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역시, 친구!… 스트레스 원인 1등도, 스트레스 해소 도움 1등도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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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8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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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에 가장 많이 보내는 문자메세지… “독서실 이동”
고교생 주간신문 P·A·S·S 창간1주년 기념 1538명 설문조사


《대한민국 고교생들이 가장 많이 스트레스를 받는 대상은 누굴까? 정답은 ‘또래친구’. 그럼 고교생들이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가장 소중한 대상은 누굴까? 그것 역시 ‘또래친구’다. 고교생의 ‘친구’도 고교생, 고교생의 ‘적’도 고교생인 셈. 언뜻 아이러니해 보이지만 이것이야말로 또래친구에 웃고 우는 대한민국 고교생들의 솔직한 속내다. 이런 사실은 동아일보 교육법인 ㈜동아이지에듀(‘신나는공부’ 제작)가 만드는 고교생을 위한 국내 유일의 주간신문P·A·S·S(www.weeklypass.co.kr)가 창간 1주년을 기념해 최근 전국 고교생 153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나타났다. ‘2011 대한민국 고교생의 소통(疏通) 현실’을 주제로 진행된 이번 조사에서는 고교생들이 누구로부터 가장 큰 영향을 받는지, 누구와 속마음을 나누며 소통하는지, 부모와는 평소 얼마나 어떤 방식으로 소통하는지 등 고교생들의 ‘소통 현주소’가 가감 없이 드러났다. 또 이성 친구를 바라보는 남녀 고교생의 극명한 시각차도 확인됐다.》
○고교생, 탈출구가 없다!


충격적인 사실은 마음에 ‘불’을 담고 산다는 뜨거운 청춘, 고교생들이 학업 등으로 쌓인 스트레스를 해소할 마땅한 탈출구가 없다는 것. ‘화가 나면 어떻게 표현하는가’를 묻는 질문에 가장 많은 고교생(32.4%)이 ‘그냥 꾹 참는다’고 답하는 한편, ‘스트레스 해소에 가장 도움이 되는 것’을 묻는 질문에는 ‘친구와의 수다’(36.3%) ‘취미활동’(27.7%), ‘인터넷 서핑 혹은 온라인게임’(20.4%) 순으로 답해 부모가 자녀 고교생의 감정관리와 스트레스 해소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이고 또 일정한 역할을 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부모와의 대화를 통해 스트레스를 푼다’고 한 학생은 5.4%에 불과했다.

적잖은 고교생이 이성친구와의 교제를 통해 소통의 활로를 찾고 있었다. ‘이성친구를 사귀는 방법’을 묻는 질문에 가장 많은 44.4%가 ‘학교나 학원에서 자연스럽게 만난다’고 했다. ‘교외활동을 통해’(13.2%), ‘문자팅’(9.7%),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 쪽지를 주고받으며’(4.5%)가 뒤를 이었다. ‘이성친구와 만나는 장소’에 대해서는 ‘동네 놀이터나 공원 인근’(23.2%), ‘노래방이나 멀티방’(13.3%), ‘대형서점이나 쇼핑몰’(10.3%), ‘사설 독서실이나 학원’(8.0%) 순이었다.

○ 남고생과 여고생, 사랑에 대한 동상이몽(同床異夢)

남녀 고교생간 인식차이를 극명하게 드러내는 조사결과도 나왔다.

‘사귀고 싶은 이성친구의 제1조건’을 묻는 질문에도 남녀 고교생 간 온도 차가 일부 드러났다. 남녀학생 공히 ‘나와 잘 통하는 성격’(남 59.3%·여 68.2%)을 꼽은 경우가 가장 많았지만, ‘성격’ 다음으로 중시하는 조건에 대한 답변은 엇갈렸다. 남학생들은 ‘아이돌급 외모나 환상적인 몸매’(22.0%), ‘시간가는 줄 모를 정도의 유머실력’(4.5%) 순으로 답한 반면, 여학생들은 ‘유머실력’(12.5%), ‘외모나 몸매’(5.1%)로 나타났다. 남학생은 상대의 외모를, 여학생은 상대의 말솜씨나 위트를 중시하는 성향을 단적으로 드러낸 대목. 한편 ‘공부실력’을 이성친구의 제1조건이라고 답한 고교생은 전체의 3.6%에 불과해 ‘성적’은 이성교제의 전제조건이 아님을 보여줬다.

