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감 탈북자 중 ‘마약사범’ 가장 많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2월 8일 07시 22분


코멘트
국내 교도소에 수감된 탈북자 가운데 '마약사범'이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8일 공개된 형사정책연구원 장준오 박사의 논문 '북한이탈주민 관련 범죄 실태 및 대책'에 따르면 현재 교도소에 수감된 탈북자 48명 가운데 마약사범이 17명(약 35%)으로 가장 많았다.

이들은 대부분 중국의 마약조직과 연계돼 있거나 직접 북한에서 히로뽕을 갖고 나와 국내에 유통시킨 것으로 조사됐다. 탈북한 뒤 북한과 연결이 되는 개인 인맥을 통해 히로뽕을 입수한 뒤 이를 중국이나 한국으로 밀반입하는 사례도 점점 늘고 있다. 장 박사가 조사한 결과 탈북자 마약사범 17명 가운데 16명이 탈북자 인맥을 활용해 마약을 거래했다고 진술했다. 장 박사는 "탈북자 숫자가 매년 1000명을 넘기 시작한 2000년부터 탈북자 마약범죄가 조직화되기 시작했다"며 "비교적 큰 돈을 벌 수 있다는 유혹 때문에 탈북자들이 쉽게 마약범죄에 빠져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탈북자 마약사범은 모두 직업이 일정치 않아 평균 월수입이 70여만 원밖에 되지 않았다. 탈북한 뒤 북한과 중국 사이에서 마약거래를 하다 입국했기 때문에 평균 입국기간도 42.3개월로 살인범(17.7개월)이나 폭력범(16.6개월)보다 길었다. 장 박사는 "탈북자의 해외여행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 방안을 마련해야 해야 북한산 마약유입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탈북자들이 마약거래에 쉽게 빠져드는 것은 북한이 매년 2t 가량(시가로 4000만 달러)의 히로뽕을 생산하는 '마약공장'이라는 점과 무관치 않다. 북한산 히로뽕은 중국 동북 지역에서 재배된 양귀비에서 추출한 자연산 염산에페드린을 원료로 사용하기 때문에 일부는 순도 98% 이상에 이르는 등 품질이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최고급 히로뽕은 1g당 40~45달러에 거래되며 마약 소비국인 홍콩 마카오 한국 등지로 유입되면 가격이 200달러까지 치솟는다. 중국에서 원료를 조달해 히로뽕을 생산한 뒤 동북아 지역에 되파는 생산유통구조가 형성돼 있는 셈이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