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세계로!]한국대학, 세계화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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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3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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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일류대학이 되겠습니다”

국제무대에서 살아남기 위한 경쟁과 혁신의 바람이 대학에 거세게 불고 있다. 세계를 향해 나가지 않으면 미래가 없다는 인식 때문. 동아일보 DB
《“새로운 역사적 전환기를 맞아 세계 속의 서울대학교로 거듭나야 하는 엄중한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오연천 서울대 총장) “모든 평가에서 명실상부 세계 일류로 인정받는 대학이 되겠습니다.” (김병철 고려대 총장) “연세는 한국을 넘어 아시아로, 세계로 나아갈 것입니다.” (김한중 연세대 총장)

세계적 대학과 견줄 수 있는 글로벌 경쟁력은 국내 대학이 추구하는 지향점이다. 주요 대학 총장의 취임 인사말만봐도 알 수 있다. 대학의 글로벌화는 시대적 요구이기도 하다. 21세기 지식기반 사회에서는 대학 경쟁력이 국가 경쟁력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변화와 혁신의 길 앞에 선 국내 대학이 세계무대를 향해 힘껏 날갯짓을 시작했다.》
○ 공격적인 국제화 사업 추진


서울대는 새롭게 추진할 ‘10대 국제화 사업’을 최근 확정했다. 전략적 교류 협정 체결, 외국인 유학생 유치 전략, 국제 하계강좌 운영, 외국인 교수 유치 프로젝트, 해외 인턴십 프로그램,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 해외 사무소 운영 등이다. 2007년부터 추진했던 서울대 국제화사업을 더욱 정교하게 다듬었다.

해외 대학과의 교류 협정은 양적 확대에서 벗어나 질적 발전을 위해 선택적으로 협약을 맺을 계획이다. 세계 200대 대학을 중심으로 교류 협정을 추진하면서 학생이 다양한 해외 대학에서 공부하도록 만들기 위해서다. 형편이 어려운 학생을 위해 교환학생 장학제도를 신설했다.

동남아시아와 중앙아시아 등 저개발 국가와의 전략적 양해각서(MOU)도 시도한다. 저개발 국가가 필요로 하는 분야에 전문 인력이나 지식을 제공해 지구적 빈곤 문제 해결에 앞장서겠다는 취지다. 또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설치한 서울대 미주센터 같은 해외 사무소를 추가로 열어 국제 교류 거점을 확대하기로 했다.

고려대는 최근 취임한 김병철 총장이 글로벌 계획을 전략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무엇보다 세계로 나가는 아웃바운드(Out-bound)와 한국을 찾는 인바운드(In-bound) 국제화의 불균형을 해소하려고 한다.

고려대 학생을 해외로 내보내는 일도 중요하지만 세계의 인재가 한국의 문화와 학문을 배우러 오게끔 다른 대학과 차별화한다는 목표. ‘고대 문화’를 해외 학생에게 심어 친한파, 친고대 인사로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해외의 스타 교수를 영입하고, 교내 행정 역시 글로벌 기준에 맞게 개선하기로 했다. 또 세계적 대학의 학부 프로그램을 연구해 전공 커리큘럼을 국제적 흐름에 맞추기로 했다.

연세대는 인천에 마련한 국제캠퍼스를 새 학기부터 열었다. 현재 1단계가 완공돼 과학기술약학관, 인문사회관이 들어섰다. 세브란스국제병원을 세우는 2단계 캠퍼스 조성사업도 시작했다. 국제 캠퍼스에서는 글로벌융합공학부처럼 학문의 경계를 깨뜨린 융합교육을 실시한다. 모든 강의가 영어로 진행되는 점이 특징.

○ 대학별 특성 살린 차별화 전략

대학별 특성을 살린 글로벌화도 눈길을 끈다. 서강대는 ‘서강 선도 연구 그룹’으로 새로운 도약을 추진한다. 미래 유망 기초 분야나 국가 핵심 정책 분야에서 특성화·융합화된 연구 그룹을 발굴해 5년 내, 5개 연구 그룹을 최고 수준의 선도 연구 집단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군산대는 글로벌 산학협력 모델을 제시한다. 산업단지에 캠퍼스를 세워 기업과의 연계를 활성화하는 내용. 지역경제에 기여해 세계적으로도 인정받는 대학이 되겠다고 밝혔다. 세종대는 경기 광주시와 협약을 맺고 녹색에너지·식물 육종 연구단지를 조성하기로 했다. 특성화를 통해 명문 대학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시도다.

순천향대는 의약바이오 산업에서 두드러진다. 제약회사와 민간 연구소, 지역 병원과 공동사업을 추진해 산업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전문 인력을 육성한다. 이런 노력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진행한다.

동국대는 이달 경기 고양시 일산에 ‘바이오 메디 융합 캠퍼스’를 개교했다. 기존 일산병원에 의과대학과 한의과대학·바이오시스템대학·약학대학을 결집시켜 연구중심 특성화 캠퍼스를 구축한다. 기존에 강점을 보였던 불교학, 인문학 외에 생명공학 분야를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신규 강점 분야로 키운다는 전략이다.

강혜승 기자 fin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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