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화물기 조종사 안전벨트 맨채 추락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0월 30일 17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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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28일 제주도 인근 해상에서 추락한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들의 시신은 안전벨트가 채워진 상태에서 발견돼 사고 당시의 급박함을 보여줬다.

국토해양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문길주 사무국장은 30일 오후 제주 외항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시신은 조종석에서 눌린 상태로 발견됐지만 옷도 그대로였고 안전벨트도 채워진 상태였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조종석 발견과 사고원인조사와는 특별한 관계가 없다"며 "수색은 내일 잠정중단하지만 사고원인 조사는 계속한다"고 말했다.

사고기의 조종석은 지난 29일 오전 11시 경 제주 차귀도 서쪽 약 104km 해상에서 아시아나항공이 고용한 민간 구난업체에 의해 인양돼 이날 오전 제주항으로 들어왔다.

다음은 문 사무국장과의 일문일답.

-사고기 조종석 발견 경위는.
▲추락한 아시아나 화물기의 잔해는 폭 1.5㎞, 길이 3.3㎞에 이를 만큼 굉장히 널리 분포돼 있다. 사고 직후부터 사이드 스캔 소나를 이용, 사고기 잔해의 위치와 크기를 좌표로 표시한 뒤 특수제작한 80m짜리 저인망 그물을 배 후미에 달고 바닥을 훑은 뒤 걷어 올리는 방식을 이용한다. 동체 잔해와 블랙박스 수색작업을 하던 민간업체 KT서브마린으로부터 어제 오후 4시쯤 인양한 잔해가 조종석이 붙어 있는 동체 부분이라는 연락을 받았다. KT서브마린은 작업에 투입된 지 한 달 정도 됐다.

-발견 당시 조종석 상태는.
▲조종석이 발견된 지점은 수심이 80~90m 정도 되고 바닥은 뻘, 모래, 단단한 지역이 섞여 있다. 크레인을 통해 바지선 위에 얹혀진 잔해는 한눈에 봐도 조종석이었다. 해상에 추락할 경우 바위에 떨어지는 것 이상의 큰 충격을 받기 때문에 많이 파손됐지만 어느 정도 모양은 갖춰져 있었다. 그 상태에서는 유해가 있는지를 확인할 수가 없어 제주항으로 왔고, 오늘 오전 11시30분쯤 검찰 지휘 하에 제주해경이 시신을 확인, 수습했다.

-시신은 어떤 모습이었나.
▲조종석에서 눌린 상태로 발견됐지만 옷도 그대로였고 안전벨트도 채워진 상태였다. 기장과 부기장의 소지품도 나왔다.

-원래 내일까지만 수색할 예정이었나.
▲동절기에는 파도가 높고 바람도 세기 때문에 작업할 수 있는 환경이 안된다. 수색은 내일 잠깐 중단했다가 내년 3월이나 4월경 전문가 의견을 듣고 기술진과 협의를 거쳐 다시 재개할 예정이다.

-블랙박스의 행방은.
▲블랙박스는 다른 부속품에 비해 화재에 약하기 때문에 위치추적 음파신호는 처음부터 나오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훼손되지 않았더라도 신호는 30일밖에 지속되지 않는다. 크기가 작은 만큼 인양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

-조종석 발견이 사고원인 조사에 주는 의미는.
▲조종석 발견과 사고원인 조사와는 특별한 관계가 없다. 지금까지 수거한 잔해는 전체의 20% 정도다. 이를 서울이나 인천으로 옮겨 부위를 일일이 확인한 뒤 조사에 필요한 부분을 가려낸다. 발화가 어디서 어떻게 시작됐고 퍼졌는지 등 조사는 미국은 물론 국과수 화재감식, 폭발 전문가와 함께 지금도 하고 있다. 사고 조사는 비행기록장치 등을 모두 종합해 결론을 내는 것이다. 현재는 불이 났고 조종을 못하는 상태에서 추락했다는 정도 밖에 말할 수 없다. 지난 1999년 영국에서 일어난 비행기사고의 경우 사고원인을 밝혀내는 데 3년7개월이 걸렸다. 이번엔 더 오래 걸릴 수도 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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