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세계 금연의 날… 기업 금연정책 유형별 효과 살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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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5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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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형’이 ‘포상형’ ‘자발형’보다 성공률 높아


직원 건강을 위해 기업마다 고유의 금연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있다. 이 중 성공률로 따지자면 금연 여부를 인사고과에 반영하는 ‘강제형 금연정책’이 효과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세계 금연의 날을 맞아 동아일보 취재팀이 최근 금연정책을 펴고 있는 20개 기업의 성과를 조사한 결과다.

금연을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으로 보고 금연 프로그램을 필수로 도입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 ‘강제형’ 금연이 ‘포상형’ ‘자발형’보다 성공률 높아


금연정책은 참여하는 방식과 프로그램에 따라 강제형 포상형 자발형으로 분류된다.

최근 3년 사이 금연정책을 시행한 기업 20곳 중 경영진의 강력한 의지에 따른 ‘강제형’ 프로그램이 가장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는 참여 대상이 전 직원이어서 완벽한 금연 환경이 조성되고 담배를 끊지 않을 경우 인사상 불이익이 돌아가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또 목표달성 기간이 3∼6개월로 짧아 성과를 분명하게 잴 수 있었던 것도 성공률을 끌어올린 요인이다.

강제형을 도입한 기업은 포스코 웅진그룹 등. 이들 기업은 ‘흡연율 제로’를 선언한 뒤 전 직원의 금연을 유도하고 있다. 포스코는 금연 프로그램을 시행한 지 6개월 만에 전체 임직원 2만여 명이 담배에 손대지 못하게 만들었다. 웅진그룹은 3개월 만에 전 직원 흡연율을 20%대까지 끌어내렸다.

포상형과 자발형은 강제형보다 금연성공률이 낮았다. LG전자의 금연펀드 제도는 대표적인 ‘포상형’ 정책. 금연 참가자가 10만 원을 내고 부서장이 5만 원을 스폰서 형태로 투자해 금연펀드를 마련한 후 캠페인이 종료된 뒤 성공자에게 적립금을 나눠준다. 라이나생명은 금연에 성공한 직원에게 VIP 건강검진권과 헬스클럽 이용권, 여행상품권을 주며 독려하고 있다.

현대중공업과 신한카드는 ‘자발형’ 프로그램으로 금연 의지가 높은 직원들의 노력을 돕고 있다. 롯데마트는 간부사원에게는 강제형을, 사원급에게는 자발형을 선택하게 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올 들어 국내 8개 사업장을 금연사업장으로 운영하고 있다. 금연구역을 설정하는 기업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 금연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


유병욱 순천향대 가정의학과 교수는 “금연은 개인의 의지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만큼 사회적 책임의 하나로 인식해 솔선수범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에서 금연정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금연을 결심한 직원에 대해 전문의와의 상담 및 치료보조제 제공 등 적극적인 지원책을 내놓아야 한다는 주장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정책도 무리하면 부작용을 낳게 마련이다. 금연율을 높인 강제형의 경우 지속성이 떨어지고 직원의 스트레스도 늘었다. A기업 금연 프로그램 담당자 최모 씨는 “금연을 잘하고 있는지 체크하는 소변 테스트를 할 때면 임직원으로부터 항의성 내지는 봐달라는 전화를 받곤 한다”고 말했다.

포상형도 금연 의지를 북돋기는 하지만 상만 챙기고 흡연을 바로 시작하는 등 악용하는 사례도 간간이 눈에 띈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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