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전사태때 예비전력까지 아예 바닥났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9월 21일 21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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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환 "정전때 예비전력 '0'까지 떨어져"
전력거래소 확인 "수요 넘치며 주파수 낮아져"

지난 15일 발생한 정전사태 때 전력 수요량이 실제 발전공급량을 넘어, 사실상 예비력이 완전 바닥났던 것으로 확인됐다.

김영환(민주당) 국회 지식경제위원장은 지난 15일 정전 사태때 예비전력이 '0'인 상황이 수십분 간 이어졌다고 21일 밝혔다.

김 위원장은 국회 브리핑에서 "15일 오후 2시15분부터 4시 사이에 예비전력 '제로' 상황이 수십 분 간 지속되면서 '전국적 블랙아웃'이라는 대재앙이 발생할 수 있는 일촉즉발의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앞서 지식경제부는 사태 당일에는 예비전력이 148만9000㎾이었다고 했다가 이후 조사를 통해 24만㎾으로 수정한 상태다.

김 위원장에 따르면 정상적 상황의 주파수는 60㎐를 기준으로 ±0.2인 59.8~60.2이다. 또 전력 공급량에 비해 수요량이 많으면 주파수가 떨어지고 59.8㎐ 이하로 내려가면 예비전력 0 상태가 된다는 설명이다.

15일 오후 주파수 자료를 보면 오후 1시49분부터 53분까지, 2시12분부터 58분까지, 3시6분부터 10분까지 59.8㎐ 아래로 떨어졌다.

또 순환정전이 실시된 3시11분 이후에도 3시17분부터 29분, 3시40분부터 51분, 4시3분부터 14분 사이에 주파수가 59.8㎐를 밑돌았다.

김 위원장은 "예비전력이 0이 되면 불량 전기가 공급되지만 곧바로 대규모 정전사태인 블랙아웃이 되진 않는다"며 "블랙아웃이 발생하기 전에 순환 정전을 실시해 대재앙을 피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전력거래소는 보도자료를 내고 "예비전력 24만kW는 당일 오후 3시 최대전력 6728만kW의 0.36%인데, 최대전력은 당시 운전 중인 300여대의 발전기 출력(실제 발전량) 자료를 원격 취득해 합한 것"이라며 "이런 발전기의 출력 오차 범위는 ±1%"라고 설명했다.

즉, 24만㎾는 이 오차범위에 들기에 실제 발전량이 원격 취합량보다 0.1%(67만2800㎾) 적었다고 본다면 공급이 수요보다 적었다는 의미라는 것이다.

거래소는 이런 전제아래 "당시 주파수 상황으로 보면, 일정 시간 정격 출력(공급)이 수요보다 적어 규정주파수 이하인 59.8Hz 이하로 낮아지는 현상이 발생했다"고 김 위원장의 주장을 확인했다.

그러나 거래소는 "이 경우에도 일순간에 전국이 블랙 아웃(대규모 정전)되는 것은 아니고, 주파수가 계속 낮아져 저주파수계전기가 동작하는 수준(59.0Hz)이 되면 부하가 차단되기 시작해 최대 39%의 부하가 차단된다"고 말했다.

거래소는 "저주파수계전기는 대용량발전기 탈락시 주파수 회복을 목적으로 변전소에 설치된 부하 차단장치"라면서 "이러한 대규모 부하의 차단과 전계통정전으로의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순환정전을 실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주파수가 60Hz 밑으로 내려간다는 것은 수요가 공급보다 많다는 뜻이며 특히 59.0Hz 밑으로까지 가면 39%의 부하가 차단되는, 사실상 대형 정전사태가 오기 때문에 그것을 막기 위해 순환정전을 실시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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