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에듀칼럼]내 아이 자기주도학습 안되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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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2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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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자기주도 학습, 학부모부터 공부하라

《자기주도 학습은 입시, 교육 전반을 아우르는 핵심 키워드다. 하지만 자기주도 학습의 진짜 ‘정체’를 아는 학생과 학부모는 많지 않다. 공부법 전문가인 ㈜시공연 송재열 소장은 앞으로 3회에 걸쳐 ‘자기주도 학습, 학부모부터 공부하라’는 주제로 에듀칼럼을 연재한다.》
송재열 ㈜시공연 소장
송재열 ㈜시공연 소장
새 학기를 앞두고 자기주도 학습에 대한 학생과 학부모의 관심이 높다. 자기주도 학습은 학생이 주인이 되어 공부하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학원과 과외에 단련된 학생이 자기주도 학습을 실천하기란 쉽지 않다. 성공적으로 자기주도 학습을 하는 방법은 없을까, 자기주도 학습은 학생의 성적향상에 영향을 미칠까. 자기주도 학습을 둘러싼 궁금증을 해결해보자.

자기주도 학습은 3단계를 거쳐 완성된다. 1단계는 자기주도 학습이 전혀 안되는 단계다. 학생은 공부를 거부하고 책상을 멀리한다. 수학은 생각하기도 싫다. 모든 생각은 컴퓨터와 휴대전화에 집중된다. 많은 학생이 이 단계에 해당될 것이다. 이런 학생에게 자기주도 학습을 강조하면 상황은 악화된다. 이들은 무엇을 어떻게 공부해야하는지 알지 못한다. 다음은 부분적 자기주도 학습이 되는 단계다. 중요한 시기다. ‘수학선생님이 좋아서’ ‘국어선생님이 나를 예뻐해서’ 학생은 공부를 시작한다. 계기는 누구도 예측하지 못한다. 하지만 누구에게나 이런 계기는 올 수 있다. A 양이 좋아하는 선생님덕분에 수학 점수가 5점 올랐다고 가정하자. 학생은 과목에 자신감을 가지고 본격적으로 공부를 시작할 것이다. 자신에 대한 믿음과 주변의 신뢰를 쌓아가며 이전과는 다른 학생이 된다. 서서히 자기주도 학습 단계에 입문하는 것이다. 마지막 단계는 우연히 얻게 된 공부의 즐거움이 다른 과목까지 전파돼 공부에 대한 모든 것을 스스로 관리할 수 있는 단계다. 자기주도 학습이란 한 번에 되는 것이 아니라 이런 과정을 거쳐 완성된다.

부모의 문제는 자녀를 냉철하게 평가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자녀는 자기주도 학습 1단계를 못 벗어나는데 부모는 전교 1등 친구의 자기주도 학습법을 자녀에게 강요한다. 아이들은 ‘나도 스스로 공부해볼까?’라고 생각하다가 이내 포기한다. 2단계 부분적 자기주도 학습을 하는 자녀를 발견하면 부모는 신이 나서 다른 과목도 더해보라며 학원 등록을 서두른다. 아이는 학원에서 내주는 숙제에 치여서 잘 하던 과목도 싫어하게 된다.

자기주도 학습을 둘러싼 이 같은 문제점은 조급함에서 비롯된다. 부모는 자녀의 성적이 빨리 자녀가 빨리 성적이 오르길 바란다. 생각해보자. 대학수학능력시험 한달 앞두고 공부를 시작한 학생이 “나는 정말로 열심히 해서 서울대에 가겠다”고 한다면 누가 믿겠는가. 남들이 그러면 웃을 소리지만 우리 아이에게는 그런 조급한 기대를 하는 건 아닐지 생각해봐야한다.

그렇다면 내 자녀의 진짜 가능성은 어디까지일까. 초4∼중2는 기초단계이자 무엇이든 할 수 있는 단계다. 전교 꼴찌라도 제대로만 준비하면 하버드대에도 갈 수 있다. 다음은 중3∼고1이다. 늘어나는 공부 양과 범위, 자신의 현재 실력을 잘 판단해 맞춤형 전략을 세우면 국내 상위권 대학은 진학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고2∼재수생. 가끔 재수해서 꼴찌가 서울대에 합격했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이것은 전설이고 소문이다. 착각을 버리자. 우선 이 범위에 해당하는 학생은 그것이 불가능하다.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괜한 기대를 말자. 이때는 입시를 면밀히 분석하고 자녀의 적성과 진로를 고려해 ‘갈 수 있는 대학’을 결정해야한다. 우리가 바꿀 수 없는 절대시간이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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