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교 내신 절대평가]물수능 이어 ‘맹탕 변별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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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2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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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에 수십명도 ‘A’부여 가능

2014학년도부터 고교 내신에 절대평가가 도입된다. 일각에서는 내신 변별력이 약해져 대학별 고사가 강화될 것을 우려한다. 동아일보DB
2014학년도부터 고교 내신에 절대평가가 도입된다. 일각에서는 내신 변별력이 약해져 대학별 고사가 강화될 것을 우려한다. 동아일보DB
중고교 내신에 6단계 절대평가를 도입하면 이론상으로는 특정 과목에서 대부분의 학생이 A를 받을 수 있다. 아무리 잘해도 상위 4%까지 1등급, 11%까지 2등급 등 백분위 등급에 따라 상대평가를 하는 지금과는 전혀 다르다.

정부가 제시한 교과목별 성취 및 평가 기준에 따라 교사가 성적을 매기자는 취지다. 이런 방식에 성취평가제라는 이름을 붙였지만 성적 부풀리기가 일반화되면 내신의 신뢰도가 떨어진다는 우려가 나온다.

○ 성취 수준에 따른 6등급 절대평가


학생들의 성취 수준은 지식 이해 응용력을 기준으로 정의하거나 성취율(점수)로 나타낼 수 있다.

예를 들어 교과 내용을 잘 이해하면서 90% 이상의 성취율을 보인 학생은 A를 받는다. 이해도와 성취율이 절반에 못 미치면 대학처럼 F가 나올 수 있다. 구체적인 성취 및 평가 기준은 내년 6월까지 개발하기로 했다.

평가 기준은 과목별로 달라진다. 2014학년도부터 고교에 도입하는 새 교육과정은 한국사 외의 모든 교육 과정을 선택과목으로 정했다. 보통교과(국어 영어 수학 사회 과학 예술 체육)는 수준에 따라 기본, 일반, 심화 과목으로 나뉜다.

이에 따라 영어 수학의 기본과목과 교양교과는 합격(P·Pass) 또는 낙제(F)의 2단계로 평가한다. 체육 예술의 일반과목은 4단계(A B C F)로, 나머지 과목은 모두 6단계로 구분한다.

F등급을 어떻게 줄지는 이번에 확정하지 않았다. 시안에서는 F를 받으면 계절학기나 방과후 수강, 다른 학교 교과목 수강, 특별과제나 시험을 통해 재이수(1회로 제한)해야 졸업하도록 했었다.

설동근 교육과학기술부 제1차관은 “F등급을 받은 학생을 보충지도 하려면 교원이 늘어나야 하므로 시범운영을 거쳐 도입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또 교과부는 2013학년도부터 중고교에서 서술형 평가의 비중을 20∼40% 이상으로 늘리도록 시도교육청에 권장하기로 했다. 수행평가도 확대할 방침이다.

○ 내신 부풀리기 우려 해소될까


새 방식에서는 학력 인플레가 심화될 수 있다. 지금까지 학급에서 10등 정도인 중상위권 학생도 90점 이상이면 A를 받을 수 있다. 특히 시험을 쉽게 내면 이 같은 사례는 더 늘어난다. 중상위권이 지금보다 훨씬 늘어날 수 있다는 뜻이다.

교과부는 선택과목의 비중을 늘리고 창의 인성교육을 강조하는 2009 개정 교육과정이 제자리를 잡으려면 현행 평가방식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12명 이하가 선택한 과목은 1등급이 나오지 않으므로 학생이 적성과 소질에 맞게 과목을 고르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때문에 ‘과거로의 회귀’라는 지적이 있어도 절대평가로의 전환은 필수적이라고 설명한다.

대신 교과부는 내신 변별력이 떨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한 여러 방안을 제시했다. 우선 성취도와 함께 원점수, 과목평균, 표준편차를 적게 했다. 평가의 수준과 점수 분포에 대한 정보를 공개해 학교가 성적을 너무 잘 준 건 아닌지를 알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또 ‘초중등학교 정보공시 양식 및 지침서’를 개정해 교과목별 성취율, 성취도별 성적분포 현황을 학교알리미에 공개하기로 했다. 시도교육청이 학사관리 실태를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문제가 되는 학교에는 주의, 경고 등 행정조치를 하거나 포상이나 재정 지원, 연구학교 지정에 불이익을 줄 방침이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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