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z Hub송도]바이오산업의 메카 ‘송도국제도시’가 건강한국의 미래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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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3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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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설비 갖춘 셀트리온 등 의약업체 바이오단지 입성
송도국제도시에 350∼500병상 규모 국제병원 설립 추진

《 삼성이 최근 인천의 경제자유구역인 송도국제도시 내 바이오연구단지를 차세대 바이오시밀러(복제약) 사업장으로 선정함에 따라 이 연구단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13일 인천시에 따르면 삼성은 바이오연구단지 내 약 27만4000m² (약 8만 평) 용지에 2조1000억 원을 들여 생산플랜트를 건설할 예정이다. 삼성이 바이오연구단지를 선택한 것은 △생산 제품이 대부분 해외 수출용이고 △냉장·냉동 항공 물류시설이 필요하며 △해외 제약업체의 입·출국과 외국인 임직원의 주거가 편리하다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 시 관계자는 “송도국제도시에 삼성 같은 대기업이 들어오면 외국인 투자도 촉진되고, 글로벌 기업도 끌어 모을 수 있다”며 “바이오연구단지의 시너지 효과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
○ 송도에 부는 바이오 열풍

바이오시밀러는 바이오의약품 분야의 복제약을 일컫는다. 보통 특허가 만료된 다국적 제약사 의약품을 같은 효과를 내도록 복제해 오리지널 제품보다 싸게 파는 산업을 지칭한다. ‘시밀러(similar)’는 ‘유사하다’는 뜻. 통상 병원에서 주로 쓰는 주사병(액체) 형태의 단백질 의약품을 복제하는 산업으로, 일반 화학약품 복제(케미컬제네릭)보다 훨씬 어렵고 복잡한 생명공학 기술과 생산설비가 필요하다.

최초의 바이오신약은 1982년 미국 제넨텍이 유전자 재조합 기술로 만든 인슐린으로 그 뒤 호르몬제 인터페론 예방백신 등 여러 바이오의약품이 등장했다. 바이오의약품 시장은 현재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2006년 전 세계 의약품시장 규모 6430억 달러(약 723조 원) 중 바이오의약품은 762억 달러로 11.9%를 차지했다지만 지난해에는 9000억 달러 가운데 16.0%(1442억 달러)로 높아졌다. 2020년에는 21.8%로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바이오의약품의 성장속도는 국내에서도 무척 빠르다. 2009년 기준 기존 제약업의 생산규모 증가율은 6.4%에 그쳤지만 바이오의약품은 37% 성장해 5배 이상의 성장속도를 보였다. 삼성은 바이오의약품 시장에 진출하면서 바이오신약보다는 바이오시밀러 개발을 먼저 추진하기로 했다. 바이오신약에 비해 바이오시밀러가 비용은 적게 들고 성공확률은 높기 때문이다. 바이오시밀러의 평균 개발비용은 신약의 10분의 1 수준이고, 개발에 걸리는 기간도 절반 정도이지만 성공확률은 10배 정도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의약품시장에서 대히트를 친 바이오신약들의 특허기간이 2012년 이후 끝나는 것도 바이오시밀러 사업의 전망을 밝게 하는 요인이다. 2008년 64억 달러의 매출을 낸 암젠사의 류머티즘 관절염 치료제 ‘엔브렐’의 특허기간이 2012년 만료되는 것을 시작으로 2013년 ‘레미케이드’(2008년 매출 53억 달러), ‘에포젠’(2008년 매출 51억 달러) 등 굵직한 신약의 독점 판매기간이 종료된다.

○ 어떤 기업과 연구소가 있나

2005년 설립된 바이오시밀러 생산기업인 셀트리온이 가장 먼저 바이오연구단지에 둥지를 틀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바이오시밀러 약품을 생산할 수 있는 대규모 설비(세계 3위 규모)를 갖춘 기업이다. 셀트리온은 유방암 치료제 ‘허셉틴’과 류머티즘 관절염 치료제 ‘레미케이드’ 등의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하고 있다. 알려진 대로 바이오시밀러의 성공 관건은 오리지널 제품과 같은 효과(단백질 구조)를 가진 치료용 세포주를 개발하고 이를 대량으로 배양, 정제해 싼값에 공급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셀트리온 직원의 40%는 석·박사급 인력으로 구성돼 있으며 먼지 하나 들어가지 않게 철저히 관리되는 대형 탱크 속에는 5만 L 분량의 단백질이 배양되고 있다. 셀트리온은 현재 ‘허셉틴’과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유럽 등지에서 임상시험하고 있으며 제품이 출시되면 10조 원이 넘는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회사 김형기 수석부사장은 “단백질 의약품은 생산공장 1개를 짓는 데만 5년이 걸릴 정도로 진입장벽이 높은 산업”이라며 “하지만 많은 기업이 바이오시밀러에 도전하는 이유는 1개 제품만 제대로 복제하면 매출이 수조 원에 이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바이오연구단지에 입주한 백신전문기업인 베르나바이오텍 코리아도 눈에 띈다. 네덜란드에 본사를 둔 세계적인 생명공학기업인 크루셀 그룹의 한국 자회사로, B형 간염 백신과 퀸박셈(파상풍, 디프테리아, 백일해 백신) 등의 세계적인 백신 제품들을 만들고 있다.

특히 퀸박셈은 유엔아동기금(유니세프)과 2억3000만 달러어치를 장기 공급하기로 계약을 체결했다. 또 혈액분석기업체 아이센스와 의약품 분리기기를 생산하는 케이디코퍼레이션도 올해 입주할 예정이다.

바이오연구소는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CJ통합연구소와 한일과학산업연구소, 이원생명과학연구소가 문을 연다. 제이씨비공동생물과학연구소는 이길여암당뇨연구원에 입주해 있다.

미국의 대표적 글로벌 기업인 존슨앤드존슨 연구소도 송도국제도시에 유치될 것으로 보인다. 인천시는 ‘의료기기 이노베이션센터’를 건립하는 방안을 존슨앤드존슨과 협의하고 있다. 이 센터는 존슨앤드존슨이 개발한 첨단 의료기기를 국내외 의료전문가에게 임상 교육하는 아시아 총괄 트레이닝센터로 운영된다.

또 각종 의료기기의 연구개발과 의료전문가를 위한 네트워크 공간으로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앞서 시는 1월 투자 유치 협의를 위해 미국 뉴저지 주에 있는 존슨앤드존슨 본사를 방문했고, 존슨앤드존슨은 지난달 수석부사장 등을 인천에 보내 추가 협의를 진행했다.

이 밖에 바이오연구단지와 가까운 송도테크노파크에는 소아마비 백신을 개발한 조너스 소크 박사(1914∼1995)가 설립한 미국의 ‘소크생물학연구소’ 산하 JCB연구소가 2년 전 입주했다. 정부와 인천시가 매년 20억 원을 지원해주고 있는 이 연구소는 신약 개발을 위한 인간 세포막 단백질, 유전자 변형 생물체 창조 기술 등을 연구하고 있다.

한편 송도국제도시에는 국제병원이 들어선다. 인천시는 송도국제도시 내 1공구 8만2000m² 용지에 350∼500병상 규모의 국제병원 설립을 추진하고 있으며 31일까지 사업자를 선정할 방침이다. 2009년 존슨홉킨스병원과 서울대병원이 국제병원 운영기관으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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