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E대학]경희대학교, 소통과 신뢰로 인간성 갖춘 인재육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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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5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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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대는 지난해 교육과학기술부가 선정한 학부교육 선진화 선도대학(ACE) 지원 대상에서 탈락했다.


그 직후 교수와 직원 51명으로 구성된 태스크포스(TF)를 만들었다. 사업에 선정된 대학의 담당자를 초청해 상세한 조언을 들은 뒤 학생 중심 사업을 발굴하지 못한 점이 탈락의 주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교과부에 제출한 사업계획서에는 학생의 요구를 반영해 만든 프로그램 80여 개를 소개했다. 전문성과 인성을 겸비한 창의적 글로벌 리더 양성을 학부교육 선진화 모델로 삼고 개발한 후마니타스 칼리지 프로그램이 그것. 이런 노력이 결실을 이뤄 경희대는 올해 지원 대상으로 선정될 수 있었다.

○인간 중심적 학부 교육

조인원 총장
조인원 총장
학부 선진화 교육모델의 핵심은 올해 3월부터 운영하는 후마니타스 칼리지다. 교양교육 과정의 95% 이상을 개편해 인문학과 교양과목을 전문적으로 가르치는 새로운 형식의 단과대학으로 후마니타스 칼리지를 만들었다. 후마니타스란 라틴어로 인간, 인간성을 뜻한다.

서울캠퍼스와 수원 국제캠퍼스에 각각 인문학 중심의 교양과목 200여 개를 개설했다. 강의당 수강인원은 40명 이하로 제한했다. 수업은 토론 위주의 심층수업으로 진행한다. 강의 내용도 구체적이다. 과거에 ‘성과 사회’란 제목으로 개설했던 강의를 후마니타스 칼리지에서는 ‘섹스란 무엇인가: 공생적 진화론의 성 이야기’로 바꿨다. 주제를 구체화해 교육의 심층성과 학생들의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서다.

필수 교양강좌도 강화했다. 재학생은 후마니타스 칼리지가 개설한 공통 필수 과목인 중핵교과(6학점)와 생명 자연 등 7개 주제의 배분이수교과(15학점), 글쓰기 등의 기초필수과목과 시민교육(11학점) 및 자유이수교과(3학점) 등 총 35학점을 필수로 이수해야 한다.

여기서 교양과목을 이수한 학생은 기준 학점 이상 이수할 경우 ‘자유교양학’ 학사학위를 기존 전공과 함께 복수전공으로 취득할 수 있다. 하나의 단과대처럼 전공을 두고 다양한 강좌를 운영하면서도 별도의 학위를 줌으로써 기존 단과대학과 차별화했다.

인문학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교양과목에 대해서도 학사학위를 주는 셈이다. 그동안 교양강좌를 일부 개편한 대학은 많았지만 이같이 전면 개편한 사례는 드물어서, 학계가 경희대의 실험에 주목하고 있다.

○교수 학생 간 소통에도 집중

경희대는 학생의 국제경쟁력과 창의력을 개발하기 위한 노력도 소홀히 하지 않는다. 단과대별로 원어민 교수를 초빙해 꾸준히 영어강의를 늘린 덕에 올해 1학기 기준 영어강의 비율이 전체 전공강의의 45%에 이른다.

학문 간 융합으로 창의력을 개발하는 데도 힘을 쏟고 있다. 물리학과 화학을 융합한 정보디스플레이학과, 정치 행정 법학을 아우르는 글로벌리더전공, 기초의학과 한의학을 접목한 동서의학과 등 8개 융합학과를 개설했다. 28개의 연계전공도 함께 운영한다.

교수와 학생의 유대감을 높이고 지속적으로 소통하도록 ‘상호 교육 시스템’도 구축했다. 학생의 성적을 평가할 때 단순히 학점만 매기는 데 그치지 않고 교수의 지도내용이 함께 담기도록 했다. 교수 강의평가도 학생의 요구와 전공 특성에 따라 세분했다. 학생은 자신의 학습습관을 스스로 진단하는 ‘학습 포트폴리오’를 작성하고 담당 교수의 지도를 받아야 한다.

조인원 경희대 총장(57)은 “대학의 사회적 책임을 수행해 구성원의 자긍심을 높이고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배려와 존중’의 대학문화를 만들어 나가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며 “교육과 연구가 조화되는 학술기관으로 도약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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