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스터디/수학동아와 함께하는 수학이야기]크면 빨라지고 작으면 느려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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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8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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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의 비밀 ‘기어 비’

동아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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푹푹 찌는 요즘 같은 무더위, 오르막길은 자전거를 타는 사람에겐 최대의 난관이다. 이때 자전거에 장착된 ‘기어’를 잘 조절하면 적은 힘으로도 오르막길을 넘을 수 있다. 톱니 수가 서로 다른 여러 개의 기어가 맞물려 돌아가면서 패달을 밟는 힘을 자전거가 나아가는 데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때문이다.

기어가 달린 자전거 중 가장 일반적인 형태는 ‘21단 자전거’다. 이 자전거는 앞쪽 기어가 3단, 뒤쪽 기어가 7단이다. 앞쪽 기어의 톱니 수는 안쪽부터 24, 34, 42개인 경우가 대부분. 뒤쪽 기어는 안쪽 톱니 수가 28개로 가장 많고 바깥으로 갈수록 톱니 수가 14개까지 준다.

○ 자전거에 숨어 있는 수학, ‘기어 비’

앞쪽 기어의 톱니 수에서 뒤쪽 기어의 톱니 수를 나눈 값을 기계공학적인 용어로 ‘기어 비’라고 한다. 예를 들어 앞쪽 기어를 42T(톱니 수)에 맞추고 뒤쪽 기어를 14T로 놓으면 기어 비는 42÷14=3이 된다. 기어 비를 수학적으로 정의하면 ‘뒤쪽 기어의 톱니 수에 대한 앞쪽 기어 톱니 수의 비의 값’이다.

기어 비의 값은 페달을 밟아 한 바퀴 굴렀을 때 뒷바퀴가 돌아가는 횟수를 의미한다. 즉 기어 비의 값이 3이라면 페달을 한 바퀴 밟았을 때 뒷바퀴가 세 번 돌아간다는 뜻. 앞쪽 기어를 24T, 뒤쪽 기어를 28T로 맞추면 기어 비는 0.86이다. 페달을 한 바퀴 굴려도 뒷바퀴는 0.86바퀴밖에 돌지 않는다.

이 때문에 기어 비의 값이 크면 자전거의 속도는 빠르지만 힘이 많이 든다. 반대로 기어 비의 값이 작으면 힘은 적게 들지만 속도가 느리다.

○ 기어 비를 알면 자전거의 모든 게 보인다!

기어 비의 값을 알고 자전거 바퀴의 크기를 알면 페달을 한 번 밟았을 때 자전거가 나아가는 거리를 계산할 수 있다. 예를 들어보자. 자전거 바퀴의 지름이 66.04cm고 기어 비의 값을 3이 되도록 맞춰놓고 페달을 한 번 굴린다면? 약 6.22m 이동할 수 있다.

자전거의 이동거리=(바퀴의 지름 × 원주율) × 페달이 한 번 돌때 바퀴가 도는 횟수=(66.04cm × 3.14) × 3 = 약 6.22m

여기에 페달을 밟는 횟수를 알면 자전거의 속도까지 계산할 수 있다. 위와 동일한 조건의 자전거 페달을 1분에 100번씩 밟는다고 가정하자.

속도=(바퀴의 지름 × 원주율) × 페달이 한 번 돌 때 바퀴가 도는 횟수 × 바퀴가 돌아간 총 횟수 × 60분=(66.04cm × 3.14) × 3회 × 100번 × 60분 = 시속 37.3km

위와 같은 조건에서 기어 비의 값을 0.86으로 바꾼다면 속도는 시속 10.7km가 나온다.

○ 자전거 속도의 변수, 공기저항


기어 비의 값을 활용해 계산한 속도는 지극히 이론적인 수치다. 자전거 속도를 측정할 때 무시할 수 없는 요소가 바로 공기이기 때문. 속도가 빠를수록 공기의 저항은 속도의 제곱에 비례해 커진다. 자전거를 유선형으로 만들고 사이클 선수들이 최대한 몸을 숙이고 자전거를 타는 이유도 공기저항을 줄이기 위해서다.

공기저항만 없다면 자전거는 사람이 페달을 밟는 힘만큼 속도를 낼 수 있다. 1995년 미국에선 자전거를 타고 바람막이를 한 자동차를 뒤따라가기도 했다. 이때 이 자전거의 속도는 무려 시속 269km, 기어 비의 값은 21.45에 달했다.

이재웅 동아사이언스 기자 ilju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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