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우리학교 공부스타]경기 화성시 삼괴중 1학년 이하늘 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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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2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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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시험에서 1등 할거야!” 남다른 승부욕으로 호언장담 실현하다

《2010년 7월 강원 평창군 용평리조트에서는 ‘제5회 해동검도 세계대회’가 한창이었다. 당시 초등 6학년이던 이하늘 군(13·경기 삼괴중 1학년·사진)은 이 대회 ‘종이 베기’ 부문에 참가해 결승에 진출했다.


종이 베기란 밑에서부터 위 방향으로 1부터 10까지의 숫자가 적힌 점수표 종이 3장을 일렬로 붙여놓은 뒤 한 장씩 가로방향으로 베어서 점수표별로 잘린 부분에 해당하는 점수를 합산해 승부를 가리는 방식.

즉, 점수표 상단에 있는 점수 10에 가까운 부분을 베어낼수록 높은 점수가 나온다. ‘이기고 싶다!’ 결승에 올라간 이 군의 머릿속에는 오로지 이 생각뿐이었다. 숨을 크게 몰아쉰 다음 검과 점수표 사이의 거리를 가늠했다.

그리고는 주저 없이 세 번 연속 칼을 휘둘렀다. 결과는 총점 27점. 결선에 오른 4명 중 가장 높았다. 대회 우승을 차지한 이 군은 ‘해냈다’는 쾌감에 온몸이 짜릿해짐을 느꼈다.》
하지만 문제가 있었다. 공부에서는 이런 강렬한 ‘승리욕’이 발휘되지 못했으니…. 초등학생 시절 그는 공부에 큰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수업을 마치면 친구들과 어울려 ‘메이플스토리’ 같은 온라인 게임을 하는 게 일과였다.

시험이 코앞으로 다가와서야 ‘벼락치기’ 공부를 했다. 그래도 성적이 반에서 10등 밑으로 떨어지지는 않았다. ‘이 정도면 나쁘지 않지!’ 자신의 성적이 만족스러웠다.

○ 공부에 승리욕이 생기다

중학생이 되자 벼락치기는 통하지 않았다. 중학교 진학 후 처음 본 중1 1학기 중간고사 성적은 8과목 평균 74.9점. 특히 어떤 과목보다 자신 있던 수학에서도 70점대의 점수를 받았다.

이 군은 충격을 받았고 또 자신에게 실망스러웠다.

“당연히 80점은 넘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초등학교 마지막 시험인 6학년 2학기 기말고사에서는 전 과목에서 단 두 개만 틀렸던지라 어느 때보다 자신감이 충만했거든요. 너무 안일했던 거죠. 중학교 시험에서는 단지 교과서를 몇 번 읽은 것만으론 풀 수 없는 어려운 문제가 많이 나오더라고요.”

난생처음 공부에 승리욕이 생겼다. ‘이기고 싶다! 잘하고 싶다! 친구들과 선생님에게 인정받고 싶다!’ 결심한 이 군은 교실 앞으로 나가 친구들을 향해 소리쳤다. “나 다음번 시험에서는 반에서 1등 할거다!”

호언장담했지만 막상 무엇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도무지 감이 잡히질 않았다. 몸으로 부딪치며 ‘정도(正道)’를 가기로 결심했다.

자는 시간을 줄이며 하루 공부하는 시간을 늘렸다. 오전 6시에 일어나 평소보다 1시간 정도 일찍 등교했으며 수업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서는 TV 시청과 PC게임을 가급적 자제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하루에 3시간, 일주일에 총 21시간가량 혼자서 공부하는 시간을 확보했다.

중1 1학기 기말고사는 시험 한 달 전부터 준비에 돌입했다. 우선 공부를 잘하는 반 친구의 도움을 받아 과목별로 문제집을 1권씩 샀다. 교과서를 한 번 읽은 뒤, 문제를 풀며 스스로 얼마나 내용을 이해하고 있는지 점검했다.

중1 1학기 기말고사 성적은 평균 79.3점으로 소폭 상승.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 호언장담을 실현하다

중학교 첫 여름방학을 앞두고 이 군은 ‘혼자 공부하는 것으로는 성적을 확실히 올리기에 한계가 있다’고 생각했다.

가장 큰 문제는 중1 1학기 종합점수가 80점에 못 미쳤던 도덕(72.7점)과 수학(79.6점). 도덕은 교과서를 충실히 읽었지만 내신 문제 유형에 적응하는 데 애를 먹었고 수학은 혼자 공부하기에는 개념이 너무 어려웠다.

이 군은 반 1등 친구가 다니는 학원에 등록하고 이를 ‘자기주도 학습을 위한 수단’으로 삼기로 했다. 학원에서 주는 풍부한 자료를 내신 문제 유형에 적응하는 데 활용했다. 특히 수학의 경우 학원을 ‘24시간 내내 질문할 수 있는 곳’으로 활용했다.

“학원에 다니기 위해 초등 3학년 때부터 해오던 검도까지 눈물을 머금고 포기했어요. 그만큼 공부를 잘하고 싶은 마음이 강했죠.”

혼자 공부하는 방법도 ‘업그레이드’했다. 과목당 문제집 수를 두 권으로 늘렸다. 수학은 문제집과 해설집을 분리해 어려운 문제가 나와도 혼자 힘으로 해결하려 노력했다.

공부 계획도 세우기 시작했다. 하루에 공부할 분량을 정하고 목표를 달성하기 전까진 책상에서 떨어지지 않았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중1 2학기 중간고사에서 8과목 평균 88.6점으로 수개월 만에 10점 가까이 급상승하더니 기말고사에서는 8과목 평균 93.6점으로 처음으로 90점을 넘어서면서 반 1등을 차지했다.

친구들 앞에서, 그리고 스스로에게 소리쳤던 약속을 지켜내는 순간이었다.

“수학이 재미있어요. 수학교수나 회계사가 되고 싶어요. 하지만 당장의 목표는 기본실력을 확실히 쌓은 뒤 진정한 ‘공부 홀로서기’를 하는 거예요. 앞으로 중학 2, 3학년을 지나 고등학생이 될 때까지는 아무리 어려운 내용이 나와도 절대 쓰러지지 않을 ‘공부 내공’을 쌓을 거예요.”

화성=이승태 기자 stlee@donga.com  
유수진 인턴기자 sjyou@donga.com  

※‘우리학교 공부스타’의 주인공을 찾습니다. 중하위권에 머물다가 자신만의 학습 노하우를 통해 상위권으로 도약한 학생들을 추천해 주십시오. 연락처 동아일보 교육법인 ㈜동아이지에듀 02-362-5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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