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2030 근로인구가 지역을 떠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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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2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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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 20~39세 비중, 28.9%~ 19년새 6%P 뚝

대구 경북 청년층 인구가 해마다 크게 감소하고 있다. 만족시킬 일자리 부족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사진은 대구 달서구 성서산업단지. 이곳의 2500여 개 입주 업체 중 종사자 1000명 이상 기업은 단 한 곳에 불과하다. 사진 제공 달서구
대구 경북 청년층 인구가 해마다 크게 감소하고 있다. 만족시킬 일자리 부족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사진은 대구 달서구 성서산업단지. 이곳의 2500여 개 입주 업체 중 종사자 1000명 이상 기업은 단 한 곳에 불과하다. 사진 제공 달서구
“대구에는 일할 만한 곳이 없잖아요.” 대기업 취업을 준비하는 박진수(가명·26) 씨의 말이다. 또래와 동아리를 만들어 시험 정보를 공유하고 있는 그는 주변 대부분의 대학생이 공기업 공무원 아니면 다른 지역 취업을 바란다고 전했다. 박 씨는 “대구에서는 취업에 대한 희망과 미래가 없다는 현실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대구 경북지역에서 청년층의 인구 감소세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30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역의 전체 인구 중 20∼39세 청년층 인구 비중은 1990년 34.9%였지만 2009년 28.9%로 줄었다. 반면 40, 50대 장년층은 1990년 20.3%에서 지난해 30.6%로 늘었다. 60세 이상 노년층 역시 같은 기간 9.5%에서 17.6%로 증가했다. 이 같은 연령별 인구 구성 변화는 전국적인 추세지만 대구 경북은 다른 지역보다 정도가 심각하다. 2009년 현재 505만 명 중 지역의 40세 미만 인구 비중은 51.8%. 이는 수도권 57.5%, 대전 충남 54.6%, 전국 54.9%보다 낮은 수치다. 그러나 60세 이상 인구는 17.6%로 수도권 12.5%, 대전 충남 16.5%, 전국 15%에 비해 높은 상황이다. 청년층 인구 감소가 가속화되면서 지역경제의 활력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인력자원의 질적 수준이 주요 경제권 가운데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가 최근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2009년 생산가능인구(15세 이상) 중에서 대졸 이상의 비중은 25.4%로 수도권 34.3%, 대전 충남 27.9%, 부산 울산 경남 27.2%, 광주 전남 25.9% 등과 비교해 가장 낮다. 지역 제조업 및 지원 서비스업체 기준으로도 사정은 마찬가지. 전체 산업기술인력 가운데 석박사급이 차지하는 비중은 10.2%로 전국 15.7%, 지방 평균 13.6%를 밑도는 실정이다.

더구나 지역에서 배출되는 대졸자 등 고급 인력이 수도권 등으로 이동하는 추세가 가속화하고 있다. 교육인적자원부 취업통계분석집에 따르면 대구 경북 소재 대학(전문대 포함) 졸업자가 수도권 등 다른 지역에 근무하는 비중이 2004년 29.2%에서 지난해 33%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층이 지역을 떠나는 가장 큰 이유는 만족할 수준의 일자리가 없기 때문. 대구의 경우 종사자 2000명 규모의 기업체는 대구은행과 한국델파이 정도에 불과하다. 1000명 이상 기업도 4곳뿐이다. 청년층을 위한 다양한 정책이 없다는 점도 인구 감소세를 악화시키는 요인이다. 산업구조 고도화 지연, 주력 제조업 경쟁력 약화, 대기업 부재에 따른 고급 일자리 부족, 고용시스템 구축 미흡, 지역 서비스산업 생산성 취약 등은 청년층 취업을 어렵게 하는 문제로 꼽힌다.

곽종무 대구경북연구원 경제분석연구실 실장은 “지역의 청년층 실업률이 다른 연령층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실정”이라며 “청년 구직자의 희망과 지역 중소기업 현실이 다른 데서 오는 문제를 조금씩이라도 해결해야 취업률을 높이고 청년층 인구 감소세도 그나마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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