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해상강국 백제’전국에 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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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0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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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행카드는-‘사마 이야기’ 수상공연 톱, 사비왕궁-황산벌도 인기
●보완할 점은-행사 취소-바가지요금 문제, 수상무대 활용안 만들어야


■ 세계대백제전 360만명 관람 성황 속 폐막


한 달간 충남 부여와 공주에서 펼쳐진 ‘2010 세계대백제전’이 17일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세계대백제전조직위와 충남도는 목표치를 훨씬 넘은 360여만 명의 관람객이 대백제전을 다녀간 것으로 공식 집계했다. 이번 대백제전은 백제의 찬란한 문화를 알리고 대백제전을 전국적인 축제로 부각시키는 데 기여했다. 백제문화의 발전 방향을 모색할 재단 설립과 지속적인 관람객 유치를 위한 인기 공연의 상설화 등이 과제로 남았다.

○ 하루 평균 12만여 명 관람


이번 대백제전 기간에 부여 백제문화단지와 공주 예술마당 등 두 개의 유료 행사장을 포함해 모두 9개 행사 존에서 92개 프로그램이 선보였다. 조직위는 최종 관람객 수가 360여만 명(목표치는 260만 명)이라고 밝혔다. 이는 하루 평균 12만3000명꼴로, ‘2009 안면도 국제 꽃박람회’(198만 명)를 훨씬 능가하는 기록이다. 조직위는 ‘관람객 인기 베스트 5’로 ‘수상공연’ ‘사비왕궁(백제문화단지)’ ‘거리 퍼레이드’ ‘황산벌 전투 재연’ ‘능사 탑(백제문화단지)’을 꼽았다. 이 가운데 공주의 ‘사마 이야기’(사진)와 부여의 ‘사비미르’ 등 수상공연은 최고 흥행카드였다. 탄탄한 스토리에 예술성과 창작성이 넘치는 스펙터클한 드라마가 관객을 사로잡았다. 대형 군무와 액션, 특수효과를 보탠 초대형 무대도 볼거리였다.

하지만 교통체증과 갑작스러운 행사 취소, 바가지요금 시비, 외국인에 대한 배려 부족 등 운영 미숙도 나타났다. 일부에서는 관광객 집계에 대한 의문도 제기됐다. 부여 공주 등 두 도시에서 열린 탓에 집중도가 떨어져 예전처럼 격년제가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폐막식은 17일 오후 5시 반 공주 예술마당 특설무대에서 대백제전 참가 출연진과 자원봉사자, 공주시민 등 1만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 백제 가치 확산은 장기 과제로

관람객이 많이 몰리면서 대백제전은 지역 축제에서 전국 축제로 발돋움하는 외형적인 성공을 거뒀다. 기대에는 못 미쳤지만 백제를 단순히 ‘불운의 패망국’으로 보는 인식을 바꿔 놓는 데에도 기여했다. 한국전통문화학교 이도학 교수는 “대백제전을 통해 작은 나라, 패망한 나라로만 기억되던 백제가 해상강국과 교류왕국으로서 동아시아의 주도권을 쥐고 역사를 이끌어 나갔다는 인식을 많이 심어줬다”고 말했다.

하지만 과제도 많다.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백제문화의 발전 방향 설정과 과제를 연구하고 관리하기 위해 ‘충남문화재단’ 설립을 약속했지만 막대한 예산이 필요해 실행에 옮겨질지는 의문이다.

최고 흥행물이었던 수상공연의 상설화 방안이 마련되지 못한 데다 수상무대를 채울 다른 문화 콘텐츠도 찾지 못해 대백제전이 일회성 행사로 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수상무대를 활용하지 못할 경우 막대한 예산을 들인 시설을 뗏목처럼 놀려야 할 처지다.

공주시로서는 부여의 백제문화단지 완공과 주변의 롯데리조트 건설로 백제 관광의 축이 부여로 쏠리는 현상도 고민해야 할 처지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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