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놀자!/나의 NIE]정대필 한국언론진흥재단 미디어정보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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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0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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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 읽는 딸 NGO-반크에 부쩍 관심 보여

딸아이는 어려서부터 책읽기를 좋아했다. 생일선물로 항상 책을 선택할 정도였다. 책이 귀하던 시절, 학급문고를 다 읽고도 책읽기에 목말라했던 나 자신을 보는 것 같아 기특했다. 칭찬할 일이 생길 때마다 책을 사줬다.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면서 거실에 TV를 없애고 한쪽 면을 책장으로 채웠다. 책 읽는 환경을 제대로 만들어주기 위해서였다. 중학생이 된 후로는 전처럼 책을 읽을 시간이 많지 않지만 공부를 하다 지치면 책을 빼들곤 한다. 아이에게 책읽기는 취미이고 휴식이다.

요즘은 시사 잡지와 신문 읽기에도 관심을 보인다. 신문에서 좋은 글을 발견하면 항상 스크랩해서 읽게 한다. 신문 읽기를 통해 딸아이가 경험하는 세계가 넓고 다양해졌다. 굶주린 아프리카 소말리아 어린이들의 사진 한 장이 아이의 마음에 NGO의 꿈을 심어줬다. 일본이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주장한다는 기사는 아이가 사이버 외교사절단 ‘반크’ 활동을 시작하는 계기가 됐다.

마침 내가 일하는 곳에서 9월에 NIE 강사 교육이 개설됐다. 아이들의 교육에 좋고, 회사 차원의 재능기부에 동참할 수 있다는 생각에 참여했다. 사실 내게 신문은 일과 생활의 중요한 축이다. 미디어산업과 언론비평을 다루는 언론전문지 ‘신문과 방송’을 기획하고 편집하는 일을 10년 가까이 하는 중이다. 올해부터는 학교에 e-NIE를 보급하는 일도 맡았다.

하루 일과도 신문으로 시작한다. 조간신문은 제목 위주로 전체적으로 훑어보고 주요 기사와 칼럼을 읽는다. 출근 버스에서는 스마트폰 앱으로 서너 개 신문의 관심 뉴스와 미디어 관련 기사를 본다. 직장에서는 전자신문과 경제신문 등 전문지와 인터넷 포털을 통해 미디어산업 동향이나 정보기술(IT) 트렌드를 따라잡는다.

신문에 관해서는 전문가 축에 든다고 할 만하다. 그런데 NIE 강사 교육을 받으며 신문의 새로운 면을 보게 됐다. 1면기사 비교하기, 기사 속 오늘의 인물 선정하기, 기사 주인공에게 편지쓰기, 자신의 부고기사 써보기, 광고를 통해 시대상 이해하기…. 기사와 칼럼은 물론 사진, 광고에 이르기까지 신문 콘텐츠 대부분을 NIE에서 다양하게 활용한다는 점을 새삼 알았다.

교육 내용 중에서 근대 계몽소설로 유명한 심훈의 상록수가 당시 신문 기사에서 모티브를 얻어 탄생한 작품이라는 사실이 인상 깊었다. 소설의 주인공이 사진과 함께 거기 있었다. 이처럼 생생한 사례를 제시하는 방식의 NIE는 학교 현장에서도 인기가 높다고 한다. 아이들과 함께 집에서 NIE 수업을 하는 생각을 하면 가슴이 설렌다. 이제 신문은 NIE와 함께 내 생활 속에 더 깊숙이 자리 잡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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