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아시아나기 추락 원인’ 못밝히나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9월 5일 03시 00분


코멘트
정부가 7월 28일 제주 인근 바다에 추락한 아시아나항공 화물기의 블랙박스를 찾기 위해 잠수사를 투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하지만 화물기 추락지점의 수심이 80m나 돼 실효를 거두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이 사건의 원인이 밝혀지지 못할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국토해양부 항공철도사고위원회는 4일 “30일 동안 지속되는 블랙박스의 위치추적 음파신호가 더 이상 송신되지 않아 민간잠수사를 투입해 찾기로 했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현재 현장에 투입할 잠수전문업체를 섭외 중이다. 사고위원회 문길주 사무국장은 “덩어리가 큰 (비행기) 동체를 우선 인양한 다음 잠수사를 투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고위원회는 지난달 17일부터 제주국제공항 서남쪽 122km 바다 일대를 중심으로 비행기 잔해물을 인양해 왔다. 최근에는 블랙박스가 붙어있을 가능성이 컸던 화물기 꼬리부분을 무인탐사로봇을 이용해 사진 촬영했지만 블랙박스는 발견되지 않았다. 2008년 8월 제주도 인근 해심 80m 바다에 침몰한 해경 경비정을 민간전문인양업체 잠수부가 내려가 로프를 배에 장착해 건져 올린 사례가 있다고 국토부는 설명했다.

반면 아시아나 화물기 추락 지점의 수심(80m)이 너무 깊어 잠수사가 투입돼도 블랙박스를 찾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의견도 많다. 물속 10m를 들어갈 때마다 기압은 1기압씩 높아진다. 수심 40m 바닷속에 들어가면 4기압 정도의 수압이 작용한다. 공기를 가득 머금은 풍선을 예로 들면 1기압의 압력이 가해지면 부피가 반으로 줄어들고 내부의 공기밀도는 2배로 커진다. 일반인은 10m도 잠수하기 어렵고 해녀는 수심 15m, 스킨스쿠버들은 20m, 해군 특수요원이나 심해(深海)잠수사는 최대 30∼40m까지 잠수할 수 있다. 지난해 3월 천안함 폭침 사건 때도 수심이 40m나 돼 수색에 투입된 해군 한주호 준위가 숨지기도 했다.

문 사무국장은 “악조건에서 잠수사를 투입했다가 또 다른 안전사고가 나면 안 되기 때문에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며 “쌍끌이 어선을 이용해 그물로 블랙박스를 찾는 방법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