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HD어린이에겐 칭찬이 최고 치료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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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2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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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습부진 원인 20%가 정서-행동장애… 교실-가정 지도 이렇게

최근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증세를 보이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 ADHD를 가진 학생들은 주의집중력이 떨어져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학습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동아일보DB
최근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증세를 보이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 ADHD를 가진 학생들은 주의집중력이 떨어져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학습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동아일보DB
서울 강남의 한 초등학교 A 교사(30). 올해로 교단생활 8년째라 경험이 풍부하지만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고 공부를 방해하는 아이들을 다루기가 힘들다.

그는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지도하기 힘든 아이가 반마다 2, 3명씩은 있다. 심한 경우 수업시간에 제멋대로 교실을 돌아다니는 등 통제하기가 버겁다”고 말했다. 학습장애아들에 대한 하소연이다.

이 교사는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고 유난히 충동적으로 행동하는 아이가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를 갖고 있을 개연성이 크다는 점을 안다. 하지만 이런 아이들을 어떻게 지도해야 할지 막막하다.

그는 “자녀에게 학습장애가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 학부모가 많아 학교에서의 지도는 더 어려울 수밖에 없다”고 털어놓았다.

○ 기대치 낮추고 긍정적으로 접근해야

교육과학기술부가 최근 초등학교와 중학교 1045곳을 대상으로 학습부진 원인을 조사했더니 정서·행동장애가 20% 가까이 됐다. 이 중에서 ADHD의 비중이 가장 컸다.

학습장애 전문가인 박형배 하이퍼포먼스브레인연구소장은 ADHD를 가진 아이를 대할 때는 다른 학생과 다르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특징을 파악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ADHD 아동은 △흥분하기 쉽고 감정의 기복이 크다 △행동이 크고 반응이 지나치게 빠르다 △집중을 유지하는 시간이 짧다 △충동적이고 행동의 결과를 생각하지 않는다 △사회성이 부족하다 등의 특징을 보인다.

이런 아이를 지도하려면 학교와 가정에서는 기대치를 낮추고 긍정적인 방향에서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다. 수업시간에 자리에서 자주 벗어나는 아이라면 자리에 앉으라고 계속 지시하기보다는 앉아서 퍼즐을 풀면 상을 주겠다는 말이 훨씬 효과적이다.

과제를 줄 땐 기대치를 낮춰야 한다. 아이가 1시간에 10회 정도 자리를 벗어난다면 이보다 적게 자리를 벗어나기만 해도 사탕을 주겠다고 하는 식이다. 작은 데서 시작해 기준을 점차 높여 가면 된다. 교실에서는 위 표의 구체적인 방법을 써 볼 수 있다.

가정에서 부모는 집에서 자녀가 순종적인 행동을 할 때 자주 칭찬하는 게 좋다. 하루 15∼20분 자유롭게 노는 시간을 정하고 아이의 놀이에서 마음에 드는 점과 순종적인 행동에 대해 “훌륭하구나”와 같은 말로 칭찬하면 행동을 조금씩 개선할 수 있다.

○ 신경생리학적 치료가 필요

하지만 학습장애는 행동의 지도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기본적으로는 학생의 의지, 학부모의 지원과는 무관한 신경생리학적 문제이기 때문이다.

박 소장은 “뇌 전두엽의 실행기능에서 문제가 발생하는 ADHD는 심한 경우 약물치료가 가장 효과적인 의학적 치료법”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학습장애 요인인 난독증과 얼렌증후군도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난독증은 지능과 시력, 청력이 정상인데도 언어와 관련된 신경학적 정보를 처리하는 과정에 문제가 있어 글을 읽고 이해하는 데 장애를 겪는 증상이다. 읽고 쓰기를 매우 싫어하거나 어휘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 문장 및 문단 단위의 글쓰기를 어려워하는 경우다. 얼렌증후군은 시신경 세포에 이상이 생겨 눈으로 책을 보는 일 자체가 어려운 질환이다.

박 소장은 “15%에 이르던 학습부진 학생을 난독증 관련 전문교육으로 없앤 경기 화성시 활초초등학교처럼 전문가의 진단과 처방 역시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학교는 특수 처리한 음향을 특수 헤드폰으로 듣고 이와 관련한 장면을 머릿속에 떠올린 뒤 말로 설명하는 연습을 정기적으로 하게 해 시력과 청력, 인지력을 동시에 향상시켰다.

자료·도움말=박형배 하이퍼포먼스브레인연구소 소장(정신과 전문의)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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