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 물폭탄]경기-강원 농가 큰 피해… “채소값 폭등하나” 추석물가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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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7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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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시작된 폭우가 서울 경기 및 강원지역을 중심으로 27일까지 이어지면서 곳곳에서 농작물 침수와 산업계의 피해가 잇따랐다. 시설채소 재배 농가가 많은 경기 강원지역에서는 하우스가 무너지고 쌈채류 화훼류 등이 물에 잠겨 농산물 가격이 폭등할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또 이틀간 누적강수량이 400mm가 넘은 서울 일부 지역에서는 전기와 통신망이 끊기고 휴대전화가 불통되는 등 시민들이 큰 혼란을 빚었다.

○ 물폭탄으로 채소값 폭등 우려

27일 농림수산식품부와 유통업계에 따르면 폭우가 집중된 경기 강원 일대의 농가 중 상당수가 이번 비로 피해를 봤다. 상추 등 쌈채류와 화훼류 하우스시설이 무너지는가 하면 논밭 침수가 이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27일 오후 1시 현재 83ha의 농경지가 침수된 것으로 파악됐다”며 “그러나 이는 전체 피해의 극히 일부만 보고된 것이어서 그 규모는 앞으로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배추 시금치 상추 깻잎 등 주요 채소값은 평년 대비 최고 100% 이상 오른 상태다. 상추는 상품(上品) 기준으로 100g당 평년의 986원에서 27일 현재 1994원으로 102.2% 폭등했다. 배추도 한 포기 값이 평년의 2598원에서 3155원으로 21.44% 올랐다.

이런 상황에서 ‘물폭탄’까지 맞은 농식품부는 물가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특정 품목이 비 피해를 봤더라도 실제로는 그 품목뿐 아니라 다른 대체품목까지 가격이 오른다”며 “잦은 폭우로 일조량도 부족해져 전체적으로 작황이 좋지 못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번 비로 당분간 채소류 화훼류의 가격 급등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더군다나 올해는 추석마저 예년보다 열흘이나 빨라 벌써부터 명절 물가가 심상치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실제 제수 과일인 사과 배의 경우 이미 개당 평균 가격이 작년 추석 때의 가격을 최고 50% 이상 훌쩍 넘어섰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올해 사과 배 생산량이 평년보다 5%, 18%씩 감소할 것으로 예상해 추석 물가가 상승할 것이라는 우려를 더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농가들이 열매를 솎아내고 성장촉진제를 사용하는 등 명절 과일 출하시기를 맞추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하고 있다”며 “하지만 현재 가격 수준이 추석 때까지 유지된다 하더라도 작년 추석에 배 10개를 샀을 돈으로 올해는 6개밖에 살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 사무실 비 새고 정전에다 휴대전화 불통

이날 서울지역에서는 전기 통신 건물 등의 시설 피해가 줄을 이었다. 한국전력에 따르면 27일 오전 8시경 서울 강남권에서는 집중호우의 여파로 강남구와 서초구 일부 지역 도로 아래에 깔린 배전시설이 고장을 일으켰다. 이에 따라 강남역 일대와 방배동 등 일부 지역 사무실과 이 일대 아파트 1만6000여 가구가 정전됐다.

이동통신망도 장애를 일으켰다. SK텔레콤 강남기지국에서는 오전 9시 15분 예비 전력으로 사용하던 배터리가 방전돼 기지국 작동이 중단됐다. SK텔레콤은 기지국을 정상화시키기 위해 비상발전차량을 투입했으나 인근 도로 침수로 접근이 늦어져 통신은 낮 12시 5분에야 정상화됐다. 이 때문에 강남 일대의 시민들은 휴대전화가 불통되고 문자메시지(SMS)와 무선인터넷 연결이 제대로 안 돼 큰 불편을 겪어야 했다. 위성방송 수신도 잘 되지 않았다.

대형마트 및 사옥의 침수 피해도 잇따랐다. 이마트 경기 용인 동백점과 서울 동작구 이수점은 매장 안으로 물이 들어차 이날 아예 문을 열지 못했다. 두 점포는 모두 매장이 지하에 있다.

은행권에서는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의 7개 시중은행, 영업점 70여 곳이 이번 폭우 피해를 입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우리은행 33곳, 신한은행 22곳, 국민은행 7곳, 외환은행 4곳, 하나은행 3곳, 한국씨티은행 2곳, SC제일은행 1곳 등이 정전이나 침수 사고가 났다. 특히 24개 지점은 영업이 중단되는 사태까지 빚어졌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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