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구청-대학 ‘색다른 상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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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5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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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은 지역 고교생 공부 봐주고… 구청은 빈집 고쳐 자취방 내주고

‘샘(SAM) 짱이에요.’

서울 관악구와 서울대 사범대가 운영하는 ‘샘’ 프로그램이 지역 주민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구와 서울대 사범대가 함께 만든 ‘샘’은 저소득층 학생들을 대상으로 국어 영어 수학 강의는 물론이고 진로 상담까지 해주는 멘터링 프로그램. 구와 서울대 사범대는 저소득층 학생들이 다른 학생들에 비해 방과 후 교육 기회가 적다는 점에 착안해 이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샘’처럼 각 지자체에는 톡톡 튀는 인기 프로그램이 적지 않다.

○ ‘국어 영어 수학’부터 역사·도자기까지


현재 ‘샘’에 참여하는 서울대 사범대생은 총 100명으로 한 명당 평균 4명의 학생을 맡고 있다. 사범대생들은 학기 중 시간을 쪼개 방과 후 매주 2회 2시간씩 학생을 가르치고 있다. ‘샘’은 관악구와 서울대가 함께 만든 관학 협력 프로그램으로 구는 비용을, 대학은 교육을 맡아 지역주민을 위해 봉사하고 있다. 프로그램 참가비는 무료이거나 1만∼2만 원 선으로 저렴하다.

관학 프로그램 대부분은 교육 및 교양 강좌가 다수. 하지만 최근에는 지역 특성을 살린 소재 혹은 해당 대학에만 있는 특별한 전공 등으로 차별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노원구는 초등학생을 겨냥한 교양 프로그램을 구 내 대학들과 추진 중이다. 현재 서울여대 사학과 학생들과 함께 서울지역 문화유적지를 돌며 배우는 ‘문화유적지 현장답사’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며 하반기에는 인덕대 공간장식도자디자인과 학생들이 강의하는 ‘초등학생 도예 체험교실’을 마련할 계획이다. 동작구는 구내에 있는 ‘국립현충원’을 소재로 한 역사 프로그램을 숭실대와 함께 만들었다. ‘서울의 역사 문화 배우기’는 현충원을 돌아보며 근현대사를 배우는 프로그램으로 다음 달 17일부터 선착순 50명을 모집한다.

○ 관학 협력도 ‘튀어야’ 사는 시대


지자체별로 비슷한 프로그램이 많다 보니 이제는 특이한 마케팅으로 눈길을 끄는 전략도 나오고 있다. 경기 수원시 영통구와 경희대가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자녀 논술 프로그램 ‘내 아이 논술토론’ 강좌나 한글을 모르는 주민을 위한 무료 한글 교육 프로그램 ‘집현전’을 기획한 성남시와 경원대 등이 대표적. 인천시가 인하대와 함께 다문화가정 자녀들을 대상으로 진행 중인 멘터링 사업은 한국 문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프로그램이다.

최근에는 시대 변화를 제대로 포착한 관학 협력 프로그램도 나오고 있다. 서울 중구는 소아 비만이나 운동 부족 등으로 고민하는 초등학생들을 겨냥해 동국대 체육교육과 학생들과 함께 ‘신나는 토요체육교실’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21일∼6월 18일 매주 토요일 동국대 운동장에서 진행되며 줄넘기 발야구 축구 등 활동량이 많은 운동 위주로 진행된다. 마포구는 스마트폰 인기에 힘입어 응용프로그램인 애플리케이션(앱) 개발자를 양성하고 참여자들을 취업시키는 ‘앱 개발 전문가’ 프로그램을 7월부터 한독미디어대학원대(KGIT)와 함께 진행한다. 하숙집 대여를 주제로 한 관학 협력 사례도 있다. 성동구는 한양대와 손잡고 주인 없는 빈집을 리모델링해 지방에서 온 자취생들에게 싼값(월 15만 원)에 제공하는 자취 사업 ‘성동 해피하우스’를 이달부터 시범 운영하고 있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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