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올챙이들아, 개구리 되기 쉽지 않단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6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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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동물원 10만여 마리… 공원 방사前 야생 적응훈련

‘올챙이 군단’ 10만여 마리가 어른 되기에 앞서 적응 훈련에 나선다.

서울동물원이 토종 양서류 방사 사업으로 키우는 북방산개구리와 두꺼비, 도롱뇽 이야기다. 동물원은 9일 오후 2시부터 비닐하우스 증식장에서 키우던 올챙이 10만여 마리를 1.5km 떨어진 ‘자연적응 훈련장’으로 옮겼다. 이동 중 산소가 부족하지 않도록 기포발생기를 설치했다. 수온 상승을 막기 위해 얼음도 채워 주었다. 진동을 최소화하기 위해 전기차로 이동했다. 이 올챙이들은 지금도 자연적응 훈련장에 서식 중인 북방산개구리 100여 마리, 두꺼비 30여 마리, 도롱뇽 20여 마리가 낳은 알에서 부화한 것들. 이들 종은 참개구리 등 다른 종보다 물이 없는 육지생활에 잘 적응하기 때문에 도시 공원에 방사해도 잘 살아갈 것으로 기대된다.

자연적응 훈련장은 계단식 논으로 가로 20m, 세로 8m 크기로 탈출을 방지하기 위해 1.2m 높이의 아크릴 담장이 둘러쳐져 있다. 2007년 7월 야생으로 돌려보내기 위해 대기시킨 개구리 2만7000여 마리가 폭우를 틈타 모두 도망친 해프닝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다.

이곳으로 옮겨진 올챙이들은 20여 일 동안 자연 상태에서 성장하게 된다. 올챙이 시절에는 고등어, 동태 등 생선과 닭, 상추, 식빵 등을 먹이로 삼는 호사를 누렸지만 훈련장에서는 야생으로 돌아갔을 때를 대비한 동물원의 훈육 방침에 따라 알아서 먹잇감을 찾아야 한다.

동물원은 이달 말부터 성체가 된 개체를 포획해 월드컵공원을 비롯한 서울시내 공원 8곳에 풀어놓을 계획이다. 이원효 서울대공원장은 “10만 마리가 도심으로 돌아가면 생태계 먹이사슬의 평형 유지에 도움이 되고 멸종위기인 양서류에 대한 국민적 관심도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동영 기자 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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