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대구 메디시티 성공 열쇠는 자신감”

  • Array
  • 입력 2011년 4월 27일 03시 00분


코멘트

박경동 의료관광발전協초대회장 “분발” 촉구

박경동 대구의료관광발전협의회장(효성병원 산부인과 전문의)은 “대구가 의료도시로 발전하려면 병원이 치료뿐만 아니라 좋은 추억을 만들 수 있는 공간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박경동 대구의료관광발전협의회장(효성병원 산부인과 전문의)은 “대구가 의료도시로 발전하려면 병원이 치료뿐만 아니라 좋은 추억을 만들 수 있는 공간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아직도 ‘대구 의료관광사업이 잘되겠느냐’는 패배의식이 적지 않습니다.”

대구의료관광발전협의회 박경동 회장(63·효성병원장)은 26일 “의료관광의 부가가치는 엄청나게 높지만 대구는 아직 추진하려는 노력이 미흡하다”며 이같이 진단했다.

협의회는 올해 1월 대구의 의료관광 활성화를 위해 대구시와 대구지역 의료계 인사 80여 명이 참여하는 사단법인으로 출범했다. 전국 자치단체들이 의료와 관광을 연결해 새로운 산업으로 발전시키려는 경쟁이 치열해지는 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박 회장의 표정은 그다지 밝지 않았다. 서울과 부산 인천 등은 뛰는데 대구는 걸음마라는 걱정에서다.

2년 전인 2009년 4월 대구시는 ‘메디시티(의료도시) 대구’를 선언했다. 대구를 의료산업과 의료관광의 도시로 만드는 꿈을 이루기 위해 뛰기 시작한 것이다. 그 해 8월 대구에 첨단의료복합산업단지라는 대규모 국책사업을 유치한 것도 이 같은 분위기가 적잖은 역할을 했다. 첨단의료복합산업단지는 정부의 지원에 맞춰 동구 신서동 대구혁신도시 안에 조성이 한창이다.

이에 비해 메디시티의 중요한 축인 의료관광은 아직 활발하지 못한 편이다. 박 회장은 그 이유로 수도권 병원과의 경쟁이 어려울 것이라는 세간의 짐작을 꼽았다. 할 수 있는 것을 하나씩 꼼꼼하게 해보지도 않고 지레 움츠러든다는 것이다. 병원이라면 으레 불편을 참아야 하는 곳이라는 인식 같은 것을 의료인들부터 적극적으로 바꿔나가는 노력을 하고 있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는 것.

외국인 입장에서 볼 때 비록 서울에 비해 접근성은 떨어지지만 의료수준에 큰 차이가 없는 만큼 환자들에게 ‘대구 병원은 다르구나’ 하는 인식을 심어주면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이 그의 신념이다. 환자가 병원에서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 수 있을 정도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보건복지부 지정 산부인과 시범전문병원인 효성병원의 경우 달러로 받는 연간 진료비는 20만 달러 정도이며 출산하는 외국인은 80여 명. 박 회장은 최근 러시아 하바롭스크에 사는 30대 여성이 모스크바 대신 대구를 찾아 불임치료를 받은 경우를 소개했다. 치료 수준뿐 아니라 병원이 병원같이 느껴지지 않는 쾌적하고 편안한 환경을 만들면 대구의료관광은 희망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박 회장은 다음 달 2일 대구경북연구원에서 의료관광 활성화를 위한 포럼을 연다. 대구 경북 335개 병원으로 구성된 대구경북병원회 회장인 박 원장은 “병원 화장실에서 밥을 먹을 수 있을 정도로 쾌적하고 환자가 의료진을 100% 신뢰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다”며 “대구의 모든 병원이 이 같은 환경으로 바꾸면 지구촌 어디서든 대구에서 의료관광을 할 것이라는 자신감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