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개학하기 전 생태학습관 구경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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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8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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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민물고기연구소 어름치-초어 등 70종 전시…
‘멸종위기’ 모래무지 등 양식위한 치어생산 성공

경기도민물고기연구소 양식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한 관람객들이 야외 수조에서 철갑상어를 직접 만져보고 있다. 경기도민물고기연구소 제공
경기도민물고기연구소 양식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한 관람객들이 야외 수조에서 철갑상어를 직접 만져보고 있다. 경기도민물고기연구소 제공
모래무지. 잉어목 잉엇과에 속하는 민물고기다. 모래 속에서 산다고 해서 조선시대에는 사어(沙魚) 또는 모래를 입으로 먹고 버린다고 해서 취사어(吹沙魚)라고 불렸다. ‘모래묻이’라는 순 우리말에서 유래된 이름이기도 하다. 옛날에는 마을 하천에서 쉽게 잡을 수 있을 정도로 흔했다. 특히 미식가에게 최고의 매운탕 재료 가운데 하나로 꼽혔지만 최근 들어서는 환경오염 및 남획으로 개체수가 크게 줄었다. 그러나 앞으로는 더욱 쉽게 모래무지를 만날 것으로 기대된다. 올 6월 경기도민물고기연구소는 모래무지 양식을 위한 치어 생산에 성공했다.


○ 민물가재, 모래무지 양식에 성공


경기 양평군 용문면 경기도민물고기연구소는 1989년 내수면개발시험장으로 설립됐다. 양식업자를 대상으로 민물고기 치어를 분양하거나 양식을 지도하는 것이 주요 업무다. 송어 산천어 쏘가리 빙어 황복을 인공 부화해 치어를 방류하거나 어민에게 분양한다. 국내 처음으로 철갑상어를 부화해 양식에 성공한 것도 이곳이다. 1998년 카스피 해에서 철갑상어를 들여온 뒤 부화와 양식을 거쳐 캐비아(철갑상어알)까지 생산했다.

올해 치어 생산에 성공한 모래무지는 양식이 매우 어려운 어종이다. 모래무지는 모래 속에 알을 낳아 부화와 성장 과정이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또 어린 모래무지는 입이 작아 물벼룩 같은 먹이를 제대로 먹지 못해 쉽게 폐사한다. 연구소는 물벼룩보다 작은 먹이를 직접 배양한 뒤 부화한 어린 모래무지에게 공급했다. 그 결과 300여 마리의 치어를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

이에 앞서 5월에는 민물가재 대량 번식의 길도 열렸다. 암컷 가재 50마리에서 약 3000마리의 새끼를 대량으로 번식한 것. 대량 번식에 성공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민물가재는 1급수에서만 사는 생물로 올해 환경부 멸종위기 후보종으로 지정됐다. 생존율도 매우 낮다.

민물가재 번식을 처음 시도한 것은 지난해 5월이었다. 그러나 같은 종을 잡아먹는 가재의 습성 때문에 첫 시도는 실패했다. 다시 번식을 시도한 끝에 올해 인공부화에 성공했고 지난달 양평군 용문산 일대에 새끼 민물가재를 방류했다.

앞으로 연구소는 멸종된 토종 철갑상어 복원에 주력할 계획이다. 김동수 연구소장은 “민물고기 양식기술 개발 및 치어 방류를 통해 어민들의 소득 창출은 물론이고 생태계 복원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생태학습관, 자연환경 그대로 재현

인공부화나 양식이 본업인 연구시설이지만 주말이면 관람객의 발길도 끊이지 않는다. 이곳에 있는 민물고기 생태학습관을 둘러보기 위해서다. 지하 1층, 지상 2층으로 이뤄진 학습관에는 자연환경을 그대로 재현한 수조 및 각종 체험시설이 있다. 철갑상어를 비롯해 문화재청에서 천연기념물로 지정한 황쏘가리 어름치 무태장어 미호종개, 멸종위기 어종인 감돌고기 꼬치동자개 등 한국 고유의 민물고기 70여 종이 전시돼 있다. 140cm짜리 메기, 50cm가 넘는 잉어, 풀만 먹고 사는 초어 등 좀처럼 보기 힘든 물고기를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체험관에는 생태교란 어종인 배스의 모형을 직접 잡아 보는 민물고기 낚시터를 비롯해 관람객의 움직임에 따라 물고기가 움직이는 연못 스크린 놀이터 등 교육과 놀이가 결합된 다양한 시설이 운영되고 있다. 야외 시설에서는 다양한 민물고기에 직접 먹이를 주는 프로그램도 있다. 지난해의 경우 15만 명이 넘게 연구소를 찾았고 올해 7월 말까지 8만1000명가량이 연구소를 방문했다. 관람료는 무료이고 매주 월요일과 설날 및 추석 연휴 중 명절 당일에만 쉰다. 031-772-3480

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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