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의사’ 박경철, 한국 트위터 영향력 1위 기록

  • Array
  • 입력 2010년 12월 29일 07시 37분


코멘트
"트위터가 누구나 자기 의견을 피력할 수 있는 '백화제방(百花齊放)'의 시대를 열었습니다."

'시골의사'라는 필명의 경제평론가로 유명한 안동 신세계연합병원 박경철(47) 원장은 29일 "이제까지는 언론과 전문가 등 발언하는 사람이 정해져 있었지만 트위터의 등장으로 일반인도 발언권을 갖게 됐다"며 "발언권의 민주주의 시대가 열렸다"고 말했다.

박경철 원장은 현재 한국 트위터 사용자 디렉터리 사이트 '코리안트위터(koreantweeters.com) '영향력 순위'에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그의 트위터 계정(@chondoc)을 구독하는 팔로워는 13만명이 넘는다.

'영향력 순위'는 단순히 팔로워가 많다고 높아지는 게 아니라 댓글(Re)과 리트윗(ReTweet), 리스트 수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된다. 그만큼 그의 글이 비중 있게 많이 퍼지고 있다는 의미다.

그가 트윗한 3700여건의 글은 팔로워들이 수시로 리트윗(RT)해 퍼 날라지고 있어 지금도 트위터 공간 어딘가에서 많은 사람에게 읽히고 있다.

박 원장도 다른 사람들처럼 스마트폰을 사용하면서 트위터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박 원장은 트위터에서 사람들은 선량한 관리자의 모습을 한다며 이를 '다마고치'에 비유했다.

"다마고치는 자신이 키우고 싶어하는 정체성을 드러내기 때문에 자신을 좋은 이미지로 유지하기 위해 트위터에서 사람들은 선량한 의도를 보이고 신중하게 의견을 개진하기 마련입니다." 이는 인터넷에서 자신의 감정과 정체성을 그대로 표출하는 '아바타'의 특성과 구분되는 것이다.

그는 "인터넷에서는 '멀쩡한 직장인'이 퇴근 후 집에서 기사에 악성 댓글을 달고 타블로를 인신공격하는 식의 일이 벌어지지만, 트위터에서 이런 일은 일어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트위터 상에서의 인신공격이나 이상한 발언은 즉각 팔로워들을 떨어져 나가게 하는 효과를 가져 오기 때문에 사람들은 글을 남길 때 다른 이들의 공감을 얻을 만한 선량한 가치를 추구한다는 것이다.

그는 "그런 의미에서 트위터가 사람들이 스스로 자기 자신의 정체성을 점검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를 제공했다"고 평가했다.

방송 진행자로 시사, 경제 문제를 많이 다루는 박 원장은 "개인적으로 트위터를 통해 내 생각을 정리하는 데 큰 도움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칼럼을 쓰는 건 일방적으로 내 의견을 던지는 것이지만, 트위터에서는 내 생각이 나만 합리적이라고 믿는 것인지 많은 사람이 공감하는지 그 괴리를 쉽게 측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팔로워들은 기본적으로 내게 선의를 가진 분들이기 때문에 내 글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은 침묵하기 마련"이라며 "가끔 보이는 소수의 다른 의견에 관심을 기울이고 스스로를 돌아보고 점검해야 건강한 트위터리안이 될 수 있다"고 충고했다.

트위터가 유언비어의 확산 도구로 사용될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 그는 "유언비어 수준의 글들은 트위터에선 이미 놀이나 유희로 즐기는 수준에 이르렀다"며"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일축했다.

오히려 트위터를 통해 사회에 대한 냉소나 불만 등이 표출되는 것이 '음지'에서 은밀히 사회적 불만을 키우는 것보다 건강하다고 봤다.

그는 "트위터 공간을 정책결정자들이 민의를 살피는 도구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누구나 자기가 정보접근성이 뛰어난 분야가 있는데 트위터를 통해 다른 사람을 이 분야로 쉽게 인도해주는 안내자의 역할도 할 수 있게 됐다"면서 "트위터가 정보와 지식 교류의 장으로도 순기능하고 있다"고 평했다.

박 원장이 트위터를 사용하는 시간은 놀랍게도 하루 30~40분에 불과하다. 인터넷 사용도 2시간 이내로 스스로 제한하고 있다.

그는 다른 사람에게도 인터넷이나 트위터를 사용하는 데 있어 시간을 정해놓거나 총량제 등의 원칙을 세우길 권하고 싶다고 했다.

시간의 효율성을 높이는 게 아니라 오히려 자기 시간을 뺏을 수 있어 정말 중요한 것을 놓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박 원장은 "트위터가 소통의 시대를 상징하는 키워드일 수 있다고 본다"며 "강고한 성벽 안에 감춰지고 보호받던 기득권들이 무너지고 수평적 문화를 형성하는 단초가 되리라 전망한다"고 말했다.

인터넷 뉴스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