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교내상 수상… 학교대표 선발… ‘장관상’ 첫걸음은 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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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5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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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관상 수상자 3명을 통해 본 수상 노하우


매년 이맘때면 ‘장관상’ 수상 여부를 두고 많은 학생과 학부모의 희비가 엇갈린다. 어린이날, 과학의 달을 맞아 정부부처나 공공기관이 부문별 우수학생들에게 최고상을 수여하는 시기. 전국 수십만 학생 중 단 수십 명, 학교별로는 한 명 이상 받기 어려운 최고상을 수상한 학생과 그 학부모에겐 그 타이틀만큼이나 어마어마한 주변의 부러움과 관심이 집중된다.

학생과 학부모들은 궁금하다. 도대체 어떤 점이 그들을 최고로 인정받도록 만들어 ‘장관상’까지 수상할 수 있게끔 한 걸까. 준비과정에서 특별한 점은 뭘까. 어떤 차별성이 이들을 평범한 99%의 학생들과 다른 1%로 뽑히게 만든 걸까.

올해 ‘제89회 어린이날 보건복지부 장관상’(봉사부문)을 받은 황수빈 군(12·서울 이태원초 6)과 ‘과학의 날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상’(과학부문)을 받은 이승재 군(12·서울 용암초 6),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창의재단이 선발하는 ‘2010 대한민국 인재상’(리더십 부문) 수상자 정지원 양(18·대구 원화여고 3)의 면면을 살펴보면 그 비결을 알 수 있을 것이다.

◆ 교내상이 장관상의 출발이다!

세 학생은 공통적으로 교내상을 집중적으로 받았다. 관련 분야 활동으로 일단 교내에서 인정받은 것이 최고상까지 받을 수 있었던 비결. 대부분의 선발과정이 1차 교사 및 학교 추천으로 시작된다는 점을 보면 교내활동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올해 교과부 장관상을 받은 이 군은 과학 사교육을 받은 적이 한 번도 없다. 대신 교내 및 교육청대회에 집중했다. 4학년 때부터 교내 학생탐구발표대회, 서울 중부교육청 학생탐구발표대회, 교내 탐구토론대회에 출전해 실력을 인정받았다. 이번 장관상은 이때 받은 수상실적과 과학성적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받게 된 것.

교내대회를 준비할 때나 과학과제를 수행할 때 탐구주제는 생활 속에서 발견할 수 있는 독창적인 것을 정했다. 4학년 땐 놀이기구를 타면서 놀이기구 안에 숨겨진 과학원리를 찾아 ‘모형 롤러코스터 제작을 통한 위치에너지와 운동에너지 이해’를 주제로 탐구대회에 출전했다. 5학년 때는 한옥체험캠프에서 한옥의 과학성을 깨달아 ‘한옥 처마 그림자 관찰을 통한 자연친화적인 한옥의 과학성’을 탐구해 좋은 결과를 얻었다.

◆ 최고의 적극성을 보여야 학교 대표로!

비슷한 활동은 누구나 다 한다. 관심분야에서 최고의 적극성을 보인 학생이 추천 1순위가 될 확률이 높다. 수학, 과학에 비해 활동실적을 점수화해 증명하기 어려운 봉사와 리더십 부문의 최고상 추천에는 학생의 적극성이 큰 몫을 한다.

대한민국 인재상을 수상한 정 양. 그는 대한민국 인재상 수상 전 탁월한 리더십과 글로벌 마인드를 인정받아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수상은 적극적인 대회 참여에서 시작됐다. 고1 1학기 초 영어시간. 무작위로 번호가 불려 영어 책을 읽게 된 정 양은 영어선생님으로부터 “발음이 좋다”는 칭찬을 받았다. 얼마 후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세계예능교류협회 주관으로 열리는 ‘대한민국학생영어말하기대회’ 행사 공문을 본 영어교사는 정 양에게 대회 출전을 권유했다.

기왕 출전할 것 제대로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문화를 알릴 수 있는 ‘판소리’를 주제로 정해 2주 동안 판소리교육원을 찾아 레슨을 받았다. 대회에선 한복을 입고 판소리 ‘춘향가’ 중 ‘사랑가’의 한 소절을 불러 이목을 집중시킨 뒤 영어스피치를 했다. 전국에서 모인 초등∼대학생 참가자 중 전체 1등을 했다.

수상을 계기로 고2 땐 문화부와 한미교육연구원이 후원하는 미국방문 한국대표단원으로 뽑혔다. 미국에서 한국 홍보활동을 하며 리더십과 인성을 긍정적으로 평가받은 정 양은 미국 오바마 대통령상을 받게 됐다.

수상은 대한민국 인재상 수상에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 정 양은 “영어, 리더십, 글로벌 문화체험 같은 나의 관심 분야를 선생님께 적극적으로 말씀드렸고, 참가할 수 있는 활동에 대한 공문이 학교로 오면 꼭 알려달라고 부탁드렸다”고 말했다. 평소 보여준 적극적인 모습이 교사의 대회 참가 권유와 추천으로 이어져 큰 상을 받게 된 것이다.

앞서 황 군을 보건복지부 장관상 학교대표로 추천한 5학년 담임 김상정 교사는 황 군이 평소 다문화가정 저학년 학생을 돕는 멘터로 활동하는 것을 눈여겨보았다. 학교가 지역적으로 외국인과 다문화가정 자녀가 많은 곳에 있었기 때문에 도움이 필요한 다문화가정 학생이 많았다.

김 교사는 다문화 현장체험학습에서 황 군이 나이지리아 출신 1학년의 멘터로서 교사가 있건 없건 열심히 돕는 모습을 확인했다. 김 교사는 “같은 활동을 하더라도 적극적으로 진심이 담긴 활동을 하는 학생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게 된다”면서 “담임교사가 추천을 하더라도 학년별로 교사들의 심사를 거쳐 학교대표로 결정되는 만큼 평소 학교생활과 자세가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 최고상 받을 만한 인재인지는 ‘면접’이 판가름

추천과 서류평가로 추려진 우수학생 중 최고를 뽑는 과정에서는 면접평가가 결정적이다. 평가자들은 이들의 스펙이 외부 요인에 의해 만들어진 것인지 아닌지, 활동에 진정성이 있는지를 면접을 통해 확인한다.

정 양은 인재상 2차 면접에서 자신의 목표와 꿈, 가치관을 최선을 다해 어필하려 노력했다. 그는 “내가 쌓은 스펙과 함께 내가 얼마나 대한민국 인재상에 적합한 학생이며 활동을 통해 얻은 경험이 나의 중장기 목표와 어떤 연관이 있는지를 피력했다”고 말했다.

봉아름 기자 er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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