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1억대 공공기관 상임감사 56%… 직무평가서 보통이하 C, D등급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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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6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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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부 “제재방안 검토중”


지난해 공공기관 상임감사들의 절반은 직무수행실적 평가에서 보통 이하의 성적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1억 원이 넘는 연봉을 받으면서도 일은 게을리하는 감사가 많다는 조사결과가 나온 것이다.

26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2010년도 공공기관 상임감사의 직무수행실적을 평가한 결과 평가 대상자 52명 가운데 29명(56%)이 보통 수준 이하인 C, D등급을 받았다. 반면 최우수 등급인 S등급을 받은 상임감사는 1명도 없었고 A등급은 10명, B등급은 13명에 그쳤다. 54개 평가대상 중 S등급은 없고 A등급은 9명, B등급은 17명이었던 2009년 평가와 비교하면 상임감사들의 직무수행은 더 부실해진 셈이다.

기관 성격별로는 공기업의 감사가 준정부기관보다 좋은 성적을 받았다. 공기업 감사는 19명 가운데 A등급 6명, B등급 6명으로 63%가 양호한 것으로 평가됐지만 준정부기관의 감사는 33명 중 C등급 16명, D등급 6명으로 67%가 보통 이하의 부진한 평가를 받아 고개를 들지 못하게 됐다.

경영평가 성적이 좋은 기관이라고 해서 상임감사의 직무수행실적이 높은 것도 아니었다.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한국소방산업기술원, 사립학교교직원연금공단 등은 기관평가에서 A등급을 받았으나 상임감사들은 C등급을 받기도 했다.

공공기관 상임감사는 높은 연봉을 받는 자리이지만 일은 적어 상급기관에서 보낸 ‘낙하산 인사’가 많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알리오)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99개 공공기관의 상임감사 평균연봉은 1억3100만 원에 이른다. 79개 기관은 연봉이 1억 원을 넘는다.

특히 이번 평가에서 D등급을 받은 대한석탄공사(1억700만 원), 국민체육진흥공단(1억700만 원), 한국연구재단(9600만 원), 대한지적공사(1억300만 원), 중소기업진흥공단(9600만 원), 한국문화예술위원회(7600만 원), 건강보험심사평가원(1억700만 원) 등 7개 기관의 상임감사는 모두 고액연봉자이다.

재정부는 이 같은 평가 결과를 상임감사의 성과급 지급 기준과 인사참고 자료로 활용할 예정이다. D등급을 받은 상임감사에 대해서는 개선계획을 받아 이행실적을 점검하고 있지만 상임감사의 임기는 2년이어서 평가가 사실상 의미가 없다는 지적이다. 실제 이번 평가에서 실적이 부진한 7개 기관의 상임감사는 이미 퇴직했거나 이달 중에 퇴임할 예정이다. 재정부 관계자는 “현재 실적이 부진한 상임감사에 대한 해임건의 조항이 없어 개선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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