그럼 고교생들은 이성친구에게 무엇을 가장 많이 원하고 바랄까? 여기서도 남녀학생 간 ‘동상이몽’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현재 사귀고 있는 이성친구에게 가장 바라는 점’을 묻는 질문에 다수(34.4%)의 여학생들은 ‘함께 성적향상을 위해 열공(열심히 공부하다)하는 것’이라고 답한 반면, 가장 많은 남학생들은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데이트’(33.4%)라고 밝혀 이성교제의 ‘목적’에서 차이를 보였다. 남학생의 경우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데이트’ 다음으로는 ‘손잡기, 키스 등 스킨십’(19.7%), ‘성적향상을 위한 열공’(18.1%)의 순. 여학생은 ‘성적향상을 위한 열공’ 다음으로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데이트’(29.3%), ‘학업 및 진로 고민 공유’(24.1%)의 순서였다.

○ 고교생에게 필요한 건? 전폭적인 신뢰와 지지!

고교생과 부모의 대화가 단절됐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지만, 이번 설문조사에서는 아직 ‘희망’이 남아있다는 사실이 증명됐다. ‘어머니와 얼마나 자주 대화하는가’란 질문에 64.9%의 고교생이 ‘하루에도 여러 번’이라고 답했다. ‘아버지와의 대화 횟수’에 대해서는 가장 많은 35.6%가 ‘적어도 하루에 한 번’이라고 응답했다. ‘부모님과 나누는 대화 주제’로는 ‘학교생활’(38.6%), ‘학업 및 진로 고민’(30.2%), ‘최신 사회이슈’(17.9%)의 순이었다.

하지만 이런 대화 중에도 적잖은 고교생들은 부모와의 세대 차를 느낀다고 토로했다. ‘부모님 학창시절에 빗대어 나를 꾸중할 때’(27.3%), ‘IT 기기는 학업에 방해된다면서 사주지 않을 때’(18.0%) 가장 심한 세대 차를 느낀다고 답했다.

이밖에도 고교생들은 부모와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수시로 주고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고교생 절반(43.7%)이 부모와 ‘하루 한두 개’ 문자를 교환한다고 답했다. 그러나 ‘부모님에게 주로 보내는 문자메시지 내용’을 묻는 질문에는 고교생 절반(47.3%)이 “‘수업 끝’ ‘독서실로 이동’ 같은 상황보고”라고 답해 부모와는 ‘감시용’ 혹은 ‘보고용’으로 문자메시지를 사용하는 각박한 현실을 드러냈다.

그렇다면 고교생들이 부모로부터 가장 받고 싶은 문자메시지는 뭘까? 한마디로 대한민국 고교생들은 정(情)에 굶주리고 있었다. 가장 많은 39.4%의 고교생이 “‘우리 아들(딸) 파이팅’ 같은 응원 메시지”라고 답했고, 다음은 “‘끼니 거르지 말고 잘 챙겨먹어라’ 같은 안부 메시지”(28.2%)였다.

한편 ‘부모로부터 가장 받고 싶지 않은 메시지’로는 ‘시시콜콜 간섭하는 메시지’(28.2%), ‘친구와 비교하는 메시지’(22.0%), ‘다소 부담스러운 응원 메시지’(19.3%)라고 답했다. 자유를 구속하지 않으면서도 묵묵히 지지하고 응원해주는 ‘쿨’한 부모를 대한민국 고교생들은 애타게 바라고 있는 것이다.

▶자세한 설문조사 결과는 P·A·S·S 홈페이지(www.weeklypass.co.kr)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승태 기자 st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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