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군산 50km 코앞까지 접근 ‘77년 청정’ 호남 사수 작전

  • Array
  • 입력 2011년 1월 6일 03시 00분


코멘트
구제역이 발생하지 않은 전남북 지역 자치단체들이 구제역 유입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5일 전남 담양군 창평면 호남고속도로 창평요금소에 설치된 방역초소에서 방역요원들이 통행 차량을 소독하고 있다. 담양=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구제역이 발생하지 않은 전남북 지역 자치단체들이 구제역 유입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5일 전남 담양군 창평면 호남고속도로 창평요금소에 설치된 방역초소에서 방역요원들이 통행 차량을 소독하고 있다. 담양=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5일 오후 3시 전북 군산시 성산면 금강하굿둑 방역초소. 겨울바람이 매섭게 몰아치는 가운데 간간이 눈까지 내려 체감온도는 영하 10도 이하로 떨어졌다. 이곳에서 3일 구제역이 발생한 충남 보령시까지는 직선거리로 50km. 하굿둑 다리를 건너면 바로 충남 땅이다. 이춘택 군산시농업기술센터 축산담당은 “이곳은 강원, 경기를 거쳐 충남까지 확산된 구제역을 막는 최종 방어선”이라며 “여기가 뚫리면 호남 전체의 축산 기반이 붕괴되기 때문에 필사적으로 막고 있다”고 말했다.

구제역이 남하하면서 호남이 초긴장 상태다. 호남은 구제역 예찰을 시작한 1934년 이후 구제역이 한 번도 발생한 적이 없는 ‘청정지역’이다. 각 자치단체들은 앞으로 1, 2주가 구제역 확산의 고비가 될 것으로 보고 시·도·군 경계에서 차단 방역에 총력을 쏟고 있다.

구제역이 코앞까지 닥치자 전북도는 도(道) 간 경계지역에 방역초소를 집중 배치했다. 충남과 경계인 익산시, 완주군, 군산시, 진안군에 14개를 비롯해 충북과 경남북 인근인 무주군에 9개 등 총 110개 가운데 23개를 설치했다. 강승구 전북도 농수산식품국장은 “77년간 지켜온 청정 축산 이미지를 지키기 위해 6·25전쟁 당시 낙동강 방어선처럼 ‘전북 사수작전’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남은 전북이 뚫리면 구제역 유입은 시간문제이기 때문에 도 경계-군 경계-축산 농가로 이어지는 3단계 차단 방역작업을 벌이고 있다. 전남도는 지난해 12월 1일 가축시장 폐쇄를 시작으로 방역초소 76개를 설치하고 하루 500명의 인력을 동원해 24시간 소독을 하고 있다. 또 긴급방역비와 예비비 등 79억 원을 긴급 확보해 방역초소 운영에 필요한 소독약품, 유류비, 인건비 등을 지원하고 있다.

한편 구제역은 5일에도 강원 춘천의 한우농가와 양양 횡성, 충북 진천, 경기 용인의 돼지농가 등 전국 곳곳에서 무더기로 발생했다. 구제역 의심 신고는 경기 안성, 충북 음성 진천, 충남 보령 당진 등 5곳에서 추가로 들어왔다.

최근 구제역이 사육 마릿수가 많은 돼지농장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해 도살처분 규모도 매일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3일 66만여 마리였던 도살처분 규모는 4일 77만여 마리, 5일 82만여 마리로 늘어났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돼지백신 접종 대상을 모돈(어미돼지) 외에 종돈(씨돼지)까지 포함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백신 수급 상황 등을 고려해 대상과 규모를 6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방역당국은 충남 당진의 의심 신고 농가의 새끼돼지 1000여 마리가 지난해 12월 하순경 전북지역 3곳의 농장에 분양된 사실을 파악하고 조사를 벌이고 있다. 전북은 아직까지 구제역이 발생하지 않은 지역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전국으로 번져가는 구제역에 대한 종합적인 방역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6일 청와대에서 긴급 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한다. 회의에는 유정복 농식품부 장관 이외에 맹형규 행정안전부, 윤증현 기획재정부, 김관진 국방부, 이만의 환경부, 이재오 특임 장관 등이 참석한다.

무안=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군산=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