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스터디]‘물수능’ 현실로 되면 만점자 지난번의 5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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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3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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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학년도 수능 쉬워지면


《이른바 ‘물수능’ 논란이 2012학년도 대학 입시의 화두로 떠올랐다. 교육방송(EBS) 연계 강화를 통해 대학수학능력시험 영역별 만점자 비율을 1%까지 확대하겠다는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발표에 따른 것. 논란이 일자 며칠 후 평가원은 해명자료를 통해 영역별 만점자를 반드시 1%로 맞춰 내겠다는 의도는 아니라고 정정했다. 반면 같은 날 교과부와 EBS는 영역별 만점자를 1% 수준으로 맞추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정부기관조차도 2012학년도 수능 난도에 대한 합치된 결론을 찾지 못한 것이다. 물수능의 구체적인 윤곽은 향후 치러질 6월, 9월 모의평가를 통해 드러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당장 고3이 된 수험생과 학부모는 혼란스럽다. 물수능이란 곧 무엇을 의미할까. 만약 물수능이 현실화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 영역별 만점자 비율이 1%일 경우 1등급 커트라인은?


동아일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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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점자 비율이 1%라는 것은 2011학년도와 비교했을 때 만점자 수가 최대 5배가량 증가하는 것을 의미한다. 영역별로 쉬웠던 해의 수능 결과를 분석해 보면 만점자 비율이 1%일 때의 1등급 커트라인을 예상할 수 있다. 다음의 표를 보자. 분석에 따르면 물수능이 현실화될 경우 2012학년도 수능 1등급 커트라인은 언어 98점, 수리 ‘가’형 96점, 수리 ‘나’형 92점, 외국어 95점까지 오를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원점수 커트라인이 상승하면 2문제만 틀려도 2등급을 받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이에 따라 수능 변별력에 대한 논란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 수능이 지나치게 쉽게 출제되면 변별력이 떨어져 학생의 실력을 검증하기보다 ‘실수’를 얼마나 덜 했느냐를 테스트하는 시험이 돼 버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마치 탐구영역처럼 1, 2문제만 틀려도 등급이 바뀌게 되는 현상이 언어, 수리, 외국어 영역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는 얘기다. 결과적으로는 좁은 원점수대에 학생들이 많이 몰려 백분위의 밀도가 높아지는 상황이 벌어져 1, 2문제가 대입 당락을 결정할 공산이 크다.

동아일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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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대입 전반에 적잖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수시전형에서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상위권 대학 수시전형에서 가장 많은 인원을 선발하는 ‘일반우수자전형’ 또는 ‘일반전형’에서 수능 성적 위주로 학생을 뽑는 우선선발의 범위가 확대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 좀 더 구체적으로 알아보자. 문제가 쉬워져 수능 동점자가 크게 늘어나면 1등급 범위가 지금처럼 4%로 제한되지 않고 5%대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결국 1등급인 학생 수가 늘어나 수시전형의 우선선발 경쟁이 더 치열해질 수밖에 없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자연히 논술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정시전형에 지원할 때도 수험생들의 혼란이 커질 수 있다. 1, 2문제 차로 점수 편차가 발생함에 따라 영역별 표준점수의 영향력도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 대학에선 자체적으로 수능 성적 반영기준을 정해놓고 영역별로 반영비중을 달리한다. 이때 수능이 쉬워 특정 점수대에 학생들이 몰려 학생 간 표준점수 차의 범위가 크지 않을 경우를 생각해보자. 영역별 가산점 여부 등 대학별 반영기준에 따라 A 학생이 B 학생보다 원점수가 낮더라도 대학별 환산점수는 더 높게 반영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는 뜻이다.

같은 맥락에서 2012학년도 정시전형의 가장 큰 변수는 수리영역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인문계열 학생들이 주로 보는 수리 ‘나’형이 쉽게 출제되는 동시에 이른바 ‘수학 포기자’로 인해 고득점자와 수학 포기자 간 점수 편차가 매우 커지면, 자신의 원점수에 따라 표준점수가 급상승하거나 급격히 낮아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언어, 수리, 외국어 영역의 변별력이 떨어지면 상위권 대학은 의외로 탐구 영역의 영향력이 높아질 수 있다. 대부분 상위권 대학은 탐구 영역에서 백분위를 활용해 학생 점수를 대학의 자체 표준점수로 환산한다. 따라서 언어, 수리, 외국어 영역의 변별력이 낮고 탐구 영역이 다소 어렵게 출제된다면 탐구영역의 백분위 성적이 상위권 대학 당락의 열쇠가 될 가능성이 크다.

결국 수능이 쉽게 출제되면 그만큼 모든 영역을 더욱 치밀하게 대비해야 한다는 의미임을 잊어선 안 된다.

○ 선발방식 이원화될 가능성 높아져

교과부의 발표 후 주요 대학 입학처는 신입생 선발 시 수능 외에 다른 평가요소를 활용할 수밖에 없다는 의견을 내비치고 있다. 현행 입시제도는 수능에 대한 의존도가 아주 높다. 주요 대학 수시에선 수능 중심의 선발 모형인 우선선발이 이뤄지고, 정시에서도 선발인원의 70%를 수능 점수만으로 선발할 정도. 하지만 수능이 변별력을 상실하면 대학 시각에선 다른 평가요소를 추가하게 될 수 있다.

이는 결과적으로 선발방식의 이원화를 가져올 것으로 추정된다. 주요 대학은 ‘수능+대학별고사’를 고수하고 중하위권 대학은 ‘수능’ 또는 ‘수능+학생부’의 선발방식을 지향할 것이란 얘기다.

이런 현상이 당장 나타날 가능성은 높지 않다. 하지만 2013학년도 수능 때도 같은 기조가 유지된다면, 이는 대학의 자체시험(본고사)을 부활시키는 촉매제가 될 수도 있다. 수시에선 ‘대학별 고사(논술·면접·적성고사)’의 한 축과 ‘지필형 대학별 고사(객관식 문제형)’로 이원화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으며, 정시에서도 ‘수능+지필형 고사’의 선발방식을 도입하는 대학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 물수능과 재수생 증가의 상관성은?

수능이 쉬웠던 해의 입시에선 항상 재수생의 증가가 화두에 오른다. 2011학년도 대입이 어려웠던 이유 중 하나로 재수생이 2만4000명 이상 증가한 점을 꼽을 수 있다.

이종서 이투스청솔 교육평가연구소 소장
이종서 이투스청솔 교육평가연구소 소장
2012학년도 수능이 물수능이 되면 재수생이 올해보다 더 많이 양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는 수리 ‘나’형 출제범위에 미적분 단원이 포함됨에 따라 인문계열을 중심으로 재수를 기피하는 흐름이 확연히 나타난다. 하지만 내년은 상황이 다르다. 재수를 하려고 해도 이미 미적분이 포함된 수능을 한 번 치른 상태이기 때문에 더는 미적분에 대한 두려움을 가질 이유가 없다. 또 2014학년도부터는 수능이 개편됨에 따라 2013학년도엔 학생들이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며 재수에 총력을 기울일 수 있다.

물수능으로 인해 높은 원점수에도 불구하고 만족할 만한 대학에 합격하지 못한 학생들에겐 반수가 보편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자세한 설명은 ezstud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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