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교 내신 절대평가]“대학들 내신반영 줄여 특목-자율高만 유리”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2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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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위권 고교진학 사교육 기승”… 일부 “전처럼 부풀리기 힘들것”
교사 재량 커져 신뢰확보 관건

교육계에서는 절대평가 도입으로 대학이 변별력이 약한 내신의 반영비율을 줄일 것이라고 우려한다. 이는 대학별 고사의 강화를 의미해 특목고나 자율형사립고만 유리해진다는 지적도 있다.

이홍동 경기도교육청 대변인은 “일부 대학은 절대평가를 악용해 특정 학교 학생의 선발을 선호하는 경향이 커질 수 있다. 자율고나 특목고로의 쏠림 현상이 일어나 중학교 때부터 사교육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사)좋은교사운동도 “내신 무력화 현상이 가속화되면 빈자리를 수능과 논술, 대학별 고사가 더 공고히 차지할 것이다”라며 “고교 교육과정은 수능 과목 중심으로 더 단순화되고, 상위권 고교에 진학하기 위한 입시 경쟁과 사교육이 늘어날 것이다”라고 말했다.

서울의 A대 입학처장은 “학생을 대학에 보내야 하는 고교 입장에선 내신을 잘 주려 애쓸 것이 뻔해 내신은 의미가 없어질 것이다. 수능도 변별력이 떨어진 상황이라 대학은 면접이나 논술을 강화하는 등 나름의 대책을 찾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과거와 같은 무분별한 내신 부풀리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본다. 서울 강남구의 B 자율고 교사는 “상대평가에서 특목고나 자율고가 받던 내신의 불리함이 해소될 것 같지만 90점 이상을 받는 학생에게 다 A를 줄 수도 없는 노릇이다. 표준편차가 높으면 대학이 내신을 부풀리기 했다고 평가해 오히려 제 발등을 찍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상위권 대학은 성취수준을 그대로 적용하지 않고 표준편차와 과목평균을 이용해 내신을 반영할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박권우 서울 이화여대사범대부속고 교사는 “상위권 대학은 내신을 의미 있게 보기 위해 연세대나 고려대처럼 표준화점수를 적용할 가능성이 크다”며 “문제를 쉽게 내는 학교는 오히려 불리하다”고 말했다. 표준화점수는 원점수에서 과목평균을 뺀 뒤 표준편차로 나누는데, 문제를 쉽게 내면 표준편차와 평균이 높아져 표준화점수가 작아진다.

성취평가제 도입을 반기는 쪽은 부작용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최미숙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모임 상임대표는 “친구의 불행이 내 행복이 될 수도 있는 내신 체제는 경쟁을 부추기므로 절대평가를 찬성한다”며 “교사 스스로 소신과 원칙을 갖고 평가해 신뢰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도 “성취평가제는 성적 경쟁을 지양하고 학생들의 진정한 성취수준을 평가하기 위한 바람직한 방향이다. 내신의 객관성 확보가 제도의 성패를 가르는 만큼 내신관리를 엄정히 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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