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관 미군기지 고엽제 파문]“부천기지에도 화학물질 매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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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5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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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3~64년 근무 前주한미군 “수백 갤런 묻어”

경북 칠곡군 왜관읍에 있는 미군기지 캠프 캐럴에 고엽제를 묻었다는 전 주한미군의 폭로에 이어 경기 부천시 오정동에 있었던 캠프 머서(미 44공병단)에도 온갖 화학물질이 매립됐다는 주장이 나와 파문이 증폭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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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공병단 44공병대대 547중대원으로 캠프 머서에서 1963년 7월부터 1964년 4월까지 근무했다는 레이 바우스 씨는 6·25참전용사의 아들이 운영하는 웹사이트 ‘코리안 워 프로젝트(Korean War Project)’ 홈페이지에 올린 글(2004년 5월 24일)에서 “캠프 머서에 주한미군 화학물질 저장소(USACDK·US Army Chemical Depot Korea)가 있었다”며 “캠프 머서에서 불도저로 구덩이를 파고 고무로 만든 옷과 가스 마스크 및 상상할 수 있는 온갖 화학물질 쓰레기를 수백 갤런(1갤런은 3.8L) 버렸다”고 밝혔다.

바우스 씨는 구체적인 매립 장소를 캠프 기지 정문에서 오른쪽 두 번째 창고 뒤에 있는 언덕이라고 지목했지만 어떤 화학물질이었는지, 이후 어떻게 관리됐는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바우스 씨는 “캠프 머서에 있는 주한미군 화학물질 저장소는 이곳이 비무장지대와 가깝다는 이유로 1964년 3, 4월경 캠프 캐럴로 이전했다”며 “1978년 한국을 다시 방문했을 때 캠프 머서는 1964년 당시와 특별한 변화를 느끼지 못했다”고 회고했다. 왜관읍의 캠프 캐럴이 주한미군이 고엽제를 비롯한 온갖 유해 폐기물을 집결해 처리한 장소였을 가능성을 추정케 하는 대목이다.

고엽제 매립 파문과 관련해 미 행정부 당국자는 23일 “이번 사안에 대해 최고 수준의 관심(highest level's attention)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투명한 조사를 통해 진상을 규명한다는 원칙을 갖고 국방부와 국무부, 백악관 등 국가안보팀의 한반도 라인들이 공동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캠프 캐럴에 고엽제를 매립했다고 폭로한 스티브 하우스 씨는 미 정부 당국자로부터 조사를 받았다.

워싱턴=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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