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출퇴근용 지정좌석버스 내년 상반기 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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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2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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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정안 이달 말 공포 예정

만원 광역버스를 대체할 출퇴근용 지정좌석버스가 이르면 내년 상반기에 등장한다. 고속도로에서도 서서 가야 했던 승객들의 불편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경기지역에서 서울로 향하는 광역버스는 사진처럼 출퇴근 때마다 승객으로 가득 차 있다. 동아일보DB
만원 광역버스를 대체할 출퇴근용 지정좌석버스가 이르면 내년 상반기에 등장한다. 고속도로에서도 서서 가야 했던 승객들의 불편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경기지역에서 서울로 향하는 광역버스는 사진처럼 출퇴근 때마다 승객으로 가득 차 있다. 동아일보DB
찌는 듯한 무더위 속에 ‘만원버스’를 타고 출퇴근하는 것 같은 고역도 없다. 겨울에도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다. 두꺼운 외투를 입고 ‘콩나물시루’ 같은 버스의 히터 열기에 시달리다 보면 건강한 사람조차 멀미를 하기 일쑤다. 이는 경기와 인천 등지에서 서울을 오가는 대부분의 광역버스에서 매일 되풀이되는 모습이다. 그러나 앞으로 이런 불편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고속버스처럼 미리 승차권을 구입해 정해진 자리에 앉아가는 출퇴근용 버스가 이르면 내년 상반기 중 선보이기 때문이다.

○ 정기권 구입해 앉아서 간다


18일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이른바 ‘지정좌석제’ 버스 운행이 가능하도록 한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 개정안이 이달 말 국무회의를 거쳐 공포될 예정이다. 앞서 국토부는 올 8월 개정안을 입법예고했으며 현재 법제처 심사가 진행 중이다. 개정안에는 출퇴근시간, 심야 등 특정시간대에 회원제 또는 정기 승차권을 구매한 승객을 운송할 수 있도록 한정면허 대상을 확대했다. 기존의 한정면허는 오지 등 노선버스 운행이 어려운 지역에서만 가능했다.

새로운 법령이 시행되면 출퇴근시간대에 제한된 승객에게 자리가 지정된 1년 또는 1개월 단위 정액승차권을 판매하는 지정좌석제 버스가 운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지난해 10월 한 벤처기업이 같은 방식의 ‘e버스’ 사업을 시작했다. 인터넷을 통해 회원을 모집한 뒤 특정지역에 적정 인원이 모이면 전세버스를 운행하는 방식이다. 당시 용인에서 서울 강남으로 출퇴근한 경우 승객 1인당 한 달에 9만9000원의 요금을 냈다. 그러나 승객을 빼앗긴 기존 버스업체들의 민원이 접수되자 국토부는 e버스를 불법으로 규정지었고 결국 올 1월 운행이 중단됐다.

그러나 고양 성남 용인 화성 남양주 등 경기지역은 물론 인천에서도 “요금을 더 내도 편하게 버스를 이용하고 싶다”는 주민들의 민원이 빗발쳤다. 국토부는 새로운 운송 수요와 승객의 다양한 요구에 신축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지정좌석제 버스 운행을 위한 법령 개정에 나섰다. 국토부 관계자는 “개정안은 공포와 동시에 바로 시행되지만 각 시도에서 조례 개정 등 거쳐야 할 절차가 많아 실제 운행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 풀어야 할 문제도 많아


수도권 지방자치단체나 출퇴근 시민은 지정좌석제 버스에 대해 소비자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요금이 크게 오를 수 있고 기존 버스업체가 손님 감소 때문에 반발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수익성이 떨어지면 버스업체가 다른 노선 운행까지 줄이는 등의 악영향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문제다.

지자체들은 개정안 공포 뒤 국토부의 지침이 결정되면 이런 상황을 반영해 조례 개정안 및 구체적인 시행계획을 마련할 방침이다. 지자체들은 기존 버스업체가 직접 지정좌석제 버스를 운행하거나 새로운 업체와 연계하는 방식으로 참여할 경우 수익 보전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예약시스템 구축 등의 준비가 필요해 내년 초는 지나야 실제 운행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경기도 관계자는 “기존 운송질서가 무너지지 않는 선에서 시행돼야 한다”면서도 “수요가 있기 때문에 도입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 관계자도 “자가용 이용자를 대중교통으로 흡수한다는 점에서 기본적으로 환영한다”며 “그 대신 손실 보전 등은 어렵기 때문에 요금제는 수요와 거리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영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  
김재홍 기자 no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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