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남해·통영 농수산물, 방사성 물질 검출발표에 직격탄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5월 12일 17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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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4월 경남 남해와 통영 시금치에서 극미량의 방사성 물질이 검출됐다는 정부 발표 이후 지역 농가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검출된 방사성 물질은 미량이지만 특정 지역의 농산물에서 검출된 것이 알려지면서 소비 심리를 위축시켰고 일본 원자력발전소의 바닷물 방류로 노심초사하던 양식업계로까지 그 여파가 미치고 있다.

12일 남해군 등에 따르면 당도가 높고 맛이 좋아 인기를 끄는 남해지역 노지 시금치는 예년의 경우 수확을 마치는 4월 중순까지 불티나게 팔렸지만 이번 발표 이후에는 거의 판매되지 않았다.

농민이 재배한 두릅을 경매하고 대형마트 등에 납품하는 한 업체는 대형마트 등에서 남해산 두릅을 받지 않아 수천만 원의 손해를 보기도 했다.

농민들은 "시금치나 두릅은 다행히 수확을 마치는 시기여서 농민들이 큰 피해를 보지 않았지만, 만약 한창 수확하는 시기에 방사성 물질이 검출됐다는 발표가 나갔다면 엄청난 피해를 입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남해군에서는 6월 중순부터 본격 수확해 판매에 들어가는 마늘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마늘재배 농민들은 1200㏊의 밭에서 매년 1만~1만2000t의 마늘을 판매해
500억~550억 원의 소득을 올리고 있는데 만약 판매되지 않으면 생계에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남해군 관계자는 "통영과 남해에서 기준치에 한참 모자라는 미량의 방사성 물질이 검출됐는데도 정부에서 이를 발표한 것은 이 지역에서 재배하는 농산물의 유통을 막고 청정 이미지를 훼손한 무책임한 처사"라고 지적했다.

지역 양식업계도 일본 원전의 바닷물 방류에다 시금치 등 농산물의 방사성 물질검출 발표가 겹치면서 울상을 짓고 있다.

통영, 거제, 남해지역에서 출하하는 양식어류의 양은 연간 1500~2000t으로 1000여 명이 양식업에 종사하고 있다.

서남해수어류양식수산업협동조합 통영지소에 따르면 우럭, 조피볼락 등 양식어류의 거래량은 정부 발표 이후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0~30% 줄었고 가격도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조피볼락의 경우 4월 이전까지는 1㎏당 1만1000원에 거래됐지만 현재는 1㎏당 8500원선으로 가격이 22% 떨어졌다.

수협 관계자는 "전국에서 몰려들던 활어차의 발길이 눈에 띄게 줄었다"며 "일본과 남해안 지역은 해류 자체가 다른 권역이고 남해안으로 영향을 준다는 것은 이론적으로는 어렵다고 보는데 '방사성'이라는 말이 나오고부터는 판매 자체가 잘 안 된다"고 말했다.

이는 경남 외에도 전라남도 여수 지역을 비롯한 남해안 일대 양식업계 대부분이 겪고 있는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농림수산식품부는 올해 4월12일 전국 34개 시·군을 대상으로 시금치, 쪽파, 갓, 대파, 미나리 등 10개 채소류 40건에 대해 방사성물질 검사를 실시해 제주산 상추, 통영과 남해의 시금치에서 요오드와 세슘이 극미량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당초 농식품부는 농산물에 대한 방사성물질 검사 결과를 발표할 때 소비심리 위축을 우려해 해당 채소류의 생산지는 공개하지 않을 방침이었지만 알권리 존중을 위해 지역명을 공개했다.

검사 결과는 농림수산식품부 인터넷 홈페이지와 보도자료 등을 통해 일반 및 언론에 계속 공개된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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