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테이션]서울엔 안전한 대피소 한곳도 없다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1월 29일 17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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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제균 앵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11월 29일 동아 뉴스 스테이션입니다.
이번 북한의 연평도 포격으로 이젠 일반 시민들도 공격대상이 됐는데요. 혹시나 내가 사는 지역에 포탄이 떨어지진 않을까 걱정하시는 분들 많을 겁니다.

(구가인 앵커) 절대 그런 일이 있어선 안 되겠지만 만일 비상상황이 터진다면 여러분은 어디로 대피하시겠습니까? 영상뉴스팀 신광영 기잡니다.

***
북한이 연평도에 포격을 가했을 때 주민들이 숨을 곳은 대피소뿐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곳에서 연평도 주민들은 추위와 배고픔에 떨어야 했습니다.

지난 2002년 연평해전 이후 주민들은 대피소 신축을 줄기차게 요구했지만 정부는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연평도 주민
"전기시설이 안 되가지고 컴컴하더라고요. 촛불로 불을 밝히고 있는데 춥잖아요. 밤이 되니까 얼굴이 시리고…"

그렇다면 다른 지역의 사정은 어떨까.

성남시청 지하 대피소는 폭발뿐 아니라 핵충격에도 버틸 수 있도록 출입문 두께가 20센티에 달합니다.

500여명을 수용하는 이 대피소에는 방송시설과 화장실은 물론 스프링클러 등 소화 장치도 있습니다.

(인터뷰) 성남시청 관계자
"이 곳 충무시설은 유사시에 군인, 경찰, 공무원은 물론 민간인까지 신속하게 대피할 수 있는 민방위 대피 1등급 시설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생화학전이나 핵 공격에 대비한 화생방 시설도 있습니다.

오염피해를 입었을 경우 3단계에 걸쳐 제독을 한 뒤 외부공기와 차단된 실내로 들어갑니다.

(스탠드업) 신광영 기자 / 동아일보 영상뉴스팀
"하지만 이처럼 생화학전 상황에서도 안전하게 대피할 수 있는 1등급 방호시설은 전국에 단 10곳뿐입니다."

전북도청과 경기도 양주시, 부산 강서구 등 지자체 청사 10곳에 설치돼 있고, 서울에는 건립중인 시청사에 생길 예정이지만 현재로선 한 곳도 없습니다.

1등급은 아니지만 정부가 지정한 대피시설은 전국에 무려 2만5000여 곳. 서울에만 3900여 곳이 있습니다.

국가재난정보센터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지역별로 어디에 대피시설이 있는지 찾아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건물 지하 주차장이나 지하철 승강장, 지하보도 등 피신 장소만 정했을 뿐 식수나 난방시설 등 대피상황에서 필요한 설비는 거의 없습니다.

(인터뷰) 국가재난정보센터 관계자
"그건 전시대비 절차에 반영을 해서 그때그때마다 대비를 해서 (전쟁) 시작하기 전까지 대피시설을 보완하는 게 있습니다. 평시에는 좀 힘들죠."

(인터뷰) 박형주 교수 / 경원대 소방시스템학과
"그건 사후약방문이죠. 대도시의 경우 지하시설이 많으니까 지하시설의 성능을 보강함으로써 대피소로 활용할 수 있도록 법이 제정되어야 한다…"

정부는 일단 비상 대피소를 점검하고 급수와 전기 등 기본 설비에 대한 문제점을 보완할 계획입니다.

전문가들은 집이나 직장주변의 대피소 위치를 미리 파악해두고 비상시 신속히 이동하는 게 현재로선 최선이라고 조언합니다.

동아일보 신광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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