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 물폭탄/춘천 민박집 산사태]긴 장마에 산이 물 흡수못하고 무너져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7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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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산사태 왜 잦나

27일 하루 동안 서울 서초구와 춘천에서 2건의 산사태로 29명의 사망자가 발생하자 산사태에 대한 경각심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 산림청은 계속되는 산사태에 27일 강원 춘천시 등 32개 시군에 산사태 특보를 발령했다.

올해 산사태가 계속 일어나는 이유는 집중호우 때문이다. 산사태 전문가들이 꼽는 산사태의 주요 외부원인은 지진 화산 강우다. 하지만 지진이나 화산 활동이 드문 한국의 경우 대부분 잦은 비가 내리는 것이 산사태의 주요 원인이다. 산림청 관계자는 “6월 말부터 계속 비가 내려 산이 불어나는 물을 더는 흡수하지 못하고 있다”며 “땅이 포화상태가 되면서 결국 무너지는 것이 최근 잇따른 산사태로 나타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장에서 보는 산사태 원인도 비슷하다. 최원식 강원도 재난방재과장은 “지난달 말부터 장마로 평년에 비해 많은 비가 내린 데다 이날 시간당 최고 40mm 이상의 비가 내렸기 때문에 급작스러운 산사태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단순히 비가 많이 내린다고 해서 산사태가 자주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많은 양의 비가 짧은 시간에 내릴 경우 산사태 위험도가 급속히 커진다. 중부지방 연평균 강우량의 절반에 가까운 비가 하루 만에 내린 26일과 27일의 경우 산사태가 일어날 수 있는 최악의 조건을 갖췄다고 볼 수 있다.

실제 역대 산사태 피해 규모를 봐도 집중호우가 자주 쏟아지는 장마기간에 비가 많이 온 해는 산사태 피해가 컸다. 장마 기간 전국 평균 강수량이 693.4mm에 이르는 등 집중호우가 잦았던 2006년에는 산사태 피해 면적이 1597ha였다. 반면에 강수량이 각각 318.8mm와 370.2mm에 그친 2007년과 2008년은 산사태 피해가 74ha와 102ha에 그쳤다. 올해는 현재까지 169ha의 산사태 피해를 입었다.

이창우 국립산림과학원 연구사는 “산사태로 떠내려 온 토사가 계곡물과 합쳐지는 경우에 가장 큰 피해가 발생한다”며 “산사태가 빈발하는 지역에는 정부나 지자체 등에서 토사를 막을 댐을 꼭 설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이 산사태 위험 지역인지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국내에서는 산림청이 서비스하는 ‘산사태위험지관리시스템’(sansatai.forest.go.kr)에서 전국 모든 산의 산사태 위험도를 4등급으로 구분해 보여주고 있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춘천=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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