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우리학교 공부스타]서울 용화여고 1학년 송경아 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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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2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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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의 벽’깨달으니 정신이 번쩍… “무조건 책상 앞에 앉아 놀기로 결심했죠”

서울 용화여고 1학년 송경아 양은 고1 1학기 중간고사 때 ‘현실의 벽’을 실감한 뒤 수업을 듣는 자세를 바꾸고 책상 앞에 않아있는 시간을 늘리는 등 꾸준히 노력했다. 그 결과 고1 2학기 종합등수(전교 158등)가 1학기보다 200등이 넘게 올랐다.
서울 용화여고 1학년 송경아 양은 고1 1학기 중간고사 때 ‘현실의 벽’을 실감한 뒤 수업을 듣는 자세를 바꾸고 책상 앞에 않아있는 시간을 늘리는 등 꾸준히 노력했다. 그 결과 고1 2학기 종합등수(전교 158등)가 1학기보다 200등이 넘게 올랐다.
서울 용화여고 1학년 송경아 양(17)은 낯을 가리는 성격에 처음 만나는 사람과는 수줍게 대화를 나눈다. 하지만 아이돌그룹 샤이니의 ‘태민’ 오빠에 대해 이야기할 때면 금세 수다스러워진다. 작고 귀여운 외모이지만 평소 공포영화를 즐겨 보는 소녀이기도 하다.

꿈도 많다. 어릴 적에는 예쁘고 착한 간호사가 되고 싶었고 초등학생 때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같은 똑똑한 외교관을 꿈꿨다. 하지만 정작 공부에는 큰 관심과 욕심이 없었다.

“중학생 때 시험을 치르다 OMR 카드에 답을 잘못 표시했는데 귀찮은 마음에 답안지를 바꾸지 않은 적도 있어요. 시험점수가 나와도 ‘이 정도면 중간은 하겠지’라고 생각하며 스스로 만족했어요.”

고등학교에 진학한 송 양은 달라진 주위 친구들의 모습에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수업시간에 잠시 멍하니 있다 주변을 돌아보면 친구들은 대부분 필기에 열중하고 있었다. 수업이 끝난 뒤에도 일부 친구는 교과서와 필기노트를 들고 선생님에게 달려가 질문을 했다. 야간 자율학습을 빠지는 친구도 거의 없었다. 송 양은 문득 ‘나는 이 정도 공부해도 괜찮을까’란 생각에 불안하고 초조해졌다.

○ 의자에 앉는 자세만 바꿨을 뿐인데…


고1 1학기 중간고사는 마음가짐을 바꾸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고등학교 첫 성적표를 받아든 송 양. 결과는 8과목 평균 65.9점. 전교 528명 중 350등 안팎으로 중간에도 못 미치는 결과였다. 충격이었다.

담임선생님과의 상담은 현실의 높은 벽을 실감하는 계기가 됐다. 목표를 묻는 담임선생님의 질문에 송 양은 머뭇거리다 “중앙대 언론정보학과”라고 답했다. 선생님은 2011학년도 수능 배치표를 펼쳐놓고 원하는 학과에 합격하기 위한 점수와 내신 성적을 알려주신 뒤 송 양의 현재 위치가 기준에 많이 뒤처져 있음을 설명했다.

“내 학업실력이 어떤 수준인지 눈에 확 들어오더라고요. ‘아, 지금처럼 공부해서는 아무 것도 이룰 수 없겠구나’ 생각했죠. 친구들이 고등학생이 된 뒤 달라진 것처럼 나도 한번 부딪쳐 열심히 공부해보기로 결심했어요.”

수업을 듣는 자세부터 바꿨다. 책상에 엎드리거나 턱을 괴지 않고 허리를 꼿꼿이 편 채 의자에 앉아 선생님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집중했다. 자세만 바꾸었을 뿐인데 놀랍게도 수업을 듣다 조는 횟수가 확 줄었다.

책상 앞에 앉아있는 시간을 늘렸다. 비록 딴짓을 하는 일이 있어도 책상 앞에 앉아 놀자고 생각했다. 친구들과 어울린다는 마음으로 야간 자율학습에는 절대 빠지지 않았다. 자연스레 교과서를 읽는 시간이 늘었고 하루 동안 푸는 문제 수가 많아졌다.

성적은 단번에 오르지 않았다. 고1 1학기 기말고사 성적은 8과목 평균 65.1점으로 중간고사보다 외려 더 떨어졌다. 하지만 송 양은 좌절하지 않았다. 당장 눈앞의 성적에 크게 스트레스 받지 않았다. 그 대신 마음을 다잡았다. ‘기본이 탄탄하지 않으니 당연한 결과’라고 인정했다.

○ 이제 방송기자를 꿈꾸다

송 양은 고등학교 첫 여름방학을 모자란 기본기를 다질 기회로 삼았다. 수학은 첫 단원부터 다시 공부하며 기본개념을 확실히 익혔다. 하루에 20문제씩 꼬박꼬박 풀었다.

취약과목인 국어 실력을 쌓기 위해 문학·비문학 작품을 반복해 읽었다. 어려운 어휘나 고어(古語)는 따로 노트를 마련해 정리해뒀다.

특히 영어는 팝송을 듣거나 미국드라마를 보며 공부했다. 노래나 영어대사에서 잘 들리지 않는 단어가 나오면 영어사전을 찾아보며 정확한 뜻과 사용법을 익혔다.

드디어 결전의 날, 고1 2학기 중간고사. 난생처음으로 시험을 치를 때 긴장감이 느껴졌다. 자칫 OMR 카드에 답을 잘못 적기라도 하면 시험감독 선생님에게 몇 번이고 카드를 바꿔달라고 요청했다.

결과는 놀라울 만큼 향상됐다. 8과목 평균 73.9점. 1학기에 비해 무려 10점 가까이 오른 점수였다. 전교 석차도 528명 중 208등으로 무려 150등 가까이 ‘점프’했다.

엄청난 성적향상에 안주하지 않고 꾸준히 노력했다. 그 결과 고1 2학기 기말고사에서는 8과목 평균 84.1점으로 처음 80점대에 진입했다. 고1 2학기 종합등수는 전교 528명 중 158등. 1학기 종합등수(전교 377등)보다 200등이 넘게 올랐다.

송 양의 노력과 도전은 ‘현재진행형’이다. 그는 지금 방송기자를 꿈꾼다. TV 뉴스에서 당당한 모습으로 뉴스를 전하는 방송기자들의 모습이 자유롭고 멋있게 느껴졌단다. 겨울방학에는 기자와 관련된 책을 10권 가까이 읽었다.

“노력을 쏟아 부으니 공부와 성적에 욕심이 생기더라고요. 고교 2학년 때는 전 과목에서 1등급을 받고 전교 10등 안에 드는 게 목표예요. 지금처럼 열심히 또 즐겁게 공부하다보면 방송기자의 꿈을 이룰 수 있겠죠(웃음)?”

이승태 기자 stlee@donga.com  

※‘우리학교 공부스타’의 주인공을 찾습니다. 중하위권에 머물다가 자신만의 학습 노하우를 통해 상위권으로 도약한 학생들을 추천해 주십시오. 연락처 동아일보 교육법인 ㈜동아이지에듀. 02-362-5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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