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어떤 문제가 나오든 끝까지 물고 늘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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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2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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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교육 주관 수학경시대회 중등1년 대상 고동환 군

《㈜타임교육이 주관하는 ‘제14회 뉴스터디·하이스트 전국수학경시대회’가 최근 열렸다. 초중생 2000여 명 참가해 80분간 총 20문항을 푸는 방식으로 진행된 이번 대회에서 서울 관악중 고동환 군(13·사진)이 중등 1학년 부문 대상을 차지했다. 고 군은 지난 6월에 치러진 교내수학경시대회에서 1학년 학생 가운데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또 학교에 올라와 치른 세 번의 중간·기말고사 수학시험에서는 단 한 문제도 틀리지 않았다.단순히 답만 찾는 것이 아니라 풀이과정까지 상세히 적어야 하는 이번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고 군만의 비결은 무엇일까.》
고 군은 승부욕이 강하다. 수학에 관해서는 특히나 더 그렇다. 풀기 어려운 문제가 나오면 꼭 이해하고 넘어가야 했다. 단순히 풀이과정을 외우기만 하면 비슷한 유형의 문제가 나올 때 또 다시 틀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중학교 1학년 수학시간에 ‘쾨니히스베르크 다리건너기 문제(두 섬을 연결하는 일곱 개의 다리를 한 번만 건너면서 처음 위치로 돌아오는 방법이 있는지를 묻는 문제)’가 나온 적이 있어요. 쉽게 풀리지 않았죠. 선생님은 수학자 오일러에 의해 불가능하다는 사실이 이미 밝혀졌다고 말하셨어요. 저는 ‘왜 불가능할까’란 의문이 들었죠.”

고 군은 15여 분을 고민하다 ‘다리마다 나오는 경우의 수는 여덟 가지인데 다리는 일곱 개라 결국 한번에 건널 수 없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그는 “어떤 문제가 나오든지 끝까지 풀어보려는 자세가 중요하다”면서 “어려운 수학문제를 풀고 나면 노력의 결과가 나왔다는 생각에 희열을 느낀다”고 말했다.

고 군은 오답노트도 적극 활용했다. 중1때 만든 수학 오답노트만 해도 다섯 권. 답이 틀린 문제가 있다면 답지에서 풀이과정을 한번 확인한 뒤 오답노트에 이 풀이과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시 썼다. 풀이과정 중 틀린 부분만을 추려서 정리하지 않고 전체 풀이과정을 전부 다시 적는 이유는? ‘전체 풀이과정을 하나로 기억해야 완전히 아는 것’이라는 고 군의 신념 때문이다.

“오답노트에 적을 때에는 미리 머릿속에 정리가 돼 있어야 해요. 답지를 확인한 뒤 풀이과정을 베껴 쓰면 의미가 없어요. 제대로 된 풀이과정을 확인하고 이를 머릿속에 완벽하게 떠올린 뒤 오답노트에 적어 넣어야 또 다시 틀리지 않아요.”

고 군은 초등학교 때부터 연산 문제에 자신이 넘쳤다. 때론 머릿속으로 암산한 뒤 도출해낸 답만 답안지에 적기도 했다. 이런 풀이습관은 중학교에 와 한계에 부딪혔다. 수학경시대회에 출제되는 문제 대부분이 서술형이었던 것. 풀이과정을 꼼꼼히 정리하며 글로 옮기는 데 애를 먹었다. 고 군은 발표와 토론을 시작했다.

“어려운 문제를 풀어본 뒤 친구들 앞에서 풀이과정을 설명했어요. 처음에는 친구들 앞에서 말하기가 쉽지 않았죠. 하지만 여러 번 반복하다보니 머릿속 생각을 차근차근 정리해 말하는 데 익숙해졌어요.”

발표가 끝나면 친구들과 토론을 했다. 고 군의 풀이과정을 살펴본 일부 친구는 고 군이 미처 생각하지 못한 풀이법을 알려주거나 계산단계에서 틀린 부분을 지적했다. 이런 과정에서 문제 자체를 꼼꼼히 읽고 차분하게 풀이과정을 정리하는 습관이 생겼다. 이런 훈련은 풀이과정을 쓰는 수학경시대회에서 큰 성과로 연결되었다는 게 고 군의 설명이다.

“수학경시대회는 평소 구체적인 시간계획을 세워 준비하지 않으면 좋은 성적을 얻기 어려워요. 저는 평소 수학적 개념을 익히는데 걸리는 시간보다 실제로 문제 푸는 시간을 2∼3배 길게 배분했어요. 실전에서는 문제를 꼼꼼히 읽는 것이 중요하지요. 수학문제를 풀 때 문제를 제대로 읽지 않아 실수를 하는 경우가 종종 있거든요. 실수를 줄이기만 해도 점수를 올릴 수 있어요.”

김종현 기자 nanzz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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