷한 메시지를 담은 사진에는 캡션이 필요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사진에 캡션을 다는 몇 가지 방법을 알아볼까요. 우선 캡션이 없는 사진을 한 장 골라 스크랩하고 한두 문장으로 표현해 보세요. 사진의 의미를 제대로 전달하려면 어떤 어휘를 사용할지 고민해야 합니다. 사진기자가 전하려는 메시지를 정확하게 짚어내는 게 중요하겠지요. 경제 상황을 알리는 사진이라면 경제 관련 어휘를 사용해야지, 정치 관련 어휘를 사용하면 헛다리 짚는 꼴이 됩니다.

다음으로 사진 아래 달린 한두 문장의 캡션을 네 문장 혹은 여섯 문장으로 늘리는 겁니다. 이렇게 쓰려면 사진을 꼼꼼하게 살펴 어떤 부분을 더 자세하게 묘사할지를 생각해야 합니다. 사진을 활용해 캡션을 달면 사물의 동작이나 내면까지 살필 수 있어 설명하는 글쓰기나 묘사하는 글쓰기에 도움이 됩니다.

2. 앞뒤 장면 상상해서 글쓰기

신문의 사진은 말 그대로 여러 상황에서 한 장면을 순간적으로 잡아낸 겁니다. 사진 속의 상황이 일어나기 전후에 많은 일이 있었다는 뜻인데요. 이런 면을 고려해 몇 가지 방법으로 글쓰기를 할 수 있습니다.

우선 신문에서 사진 하나를 골라 앞뒤 장면을 상상하면서 쓰는 겁니다. 예를 들어 빙판에서 미끄러지는 사람을 찍은 사진이 있다면 그 직전과 직후의 장면을 상상해 글쓰기를 하는 식입니다. 앞뒤 장면을 상상해 그림으로 묘사할 수도 있습니다. 전후 장면을 상상해 그림을 그리다 보면 이런 일이 일어난 배경이나 상황을 깊이 있게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사진을 고를 때는 기준이 있어야 합니다. 지나치게 혐오감을 주는 사진은 피하는 게 좋습니다. 많은 사진이 있는데 굳이 끔찍하고 불쾌한 장면을 고를 필요는 없습니다. 법과 규범에 어긋나는 사진도 곤란합니다. 인권침해 소지가 있는 사진도 피하는 게 좋습니다.

3. 원인과 결과를 분석하는 글쓰기

사건의 전체 맥락을 파악하지 않은 채 사진만 보고 믿는 경우가 흔합니다. 현실의 재현이라는 사진 자체의 특성 때문인데요. 그 속에 많은 일이 함축되어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이런 문제를 극복하려면 사진 속의 장면이 일어난 원인과 그에 따른 결과를 분석하는 글쓰기를 하면 됩니다.

예를 들어 백화점 앞에 사람들이 길에 줄 선 장면으로 원인과 결과를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사람들이 줄지어 서 있는 원인은 백화점이 세일을 시작했기 때문이고, 결과는 일찍부터 사람들이 장사진을 이뤘다는 식으로 정리하면 됩니다.

자신이 분석한 글에 자신이 없을 경우 사진과 관련된 기사를 찾아 읽고 정리하면 원인과 결과를 정확하게 알 수 있습니다. 이때 결과를 유발시킨 원인이 하나가 아니라 여러 가지가 될 수 있다는 점도 이해해야 합니다. 비판적 사고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될 겁니다.

4. 사진으로 스토리텔링하기

신문에는 감동을 주는 사진이 종종 실립니다. 백 마디 말보다 한 장의 사진이 독자의 마음을 울릴 수 있습니다. 이런 사진으로 이야기를 꾸미면 어떨까요.

우선 이야기나 메시지를 담은 사진을 골라야 합니다. 해묵은 앨범에서 볼 수 있는 밋밋한 기념사진은 어울리지 않겠지요. 주민등록증에서 볼 수 있는 무표정한 인물사진도 피하는 게 좋겠습니다. 사진을 고른 뒤에는 이야기를 전할 대상을 정하고, 줄거리를 만들면 됩니다.

다른 방법의 스토리텔링도 가능합니다. 같은 사진을 두고 친구들과 함께 이야기를 만드는 겁니다. 누군가가 먼저 사진을 활용해 이야기의 첫 부분을 만들고 다른 친구가 이어가는 것도 재미있겠죠.

권영부 서울 동북고 교사 NIE한국위원회 부위원장
권영부 서울 동북고 교사 NIE한국위원회 부위원장
같은 사진으로 전혀 다른 이야기를 만들어 볼 수도 있습니다. 하나의 사진을 보고 한 친구는 긍정적인, 다른 친구는 부정적인 이야기를 만드는 거죠. 예컨대 화재 장면을 두고 피해를 본 사람이 다시 일어날 수 있다는 희망에 찬 이야기도 가능하고, 부주의해서 화재가 일어났으니 어쩔 수 없다는 이야기도 가능합니다. 사진을 바꾸고 역할을 바꾸면서 친구들과 이야기를 하면 표현력이 더 늘어납니다.

권영부 서울 동북고 교사 NIE한국위원회 부위원장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